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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직원이 안전수칙을 어겨 작업자가 다쳤을 때 업무상과실치상 판단 기준

작업 중 안전수칙 위반으로 사람이 다쳤다고 해서 직책만으로 형사책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직접 작업자와 지시·감독자의 역할, 사고 예견 가능성, 방지 조치, 부상과의 인과관계를 자료로 나누어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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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작업자가 다쳤다면 먼저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 서로 다른 사람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안전수칙을 어긴 사람이 자기 자신만 다친 경우에는 그 직원의 업무상과실치상보다 사업주나 현장관리자가 부담한 안전관리 의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비를 조작하거나 작업을 지시한 직원 때문에 다른 작업자가 다쳤다면 그 직원 개인의 형사책임도 검토 대상이 됩니다.

그래도 안전수칙 위반만으로 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 당시 누가 작업을 지시했는지,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현실적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 그 위반 때문에 실제 부상이 발생했는지를 차례로 확인해야 합니다.

직책보다 실제로 맡은 역할이 중요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은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문제 됩니다. 여기서 업무란 회사에 고용되었다는 뜻만이 아니라, 일정한 일을 계속하거나 반복하여 담당하는 지위를 말합니다. 책임 범위는 명함에 적힌 직책보다 사고 현장에서 실제로 한 행동과 권한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장비를 직접 조작한 직원
지게차·크레인·절단기 등의 조작 방법, 신호 확인, 제한속도와 작업반경 통제 등 직접 작업에 필요한 주의의무가 중심이 됩니다.
작업을 지시하거나 감독한 사람
작업 순서를 정하고 중단시킬 권한이 있었는지,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보호장비와 인원을 배치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사업주 또는 안전관리 담당자
시설과 장비의 결함, 위험성평가, 교육, 작업계획과 감독 체계 등 조직 차원의 의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담당자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사고를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인
자연인인 행위자의 책임과 법인의 책임은 구분됩니다. 법인 처벌은 산업안전 관련 법률의 의무와 양벌규정 등 별도의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은 네 가지를 나누어 봅니다

첫째는 구체적인 주의의무입니다. 단순히 “조심했어야 한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사고 당시 적용된 작업표준서, 장비 매뉴얼, 현장 안전수칙, 작업 지시 내용에서 무엇을 해야 했는지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경고 신호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정해진 유도자를 배치하지 않았는지,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에서 계속 작업했는지를 봅니다. 교육일지에 서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교육 내용과 이해 여부가 모두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는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입니다. 사고가 난 뒤 결과만 보고 위험을 알았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사고 전의 시야, 소음, 작업자 위치, 장비 상태, 기존 고장이나 유사 사고, 작업 속도 등을 기준으로 위험을 예상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넷째는 인과관계입니다. 안전수칙 위반과 부상 사이에 실제 연결이 있어야 합니다. 수칙을 지켰더라도 같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지, 장비 결함이나 갑작스러운 작업 변경 등 다른 원인이 더 직접적이었는지도 확인합니다.

안전수칙 위반을 판단할 때 확인할 자료

사고 관련 자료는 한 문서만 보기보다 같은 시간대의 기록을 서로 맞춰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회사가 정한 규칙과 현장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작업 방식이 달랐다면 그 이유와 관리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 사고 날짜·시각·장소와 당시 근무조 편성표
  • 작업지시서, 작업계획서와 지시가 바뀐 메신저 원문
  • 안전수칙, 위험성평가 자료, 안전교육 일지와 교육 내용
  • 장비 운행기록, 점검·수리 내역, 경고장치 작동 기록
  • 현장 CCTV 원본, 사고 직후 사진과 작업자 배치도
  • 진단서, 의무기록과 부상이 발생한 과정에 관한 의료 자료
  • 경찰·근로감독기관의 출석요구서나 자료제출 안내

다친 작업자의 부주의가 있어도 책임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피해 작업자가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정해진 동선을 벗어났다는 사정은 중요한 판단 자료입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의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여러 사람의 행동과 장비 상태가 함께 사고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의 행동이 통상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갑작스럽고, 지시자나 조작자가 정상적인 방법으로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면 예견 가능성이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여지도 있습니다. 평소 현장에서 안전수칙 위반이 묵인되었다면 개인의 일탈인지, 관리 체계의 문제인지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주의사고 후 기록을 원래 문서처럼 고치면 안 됩니다

작업일지나 교육기록을 사고 후 기억에 맞춰 수정하면 자료의 신뢰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빠진 설명이 있다면 원본을 유지한 채 작성 날짜와 작성자를 밝힌 별도 경위서로 보충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순서

경찰이나 근로감독기관의 조사는 업무상과실치상과 산업안전 관련 의무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책임의 요건과 책임 주체가 같지는 않으므로 진술과 자료도 쟁점별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사고 전후 시간을 배열합니다

    작업 시작, 지시 변경, 장비 가동, 사고 발생, 응급조치 순서와 각 시각을 근무기록·CCTV·메신저 원문으로 맞춰 봅니다.

  2. 사람별 역할과 권한을 구분합니다

    누가 지시했고 누가 장비를 조작했는지, 작업을 중단하거나 인원을 바꿀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적습니다.

  3. 규칙과 실제 작업을 비교합니다

    적용되는 안전수칙이 무엇이었는지, 현장에서 지킬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는지, 위반이 반복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4. 다른 사고 원인을 함께 검토합니다

    장비 결함, 통신 오류, 작업자의 갑작스러운 이동, 보호장비 지급 여부와 부상의 의학적 원인을 빠뜨리지 않습니다.

결국 작업 사고의 형사책임은 “안전수칙을 어겼다”는 한 문장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역할, 지시 체계, 위험을 예상하고 피할 가능성, 실제 부상 원인을 자료에 따라 분리하는 것이 판단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