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서는 한 사람 명의인데 보증금은 부부나 동거인이 함께 냈거나, 한 사람이 전액 송금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먼저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사람과 두 사람 사이에서 돈을 나눌 기준을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보증금을 둘러싼 문제이지만 적용되는 자료와 상대방이 서로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주택 임대차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별도의 전세권이 등기되어 있다면 계약서뿐 아니라 등기사항증명서에 적힌 전세권자와 전세금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에 대해서는 계약서상 임차인이 출발점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으로 정해진 사람입니다. 계약서에 한 사람만 임차인으로 적혀 있다면, 다른 사람이 계약금이나 잔금을 송금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곧바로 임대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두 사람이 모두 임차인으로 서명했다면 공동 임차인인지, 각자의 보증금 지분을 따로 정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계약서 본문뿐 아니라 특약, 갱신계약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와 임대인이 주고받은 메신저 원문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보증금은 보통 임대차가 적법하게 끝난 뒤 반환 문제가 생깁니다. 임대인의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주택 인도 의무는 서로 맞물릴 수 있으므로, 단순히 부부가 이혼했거나 동거 관계가 끝난 날이 곧 보증금 반환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종료일, 갱신 여부, 해지 통지가 도달한 날짜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송금자는 두 사람 사이의 정산에서 중요합니다
계약 명의와 별개로 누가 얼마를 부담했는지는 부부나 동거인 사이의 내부 정산에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통장에서 돈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그 전액이 송금자 개인의 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동생활비로 모은 돈인지, 한 사람이 빌려준 돈인지, 상대방에게 준 돈인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 부담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혼인 관계가 있다면 재산의 형성과 관리 경위가 재산분할 문제와 연결될 수도 있고, 동거 관계라면 공동생활의 내용과 구체적인 약정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 계약금·중도금·잔금이 출금된 계좌와 각 송금 날짜
- 두 사람이 보증금 부담 비율을 정한 문자, 메신저 원문 또는 합의서
- 부모 등 제3자가 보낸 돈의 증여·대여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
-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계약서와 실제 상환 내역
- 관계 종료 뒤 작성한 재산 정산 합의서와 지급 내역
명의 변경과 반환 계좌 지정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앞으로 보증금은 다른 사람이 받는다”고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가 당연히 임대인을 구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문서를 작성했고 임대인이 어디까지 동의했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 임차인 명의 변경
- 임대차상 지위 자체를 바꾸려는 경우입니다. 임대인이 참여하거나 동의한 변경계약서가 있는지, 주택의 점유와 전입신고 등 대항력 관련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
- 기존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입니다. 임대인에게 효력을 주장하려면 양도인의 통지나 임대인의 승낙이 문제 되며, 다른 채권자와의 우선관계에는 확정일자 있는 통지·승낙 여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 반환 계좌 지정
- 계약상 임차인은 그대로 두고 입금 계좌만 정한 것일 수 있습니다. 계좌 명의자가 곧 보증금 채권자가 된다는 뜻은 아니므로, 누가 어떤 권한으로 계좌를 지정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혼 합의서나 동거 관계 정산서에 보증금 귀속을 적었더라도 임대인이 그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은 기존 계약서상 임차인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 작성일, 임대인에게 전달된 날짜와 전달 방식, 임대인의 답변을 구분해 보관해야 합니다.
은행·보증기관·압류가 있으면 반환 상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았다고 해서 보증금이 언제나 은행 계좌로 직접 반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 상품에 따라 보증금 반환채권에 질권이 설정되거나 채권양도가 이루어질 수 있고, 보증기관이 대신 변제한 뒤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은행에서 받은 채권양도 통지서, 질권 설정 안내, 보증기관의 안내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의 압류명령이나 추심명령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계약서상 임차인이 원하는 계좌로 바로 지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통지서의 사건 표시, 송달일, 채권 범위를 빠뜨리지 말고 살펴봐야 합니다.
반환 전에는 자료를 한 장의 흐름으로 정리하세요
먼저 최초 계약서와 갱신계약서에서 임차인 명의를 확인하고, 그다음 보증금 송금 내역으로 실제 부담 관계를 정리합니다. 이후 명의 변경 계약, 채권양도 통지, 반환 계좌 지정서가 시간순으로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맞춰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임대차 종료 통지의 발송일과 도달일, 열쇠 인도와 이사 일정, 현재 등기사항증명서, 은행·보증기관의 안내 및 법원 서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환받을 계좌를 임대인에게 알릴 때에는 계약상 임차인이 누구인지, 공동 임차인 전원이 동의했는지, 계좌 명의자가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문서로 분명히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국 실제 송금자만 보거나 계약서 명의만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임대인과의 외부 관계, 두 사람 사이의 내부 부담 관계, 금융기관이나 압류권자의 권리를 각각 나누어 확인해야 반환 상대와 이후 정산 범위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