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조정기일통지서’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통지서의 정확한 제목과 사건이 시작된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누군가 처음부터 조정을 신청한 사건인지, 진행 중인 민사소송이 조정으로 넘어온 사건인지에 따라 조정이 끝난 뒤의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았다고 이미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통지서에 적힌 법원, 사건번호, 조정기일의 날짜와 장소를 확인하고 함께 온 조정신청서 부본이나 준비서면도 읽어보아야 합니다. 종이 송달봉투와 전자소송 송달내역은 실제 송달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따로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민사조정은 재판과 무엇이 다를까
민사재판은 법원이 주장과 증거를 심리한 뒤 판결로 분쟁을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민사조정은 당사자가 지급액, 지급 시기, 계약 종료 방법과 같은 해결 조건을 협의하고 법원이 이를 조율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청구금액 전부를 인정하거나 전부 거절하는 방식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조정기일통지서
- 정해진 날에 조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안내입니다. 그 자체로 지급 의무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 조정조서
- 당사자가 합의해 조정이 성립하면 작성됩니다. 조서에 적힌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강한 효력이 있습니다.
-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법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해결안을 결정으로 제시하는 절차입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할 수 있습니다.
조정기일에는 무엇을 준비할까
조정은 자유로운 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금액과 이행 조건을 확정하는 법원 절차입니다. 상대방의 주장 중 인정하는 부분과 다투는 부분을 미리 나누고,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숫자와 날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조정기일통지서에 적힌 날짜, 시각, 법정 또는 조정실을 확인합니다.
- 계약서, 차용증, 세금계산서 등 분쟁의 출발이 된 문서를 준비합니다.
- 입출금 내역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지급액과 남은 금액을 구분합니다.
- 메신저 원문과 이메일에서 약속한 금액, 지급일, 계약 변경 내용을 확인합니다.
- 원금, 이자, 지연손해금, 소송비용에 관한 입장을 각각 정리합니다.
본인이 출석하기 어렵다고 가족이나 직원이 당연히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리 출석에는 위임장 외에 법원의 허가나 자격 확인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통지서의 안내와 담당 재판부의 요구사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의견서만 제출하면 출석이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적법한 통지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으면 절차상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정신청인이 두 차례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처리될 수 있고, 상대방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에서 조정에 회부된 사건인지 등 절차에 따라 처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합의할 때는 금액보다 문장 전체를 봐야 합니다
조정에서는 일부만 합의하거나 여러 조건을 묶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급액을 낮추는 대신 지급기한을 짧게 정하거나, 분할 지급을 허용하면서 한 번이라도 연체하면 남은 금액 전부를 지급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조정조서에는 원금뿐 아니라 지급일, 분할 횟수, 입금계좌,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부담, 담보 해제나 물건 인도 여부가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거나 ‘서로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다른 손해나 관련 계약까지 포함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조정이 성립해 조서가 작성되면 일반적인 항소로 내용을 다시 다투기 어렵고, 금전 지급 조항은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예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되돌릴 수 없으므로 서명이나 동의 전 조항별 의미를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가 안 되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까
진행 중인 소송이 조정에 회부됐다가 불성립하면 보통 원래 소송절차가 다시 이어집니다. 처음부터 조정신청으로 시작한 사건도 조정이 성립하지 않거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적법한 이의가 제기되면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이 인지액 차액 납부나 서류 보정을 명할 수 있으므로 이후 도착하는 보정명령과 기일통지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받았다면 조정기일에 참석한 날이 아니라 결정문이 법적으로 송달된 날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송달일부터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결정이 확정되어 조정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의가 적법하게 제기되면 그 결정은 효력을 잃고 사건은 소송절차로 이어집니다.
기간 계산은 단순히 결정문을 실제로 읽은 날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자송달 여부, 동거인 등이 받은 보충송달의 적법성, 마지막 날이 공휴일인 경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송달봉투, 송달증명원 또는 전자소송의 송달일 표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출 방식에 따라서는 마감일까지 법원에 서류가 도달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통지서를 받은 뒤 확인할 순서
우선 통지서가 조정기일 안내인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문인지 구분합니다. 다음으로 조정신청 사건과 소송 중 회부 사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사건기록에서 확인합니다. 그 뒤 계약서와 입출금 내역, 메신저 원문을 비교해 인정할 사실과 다툴 사실을 나눕니다.
조정안을 검토할 때에는 총액만 보지 말고 지급일, 연체 시 효과, 청구 포기 범위와 비용 부담까지 읽어야 합니다. 출석이 어렵거나 결정문에 이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통지서에 표시된 담당부서, 송달일과 제출 방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의 진행 단계와 문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통지서 제목만으로 절차를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