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송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녹음파일이나 영상파일을 눌렀는데 오류가 나면, 먼저 내 컴퓨터의 문제인지, 전자소송 시스템의 문제인지, 제출된 파일 자체가 손상되거나 암호화된 것인지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상대방의 제출 일자, 법원의 송달·열람 통지일, 실제로 파일을 열어 본 시각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파일의 내용을 추측해 반박하기보다 열람 실패 사실을 기록하고 보완 방법을 요청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열리지 않는 원인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열람 오류’처럼 보여도 필요한 조치는 다릅니다.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내려받기 자체가 되지 않거나 장애 안내가 표시된다면 시스템 또는 접속 환경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파일은 내려받아졌지만 재생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난다면 파일 형식이나 손상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확장자가 낯설거나 별도의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압축파일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거나, 제출 화면에 표시된 파일명과 실제 첨부파일이 다른 경우에는 제출한 쪽의 보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원 기록에 원본 저장매체만 보관되어 있다면 전자파일 재제출이 아니라 법원에서 가능한 열람·복사 방법을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열람 실패 기록은 이렇게 남깁니다
오류를 알리는 서면에는 단순히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고만 쓰기보다 어떤 파일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확인했는지를 적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방 준비서면에 여러 파일이 붙어 있다면 증거 표시와 파일명을 정확히 연결해야 재판부도 문제 파일을 확인하기 쉽습니다.
- 상대방 서면과 증거가 제출된 날짜
- 증거번호 또는 기록에 표시된 자료의 명칭
- 파일명, 확장자, 표시된 파일 용량
- 다운로드 또는 재생을 시도한 날짜와 시각
- 화면에 나타난 오류문구와 오류 화면 캡처
- 다른 브라우저나 정상적인 재생 프로그램으로 확인한 결과
- 법원이 정한 의견서 제출일 또는 다음 변론기일
내려받은 원본 파일은 이름을 바꾸거나 덮어쓰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 변환본과 원본을 구분해야 합니다. 오류 화면에 사건과 관계없는 개인정보가 함께 보이면 필요한 부분만 남기되, 파일명·시각·오류문구처럼 장애를 확인하는 정보는 빠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에는 구체적인 보완 방법을 요청합니다
정해진 신청서 이름이 따로 있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 진행 상황에 따라 ‘증거파일 열람 장애에 관한 의견’ 등의 취지로 서면을 내고,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도록 문제 파일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파일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법원 기록이 보완되는 것은 아니므로, 재판에 사용할 자료라면 기록상 처리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 문제 파일을 특정합니다
상대방의 제출일, 서면 제목, 증거 표시, 파일명을 적어 어느 자료인지 분명히 합니다.
- 열람 실패 경위를 설명합니다
다운로드 가능 여부, 사용한 프로그램, 오류문구, 여러 차례 시도한 결과를 시간순으로 적고 필요한 화면 캡처를 붙입니다.
- 필요한 조치를 나누어 요청합니다
통상적으로 열 수 있는 형식의 파일 재제출, 암호나 전용 프로그램에 관한 안내, 법원에서의 열람·복사 방법, 증거번호와 파일의 대응관계 확인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의견 제출 기회를 함께 요청합니다
파일을 실제로 확인한 뒤 반박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간을 달라고 요청하고, 이미 정해진 제출일이나 변론기일이 있다면 함께 적습니다.
서면 정리 예시
상대방이 제출한 특정 증거파일에 대하여 여러 차례 다운로드·재생을 시도했으나 표시된 오류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열람 가능한 형식의 재제출 또는 열람 방법 안내와 그 이후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요청한다는 순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어떤 방식으로 보완하게 할지는 파일의 종류와 사건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재제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에게 보완을 요구할 수 있고, 법원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자료라면 별도의 열람 방법을 안내할 수도 있습니다.
열람 오류가 있어도 기한이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파일을 열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의견서 제출기한이나 변론기일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한의 출발점은 법원의 명령이나 통지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하도록 한 경우도 있고, 특정 날짜까지 제출하라고 정한 경우도 있으므로 전자소송 송달내역, 법원의 준비명령, 기일통지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기한이 남아 있다면 만료 전에 열람 장애를 알리고 기간 조정이나 추가 의견 제출 기회를 요청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기한이 지났다면 언제 처음 열람을 시도했고 왜 제때 알리기 어려웠는지를 오류 기록과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한 변경이나 뒤늦은 서면 제출을 받아들일지는 재판부가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므로, 요청이 당연히 허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파일명이나 상대방 서면의 설명만 보고 녹음·영상의 실제 내용을 단정하면 이후 확인된 내용과 주장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 자료를 공개 파일 변환 사이트에 올리면 개인정보나 영업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보안이 확인되지 않은 서비스 이용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세 가지
첫째, 문제가 생긴 자료가 재판의 어떤 쟁점과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법원 기록에서 그 파일이 어느 증거번호로 접수되었는지 살펴봅니다. 셋째, 실제 열람이 가능해진 뒤에는 원본 내용과 상대방이 주장한 설명이 일치하는지 별도로 검토합니다. 열람 문제의 해결과 증거 내용에 대한 반박은 서로 다른 단계이므로 한 서면에 섞더라도 구분해 적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