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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집주인이 매매를 위해 집 내부 촬영과 방문을 요구한다면

임대차 중 집주인이 매매 방문이나 내부 촬영을 요구하더라도 임차인이 언제나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의 협조 조항, 사전 통지, 방문 시간, 촬영·게시 범위와 거절 이유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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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기간 중 집주인이나 중개사가 매물 사진을 찍고 매수 희망자에게 집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면, 먼저 매각을 위한 방문인지, 누수·화재 같은 긴급 점검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방문 협조 조항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집주인에게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의 동의 없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계약 내용과 무관하게 모든 방문을 계속 거절해도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소유자라도 임차 중인 집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임대차가 계속되는 동안 임차인은 집을 점유하고 생활할 권리가 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도록 보장해야 하므로,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현관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열쇠로 들어가는 권한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중개사나 매수 희망자 역시 임대인보다 더 넓은 출입 권한을 갖지 않습니다.

따라서 매매 목적의 방문은 원칙적으로 임차인과 날짜, 시간, 인원 등을 협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의 없이 들어오면 임대차상 책임뿐 아니라 출입 방법과 당시 상황에 따라 주거 침입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화재 위험, 심한 누수, 가스 이상처럼 즉시 확인하지 않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은 매매 방문과 다릅니다. 긴급성, 연락 시도 여부, 출입 범위가 판단 요소가 되며, 긴급 상황이라도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집 안을 촬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는 문제는 별도로 보아야 합니다.

계약서에 ‘매매 시 협조’ 조항이 있다면

임대차계약서나 특약에 매각을 위한 방문에 협조한다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조항의 정확한 문구, 방문 횟수와 사전 통지 방법, 임차인이 응하기 어려운 사유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협조한다’고 적혀 있다고 해서 예고 없는 방문이나 제한 없는 촬영까지 모두 허용했다고 바로 해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 모든 매매 방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전 통지 시간을 정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통지 기간이 있다면 요청이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부터 계산하는지, 휴일이나 긴급수선에 예외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조항이 없다면 임차인의 근무시간, 자녀나 환자의 생활, 집주인의 매각 일정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시간대를 협의할 수 있습니다.

방문 동의와 촬영·온라인 게시는 나누어 정해야 합니다

집을 잠시 보여 주는 것과 내부 사진을 찍는 것은 사생활 침해의 정도가 다릅니다. 사진에는 가족의 얼굴, 문서에 적힌 이름, 택배 송장, 모니터 화면, 귀중품, 현관 보안장치처럼 공개하기 곤란한 정보가 담길 수 있습니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그 사진을 부동산 광고에 공개하거나 장기간 보관하는 데까지 동의한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방문
방문 날짜와 시간, 예상 소요 시간, 중개사 신원, 방문 인원, 임차인의 동석 여부를 정할 수 있습니다.
내부 촬영
촬영할 방과 방향을 정하고 개인 물품, 문서, 얼굴, 보안시설은 화면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매물 광고 게시
게시할 사진을 미리 확인하고 공개 매체, 사용 기간, 계약 성사 후 삭제 여부를 따로 협의할 수 있습니다.

촬영이 부담된다면 기존 사진이나 평면도를 사용하거나, 개인 물품을 정리한 뒤 임차인이 직접 필요한 부분만 촬영해 전달하는 대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식이 적절한지는 계약 내용과 주거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협의하거나 거절할 때 남겨 둘 기록

분쟁에서는 누가 먼저 무엇을 요구했고, 상대방이 어떤 대안을 제시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전화로만 이야기하기보다 방문 조건과 답변을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원문으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1. 계약 내용을 확인합니다

    임대차계약서와 특약에서 매매 방문, 내부 확인, 사전 통지에 관한 문구를 찾습니다.

  2. 요청 범위를 구체적으로 묻습니다

    희망 날짜와 시간, 방문자 수, 촬영 목적, 온라인 게시 여부를 서면으로 확인합니다.

  3. 가능한 조건이나 거절 이유를 알립니다

    가능한 다른 날짜를 제시하거나 건강, 근무, 보안 등 현재 응하기 어려운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4. 원본 자료를 보관합니다

    방문 요청 메시지, 합의한 일정, 실제 방문 시각, 매물 광고 화면, 촬영 범위에 관한 대화를 삭제하지 않고 보관합니다.

거절했다고 보증금에서 바로 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방문 거절로 매매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하더라도 곧바로 임차인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거나 보증금 공제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상 협조 의무가 있었는지, 요청 조건이 합리적이었는지, 임차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하여 거절했는지, 실제 손해와 거절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주의허락하지 않은 출입과 단순한 일정 불일치는 다릅니다

집주인이 예고 없이 들어온 경우에는 출입 일시, 당시 연락 내용, 현관 출입기록이나 관련 영상의 보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한두 차례 일정이 맞지 않은 경우에는 가능한 시간대를 다시 제시했는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인 표현보다 구체적인 조건과 대안을 기록하는 편이 이후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확인할 핵심은 매매 자체가 아니라 계약상 협조 범위, 임차인의 동의, 방문 조건, 촬영과 공개의 범위입니다. 계약서, 집주인의 통지 날짜, 메신저 원문, 실제 방문 기록과 게시된 사진을 함께 놓고 살펴봐야 자신의 상황에서 필요한 다음 대응을 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