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하자의 원인과 보수비, 사고 물건의 시가처럼 전문 지식이 필요한 사실은 사진이나 견적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 감정을 생각하게 되지만,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지금 감정료를 예납하는 사람과 재판이 끝난 뒤 비용을 최종 부담하는 사람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설 감정과 법원 감정은 다릅니다
당사자가 소송 전 감정업체에 직접 의뢰한 보고서는 주장과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조사 방법이나 전제를 다투면 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법원 감정은 재판부가 감정인이나 감정기관을 정하고, 정해진 감정사항에 답하도록 하는 증거조사 절차입니다.
- 사설 감정 비용
- 의뢰한 사람이 업체와 계약해 지급합니다. 승소하더라도 전액이 당연히 상대방 부담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법원 감정 예납금
- 법원이 정한 사람이 절차 진행을 위해 먼저 냅니다. 감정인 보수, 현장 출장과 측정 등에 필요한 금액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최종 소송비용
- 판결이나 조정의 비용 부담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 별도의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감정료는 신청서보다 감정 범위에 크게 좌우됩니다
법원은 감정 대상의 규모와 위치, 필요한 전문 분야, 현장 방문 횟수, 시험·측정 여부 등을 살펴 예상 비용을 정합니다. 건물 전체를 조사하는지 특정 균열과 누수만 조사하는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고, 복수 분야의 감정인이 필요하면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자가 있는지 감정해 달라”는 식으로 넓게 적기보다 대상과 기준시점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자의 위치와 현상, 발생 원인, 계약도면·시방서와 다른 부분, 적절한 보수 방법과 비용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건 가치라면 평가 대상, 상태, 기준일, 거래 조건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계약 해제 여부나 손해배상 책임처럼 법원이 판단할 법률문제를 감정인에게 묻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공사계약서와 추가공사 합의서에 감정 대상을 특정할 내용이 있는지
- 설계도면·시방서·준공자료와 현재 시공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지
- 하자 발생일과 보수 이력, 날짜가 남은 현장 사진·영상이 있는지
- 수리 견적서에 수량·단가·공법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 물건의 매매계약서·영수증·모델명·사용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지
예납명령을 받았다면 금액과 기한부터 확인합니다
감정을 신청한 당사자가 먼저 예납하도록 정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누가 얼마를 낼지는 재판부의 명령과 사건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감정을 정했거나 양쪽 모두 감정을 원한다면 예납 방식을 달리 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법원 통지서를 확인합니다
예납할 사람, 금액, 납부계좌, 사건 표시와 납부기한을 확인합니다. 기한은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하도록 적힌 경우와 특정 날짜로 정한 경우가 있으므로 통지서 문구를 그대로 살펴야 합니다.
- 감정사항과 자료를 정리합니다
계약서, 도면, 현장 사진, 보수 내역,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신저 원문을 쟁점별로 정리합니다. 감정인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대상 위치도 특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납부가 어렵다면 기한 전에 사정을 알립니다
금액 산정의 전제가 불분명하거나 납부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와 필요한 기간을 적어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연장이나 분할이 언제나 허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재판부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해진 기한까지 비용을 내지 않으면 감정 신청이 채택되지 않거나 해당 증거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주장 입증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납부영수증과 전자납부 내역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 결과가 불리하다고 바로 재감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서가 제출되면 먼저 질문에 빠짐없이 답했는지, 계약도면과 현장 상태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계산식과 단가의 출처가 설명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감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누락이나 모순이 있다면 구체적인 항목을 들어 감정보완, 사실조회 또는 감정인에 대한 질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보완 과정에서 추가 현장조사나 시험이 필요하면 별도의 예납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장이 철거·수리되어 원래 상태가 바뀔 예정이라면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변경 전 사진, 영상, 측정값, 철거 부재와 공사 통지 기록을 남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정리감정비를 먼저 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최종 부담자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 범위를 필요한 쟁점에 맞게 정하고, 법원의 예납명령과 감정서 내용을 단계별로 확인해야 불필요한 비용과 절차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