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률·건축·투자·경영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은 뒤 계약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나 추가 비용, 계약상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과 전문가가 해야 할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전문가는 보통 성공을 보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맡은 범위 안에서 필요한 조사와 설명을 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나쁜 결과만으로 과실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전문가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대체로 어떤 업무를 맡겼는지, 그 업무에서 요구되는 주의를 위반했는지, 그 위반 때문에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책임과 위법한 행위로 손해를 입혔다는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당시 확인할 수 없었던 시장 변화까지 예측하지 못한 경우와, 계약서에 드러난 중대한 위험을 확인하지 않고 안전하다고 설명한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자문의 난이도, 시간과 비용, 해당 직역의 일반적인 업무 기준도 함께 고려됩니다.
- 판단이나 전망이 빗나간 경우
- 당시 자료를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불확실성과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손실만으로 책임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확인·설명해야 할 사항을 빠뜨린 경우
- 업무 범위에 포함된 핵심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거나 중요한 위험을 알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면 주의의무 위반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맡겼는지부터 문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의무는 의뢰인이 기대한 모든 업무가 아니라 실제로 합의한 자문 범위를 중심으로 정해집니다. 자문계약서가 없다면 제안서, 견적서, 비용 청구서, 이메일과 메신저 원문, 회의록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단순한 의견 문의였는지, 계약서 검토와 위험 분석까지 맡겼는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전문가에게 어떤 자료를 전달했는지도 중요합니다. 의뢰인이 핵심 계약서나 재무자료를 주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알린 경우에는 전문가가 판단할 수 있었던 범위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추가 확인 없이 확정적인 답변을 했다면 그 설명 방식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자문계약서·제안서에 적힌 업무 범위와 제외 업무
- 전문가에게 보낸 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세금 자료, 재무자료의 파일 원본
- 조언의 내용과 주의 문구가 남아 있는 이메일·메신저 원문·보고서
- 자문료 청구서와 입출금 내역
- 최종 계약 체결일과 계약 상대방에게 돈을 지급한 날짜
올바른 조언을 받았다면 어떻게 했을지를 따져봅니다
설명에 잘못이 있었더라도 그 잘못과 손해 사이의 연결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핵심 질문은 필요한 경고를 제때 받았다면 계약을 하지 않았거나 조건을 바꿀 수 있었는가입니다. 이미 계약하기로 결정한 뒤 형식적으로 자문을 받았다면 인과관계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문 보고서를 받은 직후 그 내용에 따라 계약 조항을 정하고 대금을 지급했다면 연결 관계를 설명하기가 비교적 수월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전후의 이메일, 수정 전후 계약서, 이사회나 내부 결재 문서, 상대방과 주고받은 협상 내용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분쟁이 생긴 뒤 작성한 설명보다 당시 남은 자료가 더 직접적인 판단 자료가 됩니다.
청구할 손해는 거래금액 전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손해액은 전문가에게 지급한 자문료나 계약 상대방에게 보낸 돈 전부로 자동 계산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조언을 받았을 때의 재산 상태와 실제 재산 상태의 차이를 살펴야 합니다. 계약을 통해 얻은 이익, 되돌려 받은 금액, 제3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도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계약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손실의 직접 원인이라면 상대방에 대한 청구와 전문가에 대한 청구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의뢰인이 위험을 알고도 거래를 진행했거나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는데 방치한 사정은 책임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 하나만으로 전문가의 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문서에 참고용이라는 문구나 책임 제한 조항이 있어도 계약 체결 과정, 조항의 설명 여부, 제한되는 책임의 범위와 잘못의 정도에 따라 효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한 전망이나 제한된 자료를 전제로 한 의견임이 명확했다면 그 내용도 함께 고려됩니다.
자료와 날짜를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자문을 요청한 날, 자료를 전달한 날, 답변을 받은 날, 최종 계약일, 대금 지급일, 손해를 처음 확인한 날을 한 줄의 시간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손해를 알게 된 경위가 담긴 세금 고지서, 계약 해지 통지서, 보수 요구서, 금융기관 안내도 원본 상태로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계약상 청구인지 불법행위에 따른 청구인지에 따라 기간과 출발점이 다를 수 있고, 거래가 상행위인지 또는 별도의 법률이 적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자문을 받은 날, 손해가 현실화된 날, 손해와 책임 주체를 알게 된 날 중 어느 시점이 기준이 되는지는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나 업체에 이의를 통지한 것만으로 권리가 장기간 보전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내용증명 발송일, 상대방의 회신일, 조정이나 소송 등 절차를 시작한 날짜를 따로 기록하고 시효 완성에 영향을 주는 조치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 정리전문가 자문 과실은 손실의 크기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맡긴 업무, 전달한 자료, 실제 조언, 당시 요구된 주의, 그 조언을 믿고 한 선택, 손해의 계산과 발생 시점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