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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변호사법률노트

대리인이 권한을 넘어 계약했다면 본인 책임은 어떻게 정할까

대리인이 위임받은 금액이나 업무 범위를 넘어 계약했다고 해서 본인 책임이 곧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대리권의 범위, 상대방이 믿은 근거, 본인의 추인과 계약 후 행동을 차례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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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장에는 계약 협상만 맡겼는데 대리인이 서명까지 했거나, 회사 직원이 정해진 금액 한도를 넘어 주문을 넣었다면 먼저 실제 계약 당사자와 대리권의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권한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전체가 언제나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고, 직함이나 도장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이 항상 책임지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실제로 맡긴 권한의 범위를 확인합니다

대리인이 권한 범위 안에서 본인을 위한 계약임을 표시해 계약했다면 그 효과는 원칙적으로 본인에게 돌아갑니다. 반대로 계약 체결 권한이 없거나 금액·기간·목적물의 제한을 넘었다면 본인에게 바로 효력이 생기지 않는 무권대리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 내부의 결재 규정을 어긴 것인지, 대리권 자체가 제한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내부 지시 위반이 언제나 상대방에 대한 대리권 부재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위임장 문구뿐 아니라 권한을 맡길 때 주고받은 메신저 원문, 이메일, 이전 거래 방식, 계약서의 당사자 표시와 서명란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권한 안의 계약
계약 종류, 금액, 기간과 목적물이 위임 범위에 들어가면 원칙적으로 본인이 계약상 책임을 집니다.
권한을 넘은 계약
본인이 인정하는 추인이 있는지, 상대방을 보호할 만한 대리권의 외관이 있었는지를 추가로 판단합니다.
일부만 범위를 넘은 계약
초과한 부분만 나눌 수 있는지, 그 부분이 없었어도 계약했을지를 검토해야 하므로 항상 전부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이유도 중요합니다

대리인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 권한은 있었지만 그 범위를 넘은 경우, 상대방에게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본인이 책임지는 표현대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상대방이 실제로 믿었다는 주장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계약 당시 객관적으로 확인한 사정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직책만 들은 것인지, 본인이 전달한 위임장을 확인했는지,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이 이행됐는지, 계약 규모에 비해 권한 확인 절차가 충분했는지를 봅니다. 법인 거래라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의 대표자 표시와 계약 체결일, 인감증명서나 사용인감계의 용도도 대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감이 찍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권한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 위임장에 적힌 계약 종류, 금액 한도, 유효기간
  • 계약서 작성일과 서명·날인한 사람의 표시
  • 본인이 상대방에게 보낸 이메일과 메신저 원문
  • 과거 같은 대리인이 체결한 계약과 본인의 이행 여부
  • 법인 등기사항증명서, 인감 관련 서류와 발급일
  • 상대방이 권한 확인을 요청하거나 답변받은 기록

본인이 나중에 인정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권한을 넘은 계약이라도 본인이 나중에 이를 인정하면 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추인은 명확한 동의서로 할 수도 있지만, 계약 내용을 알고도 물품을 받아 사용하거나 계약금을 수령하고 이행을 요구한 행동이 추인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추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인이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계약 당시로 거슬러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생긴 제3자의 권리를 해칠 수 없는 등 제한이 있으므로, 추인 전후의 날짜와 재산 처분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은 본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추인 여부를 답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모든 사건에 같은 일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며 계약 내용과 답변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합니다. 통지서가 본인에게 실제 도달한 날부터 정한 기간이 계산되는지가 중요하고, 그 안에 확답이 없으면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취급될 수 있으므로 우편 배송조회와 이메일 수신 기록을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추인 전 상대방과 대리인의 지위는 다릅니다

상대방은 본인이 추인하기 전까지 계약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계약할 때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면 철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추인 여부를 묻는 통지와 계약을 철회한다는 통지는 의미가 다르므로 문서 제목보다 실제 문구와 도달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추인하지 않고 대리인도 권한이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일정한 요건 아래 상대방은 대리인에게 계약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권한이 없음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했어도 알 수 있었던 경우, 대리인에게 행위능력 문제가 있었던 경우 등에는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리인이 곧바로 계약 당사자가 되는 것과 무권대리인으로 별도 책임을 지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1. 계약 당사자를 확인합니다

    계약서 첫머리와 서명란, 세금계산서, 입출금 내역에서 누구를 당사자로 표시했는지 대조합니다.

  2. 계약일 당시 권한을 복원합니다

    위임장 작성일, 권한 변경·종료 통지의 도달일, 메신저와 이메일 원문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외관과 확인 과정을 나눕니다

    본인이 제공한 권한의 외관과 상대방이 실제로 확인한 자료를 구분해 살펴봅니다.

  4. 계약 후 행동을 확인합니다

    대금 수령, 물품 사용, 이행 요구, 거절 통지 등 추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과 날짜를 정리합니다.

주의계약 후 침묵이나 일부 이행의 의미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금을 받거나 물품을 사용한 이유가 다른 계약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계약서, 입출금 내역, 통지서와 대화 원문을 함께 보지 않고 추인 또는 거절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 정리

대리권 초과 계약은 위임 범위만 확인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계약 당시 상대방이 권한을 믿은 객관적 근거와 본인이 계약 후 보인 행동까지 시간순으로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