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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반소장을 받았다면, 원래 소송과 나누어 답해야 합니다

반소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서면이 아니라 상대방이 거꾸로 판결을 구하는 독립된 청구입니다. 반소장 송달일과 제출기한을 확인하고, 본소와 반소의 사실·금액·증거를 나누어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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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낸 반소장 부본을 받았다면, 먼저 기존 청구에 대한 단순한 반박인지 자신을 상대로 돈 지급이나 계약 이행을 구하는 별도 청구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반소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원래 소송에서 이미 주장한 내용만 반복하기보다, 반소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에 따로 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소는 단순한 반박이 아닙니다

처음 제기된 소송을 본소라고 하고, 그 소송의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같은 재판절차 안에서 제기한 소송을 반소라고 합니다. 본소의 원고는 반소에서는 ‘반소피고’, 본소의 피고는 ‘반소원고’가 됩니다.

예를 들어 본소에서 물품대금 지급을 청구받은 사람이 “이미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방어입니다. 반면 물품 하자로 손해를 입었다며 상대방에게 별도의 손해배상금 지급을 구하면 반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본소 청구를 줄이거나 막는 것인지, 상대방에게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까지 받으려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 범위가 달라집니다.

반소는 일반적으로 본소 청구나 그에 대한 방어방법과 관련이 있어야 하고, 재판을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는 문제인지도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반소 내용을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이 반소를 적법하다고 판단할 경우에 대비해 청구 내용 자체에 대한 답변도 함께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본소와 반소의 사실·금액·증거를 분리하세요

본소와 반소는 같은 사건번호 아래 함께 심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법원이 판단하는 청구는 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어느 주장이 어느 청구에 관한 것인지 섞이면 이미 제출한 증거가 있어도 입증하려는 사실이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구분본소반소
판결을 구하는 사람구분본소 원고본소반소원고
확인할 내용구분최초 소장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본소반소장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금액 검토구분원금, 지급액, 남은 금액본소손해 항목, 계산 근거, 공제액
주요 증거구분계약서, 세금계산서, 입출금 내역본소메신저 원문, 하자 자료, 비용 영수증

우선 각 청구의 기준일과 금액 계산표를 따로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체결일, 납품일, 지급일, 해지 통보일을 시간순으로 적고 계약서 조항과 계좌 입출금 내역을 연결하면 서로 다른 주장이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찾기 쉽습니다. 메신저는 일부 화면만 보기보다 앞뒤 대화가 포함된 원문과 전송 날짜를 보존해야 문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송달일과 제출기한은 서류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소장을 작성하거나 법원에 접수한 날짜와 자신에게 송달된 날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답변 기한이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되도록 안내되어 있다면 기산점은 실제 송달 효력이 생긴 날입니다. 전자소송을 이용한다면 문서를 열어 본 날짜만 기억하지 말고 전자소송 송달내역에 표시된 송달완료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소장 부본과 함께 답변서 제출 안내, 준비명령 또는 석명준비명령을 받았다면 각 문서에 적힌 기한이 같은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기일통지서에 적힌 변론기일은 서면 제출기한과 별개의 날짜일 수 있습니다. 기한 계산에는 송달 방식, 휴일, 법원의 별도 결정에 따른 예외가 생길 수 있으므로 사건기록에 표시된 날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반소장 부본의 청구취지와 청구금액
  • 법원 송달내역에 표시된 송달완료일
  • 답변서 제출 안내와 준비명령의 제출기한
  • 기일통지서의 변론기일과 법정 위치
  • 반소에 첨부된 계약서·계산표·입출금 자료

기한 안에 충분한 자료를 모두 모으기 어렵다면 현재 확인된 범위에서 쟁점을 밝히고 추가 자료 제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기한 연장이 필요한 사정이 있다면 만료 전에 신청할 수 있지만, 신청만으로 자동 연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의 처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늦게 낸 주장이나 증거가 재판을 지연시킨다고 판단되면 제출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답변은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으로 나누어 작성합니다

반소에 대한 답변에서는 먼저 상대방이 요구한 판결에 동의하는지 다투는지를 분명히 하고, 이어서 청구원인에 적힌 사실을 항목별로 살펴봅니다. 인정하는 사실, 부인하는 사실, 현재 알 수 없는 사실을 나누고 부인하는 부분에는 가능한 범위에서 이유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금액을 다툰다면 단순히 “계산이 틀렸다”고 쓰기보다 원금, 이미 지급한 돈, 손해 발생일, 이자 계산의 시작일과 근거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금액을 인정하더라도 나머지 금액까지 인정한다는 뜻으로 읽히지 않도록 인정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도 받을 돈이 있다는 주장 역시 법적 성격을 살펴야 합니다. 상대방 청구와 맞바꾸어 소멸시키려는 상계 주장인지, 상계 후에도 남는 돈을 별도로 지급하라는 판결까지 구하려는 청구인지에 따라 필요한 절차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재판과 합의에서도 두 청구의 결론을 따로 확인하세요

법원은 같은 기일에서 본소와 반소를 함께 심리하더라도 판결 주문에서는 각각 인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습니다. 본소에서 이겼다는 사실만으로 반소도 자동으로 기각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결문을 받으면 본소 주문, 반소 주문, 소송비용 부담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불복 여부를 검토할 때도 판결 선고일만 볼 것이 아니라 판결문이 송달된 날과 적용되는 불복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의본소가 끝나도 반소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소가 취하되거나 본소 청구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도 이미 제기된 반소가 남을 수 있습니다. 합의서나 조정조서에는 본소와 반소 중 어느 청구를 정리하는지, 지급액은 서로의 채권을 반영한 최종 금액인지, 소송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소 대응의 출발점은 상대방 주장 전체를 한꺼번에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두 소송의 범위를 나누는 것입니다. 반소장 부본, 송달내역, 준비명령, 계약서와 입출금 내역을 한자리에 놓고 청구별 사실·금액·증거표를 만들면 다음 제출서면에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 정리하기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