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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청각·발달장애가 있는 피의자, 조사 지원은 어떻게 요청할까

장애가 있는 피의자는 수어·필담·쉬운 설명·보완대체의사소통 수단과 휴식 등을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뢰관계인 참여는 변호인의 조력과 다르므로 구분하고, 요청 내용과 조사 당시 지원이 조서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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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나 검찰에서 출석 연락을 받았는데 청각장애 또는 발달장애로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답하기 어렵다면, 먼저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어통역·필담 같은 의사소통 지원, 가족이나 지원자의 신뢰관계인 참여, 법률적인 도움을 받는 변호인의 조력은 목적과 역할이 서로 다릅니다.

장애 유형이 같아도 필요한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복잡한 혐의 내용과 법률 용어까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장애인등록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원 요청이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어떤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지원을 요청할 수 있나

의사소통 수단
수어통역, 문자·필담, 질문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방식, 그림이나 의사소통판 등 보완대체의사소통 수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다면 짧고 쉬운 문장, 한 번에 하나씩 묻는 방식, 질문을 다시 설명해 달라는 요청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조사 환경과 휴식
집중하거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답변 대기시간, 일정한 간격의 휴식, 복용 약이나 식사시간을 고려한 조사 진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뢰관계인 참여
피의자가 나이 또는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으로 사물을 이해하거나 의사를 결정·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가족이나 평소 의사소통을 돕는 사람의 참여를 신청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동행인이 제한 없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수사기관은 관계와 참여 필요성, 조사 방해 가능성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의 조력
변호인은 법률적인 조언과 조사 참여를 담당합니다. 신뢰관계인은 피의자의 의사소통과 심리적 안정을 돕는 사람으로, 피의자 대신 답하거나 진술 내용을 정해 주는 역할은 아닙니다.

출석 전에 구체적으로 남겨야 할 내용

지원 준비에는 통역인 섭외나 조사실 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출석일 전에 요청하는 편이 좋습니다. 법률상 모든 지원 요청에 하나의 공통 신청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알릴수록 당일 준비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출석요구 문자나 통지서에서 사건번호, 조사받는 지위, 출석 일시, 담당 수사관 연락처를 먼저 확인합니다.

  1.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장애가 있다”라고만 쓰기보다 “입 모양만으로는 긴 질문을 이해하기 어렵다”, “추상적인 표현은 쉬운 말로 다시 설명해야 한다”처럼 조사에 필요한 내용을 적습니다.

  2. 필요한 지원 방식을 적기

    수어통역, 문자 질문, 의사소통판, 쉬운 설명, 답변 대기시간, 휴식 간격을 구체적으로 요청합니다. 신뢰관계인이 필요하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 평소 어떤 도움을 주는지도 함께 알립니다.

  3. 수사기관의 답변 확인하기

    전화로만 이야기했다면 문자나 이메일로 요청 내용을 다시 보내 접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석일 변경을 요청했다면 담당자의 명확한 답변을 받기 전까지 일정이 자동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진단서, 장애인등록증, 평소 사용하는 의사소통 도구에 관한 자료가 지원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진단명과 치료 내용은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제출하지 않도록 살펴야 합니다. 제출했다면 문서의 종류와 제출 날짜를 따로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사 중에는 이해 여부와 조서가 중요하다

질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추측해 답하기보다 쉬운 말로 다시 설명해 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통역 내용이 평소 사용하는 표현과 다르거나, 신뢰관계인이 피의자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에도 바로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가 쌓여 답변이 어려워졌다면 휴식 또는 조사 중단·일정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나, 실제 일정 변경 여부는 담당자와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가 끝나면 피의자신문조서에 자신의 말이 정확하게 적혔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답한 부분, 통역이 달랐던 부분, 하지 않은 말이 추가된 부분이 있다면 서명이나 확인 절차 전에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글을 읽기 어렵다면 조서를 읽어 주거나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확인하게 해 달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 출석요구 문자·통지서의 사건번호와 출석 일시
  • 지원 요청을 보낸 문자·이메일 원문과 발송 날짜
  • 수사기관이 지원 가능 여부를 답한 내용
  • 참여를 신청한 신뢰관계인의 관계와 필요한 이유
  • 실제 사용된 통역·필담·보조수단과 휴식 시간
  • 피의자신문조서에 요청과 수정 사항이 반영됐는지 여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지원이 부족했다면

지원이 거절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조사나 진술이 언제나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지원을 언제 요청했는지, 수사기관이 어떤 이유를 설명했는지, 대체 수단을 제시했는지, 지원 부족 때문에 실제로 어느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 현장에서 다투기보다 이해하지 못한 상태와 필요한 조치를 분명히 말하고, 가능하면 그 내용이 조서나 별도의 제출 문서에 남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출석요구서, 메신저 원문, 제출 자료 사본, 조서 열람·확인 과정에서 적어 둔 메모는 이후 절차를 검토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기관의 내부 권리구제 절차나 장애 차별에 관한 구제 방법은 당시 지원 요청과 답변 기록을 바탕으로 별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의‘진술조력인’과 신뢰관계인은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특정 범죄의 피해자를 위한 진술조력인 제도가 모든 장애인 피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의자 조사에서는 통역과 의사소통 편의, 신뢰관계인 참여, 변호인의 조력을 각각 구분해 어떤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 정리

지원 요청은 장애 명칭보다 조사에서 실제로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석 전 요청 기록, 조사 중 제공된 지원, 조서의 수정·확인 내용을 서로 나누어 남겨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