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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서로 받을 돈이 있을 때 상계 통지만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서로 돈을 받을 관계라고 해서 자동으로 채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와 채권 종류, 변제기, 상계 금지 사유를 확인한 뒤 명확한 상계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하며, 이자와 남은 금액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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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상대방에게 지급할 돈이 있지만 자신도 그 사람에게 받을 돈이 있다면, 두 금액을 맞바꾸어 정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지급을 멈추거나 청구서에서 임의로 돈을 빼는 것과 법률상 상계는 다릅니다. 먼저 두 채권이 서로 대립하는지, 변제기가 왔는지, 상계를 막는 약정이나 법률상 제한이 없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상계할 수 있는 기본 요건

상계는 자신이 가진 채권으로 상대방의 채권을 같은 금액만큼 없애는 제도입니다. 상계에 사용하는 자신의 채권을 흔히 자동채권, 상대방이 청구하는 채권을 수동채권이라고 부릅니다.

확인 항목살펴볼 내용
확인 항목당사자살펴볼 내용원칙적으로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에게 직접 채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회사와 대표자 개인처럼 법률상 주체가 다르면 바로 맞바꾸기 어렵습니다.
확인 항목급부의 종류살펴볼 내용서로 같은 종류로 이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쪽 모두 금전채권이면 보통 이 요건을 충족하기 쉽습니다.
확인 항목변제기살펴볼 내용상계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상계에 사용하는 자신의 채권은 실제로 청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확인 항목금지 사유살펴볼 내용계약상 상계 금지 약정이나 법률이 정한 제한이 없어야 합니다.

채권양도, 보증, 대리점 거래가 끼어 있다면 실제 채권자와 채무자가 누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명칭만 보지 말고 세금계산서, 입출금 내역, 채권양도 통지서에 표시된 당사자를 함께 대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지할 수 있을까

요건을 갖춘 법정상계는 상대방의 승낙이 없어도 한쪽의 의사표시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정산했다고 생각하거나 송금액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느 채권을 얼마만큼 상계한다는 뜻이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상계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문제됩니다. 도달은 상대방이 실제로 내용을 자세히 읽은 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통상 확인할 수 있는 지배 영역에 들어간 때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 우편의 문서 사본과 배달조회 결과, 전자우편 발송·수신 기록, 메신저 원문은 통지 내용과 도달 시점을 확인하는 자료가 됩니다.

주의조건이나 기한을 붙인 상계 통지는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법정상계 의사표시에는 원칙적으로 조건이나 기한을 붙일 수 없습니다. 상대방 채권 자체를 다투면서 상계도 주장하려는 경우에는 문구의 의미와 절차상 주장 방식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언제부터 얼마가 없어지는가

상계 의사표시가 유효하면 두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가 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 같은 금액만큼 소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다고 그 시점에 자동으로 없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상계 의사표시가 필요하고, 그 효력이 인정되었을 때 소급 효과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채권이 1,000만 원이고 자신의 채권이 700만 원이라면, 요건을 갖춘 범위에서 700만 원이 서로 소멸하고 300만 원은 남습니다. 다만 이자와 지연손해금, 비용이 붙었거나 여러 채권 중 일부만 상계한다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지급일, 거래원장, 입출금 내역을 기준으로 날짜별 금액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 각 채권의 발생 원인과 계약 당사자가 같은지
  • 계약서에 적힌 변제기와 실제 지급기한 연장 합의가 있는지
  • 원금 외에 이자, 지연손해금, 비용이 포함되는지
  • 상계 통지서에 대상 채권과 금액이 구별되어 있는지
  • 통지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짜를 입증할 수 있는지

상계가 제한되는 경우

서로 금전채권이 있어도 언제나 상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에 상계를 하지 않기로 한 약정이 있을 수 있고, 채무의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의의 불법행위로 생긴 손해배상채무나 생명·신체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채무,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 등에는 법률상 제한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이 도달한 경우에는 순서가 특히 중요합니다.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도달한 날짜, 상계에 사용할 채권을 취득한 날짜, 각 채권의 변제기를 시간순으로 놓고 살펴야 합니다. 압류 후 새로 취득한 채권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상계를 주장하기는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법원 결정문과 송달 내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도 무조건 상계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이미 두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예외적으로 상계가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시효의 시작일은 채권 종류와 지급 약정에 따라 다르고, 승인이나 재판상 청구 등 진행 경과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현재 날짜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통지 전에 정리할 자료

상계를 검토할 때는 먼저 계약서와 발주서, 세금계산서, 입출금 내역을 모아 두 채권의 근거를 나누어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각 변제기와 독촉일, 기한 연장 합의일, 압류명령 도달일을 시간순으로 표시하면 상계가 가능한 시점이 보다 분명해집니다.

통지 문서에는 양쪽 채권의 발생 원인, 원금과 부수금액, 상계하는 범위, 상계 후 남는 잔액을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좋습니다. 여러 계약에서 생긴 채권이 섞였다면 계약일이나 청구서 번호 등으로 대상을 구별해야 합니다. 상대방과 계산이 다르다면 상계 통지만으로 분쟁이 끝난다고 단정하지 말고, 어떤 항목에서 차이가 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정리

상계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가능할 수 있지만, 서로 대립하는 같은 종류의 채권, 변제기, 금지 사유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명확한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하고, 효력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채무가 소멸하므로 남은 원금과 이자를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