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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가게·사무실에서 나가 달라는 요구를 거부하면 퇴거불응죄가 될까

손님이나 거래처 직원으로 허락받고 들어갔더라도 관리 권한이 있는 사람의 명확한 퇴거 요구를 받고 계속 머물면 퇴거불응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출입 경위, 요구 내용, 나갈 시간과 행동, CCTV·112 신고기록을 시간순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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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손님이나 사무실 방문자로 정상적으로 들어갔더라도 “이제 나가 달라”는 말을 들은 뒤 계속 머물렀다면 처음 출입과 그 이후의 행동을 나누어 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허락 없이 들어간 경우에는 침입이 주된 쟁점이 될 수 있지만, 허락을 받고 들어간 뒤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퇴거불응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말다툼을 하며 잠시 늦게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퇴거를 요구했는지, 요구가 분명하게 전달되었는지, 실제로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도 계속 버텼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처음 출입이 허용되었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퇴거불응은 주거뿐 아니라 사람이 관리하는 건물, 사무실, 매장과 같은 공간에서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영업 중인 가게가 손님에게 열려 있다고 해서 누구나 원하는 시간까지 머물 권리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 종료, 소란, 업무 방해 우려 등으로 출입 허용이 철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출입 허락이 없었던 경우
들어간 방법, 공간의 성격, 출입 통제 상태 등을 중심으로 침입 여부를 살펴봅니다.
허락받아 들어간 뒤 나가지 않은 경우
퇴거 요구의 권한과 전달 여부, 요구를 받은 뒤의 시간과 행동이 중요합니다.

형사법이 보호하는 것은 소유권만이 아니라 주거자나 관리자가 공간을 평온하게 이용하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건물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임차인이나 실제 매장 관리자처럼 그 공간을 점유·관리하는 사람이 퇴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누가 나가 달라고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퇴거 요구는 그 공간을 실제로 사용하거나 관리할 권한이 있는 사람 또는 그로부터 권한을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점주, 사무실 책임자, 임차인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직원·보안 담당자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현장에 있던 제3자가 개인적인 이유로 나가라고 한 것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등기상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현재 점유자를 즉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유효한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사용 중인 사무실이라면 임대인이 찾아와 바로 퇴거를 요구하는 상황은 일반 손님에게 나가 달라고 하는 경우와 판단 구조가 다릅니다. 임대차계약서, 사용 승낙서, 사업장 관리 규정과 실제 관리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퇴거 요구는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정해진 문구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이 끝났으니 나가 달라”, “더 이상 출입을 허용하지 않으니 사무실 밖으로 나가 달라”는 말처럼 떠나야 한다는 뜻이 분명하면 됩니다. 구두 통보, 문자메시지, 안내방송이나 현장 경찰관을 통한 전달도 실제로 상대방이 내용을 알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대로 단순히 불쾌한 표정을 보였거나 “그만 이야기하자”라고만 말한 경우에는 퇴거 요구였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 중 특정인에게 한 요구인지, 소음 때문에 말을 듣지 못했는지, 문자메시지가 실제 도달했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몇 분을 버티면 성립한다는 고정 기준은 없습니다

퇴거 요구를 받은 즉시 문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짐을 챙기거나 출구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처럼 현실적으로 나갈 기회가 주어졌는지 봐야 합니다. 법에 일률적으로 정해진 ‘몇 분’이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반면 출구가 열려 있고 이동할 수 있는데도 자리에 앉아 버티거나, 문을 붙잡고 항의를 계속하거나, 경찰관의 반복된 안내 뒤에도 나가지 않았다면 거부 의사가 드러난 사정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건강 문제로 움직일 수 없었던 경우, 출입문이 잠겨 있었던 경우, 관리자가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 경우라면 같은 체류 시간이라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의돈이나 물건을 받아야 한다는 사정만으로 계속 머물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대금 분쟁이나 물품 반환 문제가 있어도 상대방의 공간에 계속 체류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반대로 공동 점유, 임대차, 근로관계나 집회 등 다른 권리가 얽힌 장소라면 퇴거 요구의 권한과 범위를 더 세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시간순 기록이 중요합니다

퇴거불응 여부는 짧은 현장 상황을 재구성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의 기억만으로 다투기보다 출입 시점부터 실제 퇴거 시점까지 객관적인 자료를 맞춰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출입 경위를 정리합니다

    방문 예약, 매장 영수증, 출입카드 기록, 문자메시지를 통해 언제 어떤 목적으로 들어갔는지 확인합니다.

  2. 퇴거 요구의 주체와 표현을 확인합니다

    누가 몇 시에 어떤 말로 나가 달라고 했는지, 그 사람이 점주·임차인·관리 직원 등 어떤 지위였는지 구분합니다.

  3. 요구 이후 행동을 시간순으로 적습니다

    짐을 챙겼는지, 출구로 이동했는지, 자리에 계속 앉아 있었는지, 재차 들어왔는지를 나누어 기록합니다.

  4. 원본 자료를 보존합니다

    CCTV 원본, 휴대전화 녹음, 메신저 원문, 112 신고 접수내역과 경찰의 현장 안내 내용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CCTV는 보관 기간이 지나면 덮어쓰기 될 수 있으므로 보존 가능 여부를 일찍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성, 출입구 봉쇄, 물건 파손, 폭행이나 협박이 함께 있었다면 업무방해·재물손괴 등은 퇴거불응과 별도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단지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러한 범죄까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정리

퇴거불응은 처음 들어간 경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공간의 관리자, 명확한 퇴거 요구, 상대방의 인식, 나갈 수 있었던 시간과 이후 행동을 구분하고 CCTV·메신저 원문·112 신고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