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가기 화살표
  • 로그인
칼럼 형사범죄 성범죄
형사범죄 · 성범죄 2026.04.11 조회 0

미성년 피해자 영상녹화 진술, 증거능력 인정받는 절차와 요건 총정리

김준홍 변호사

얼마 전, 10대 자녀가 성범죄 피해를 당한 한 어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가 경찰에서 녹화 조사를 받았는데, 법정에서 또 진술해야 하나요?" 반복 진술로 인한 2차 피해가 걱정되는 마음은 당연합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미성년 피해자 영상녹화 진술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30조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26조는 19세 미만 피해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하여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절차 요건 하나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어 재판에서 큰 타격을 입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영상녹화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까지의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드리겠습니다.

Step 1. 영상녹화 진술 실시 - 조사 단계의 핵심 요건

1누가, 어디서 녹화하는가

영상녹화는 수사기관(경찰 또는 검찰)이 실시합니다. 대부분 각 경찰서 내 진술녹화실 또는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에서 진행됩니다. 녹화 장소는 피해 아동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2신뢰관계인의 동석

성폭력처벌법 제34조에 따라 19세 미만 피해자 조사 시 신뢰관계에 있는 자(부모, 보호자, 상담사, 진술조력인 등)가 동석할 수 있습니다. 신뢰관계인의 동석 여부는 추후 증거능력 판단에서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됩니다.

3진술조력인 참여

13세 미만 아동이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인 경우, 법원에 진술조력인 선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35조). 진술조력인은 질문을 아동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무에서는 조력인 참여 여부가 진술의 신빙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요기간: 피해 신고 후 보통 1~2주 이내 영상녹화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사안이 긴급하거나 아동의 기억이 변질될 우려가 있는 경우 48시간 이내 실시되기도 합니다.

비용: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실시하므로 피해자 측에 별도 비용은 없습니다.

Step 2. 영상녹화물 봉인과 보관 - 절차적 엄격성이 관건

한 사건에서 녹화 과정 자체는 완벽했지만, 녹화 후 CD를 봉인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증거능력이 다투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이 단계가 실무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1조사 직후 즉시 봉인

영상녹화가 끝나면, 조사관은 녹화물을 저장한 저장매체(CD, DVD 또는 USB)를 피해자 또는 신뢰관계인 앞에서 즉시 봉인해야 합니다. 봉인 과정에서 피해자(또는 법정대리인)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합니다.

2원본의 무결성 확보

봉인된 원본은 수사기관이 별도 보관하며, 재판 시까지 개봉하지 않습니다. 편집이나 변조가 없음을 담보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해시값(디지털 원본 동일성 확인 코드)을 별도 기록하는 것이 최근 실무 추세입니다.

3조서 작성과 녹취록 병행

영상녹화와 별도로 조사 과정의 녹취록(녹취서)이 작성됩니다. 녹취록은 법정에서 영상녹화물 재생 전후에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보조자료로 활용됩니다.

필요서류: 영상녹화 동의서(법정대리인 서명), 봉인확인서, 신뢰관계인 동석확인서, 녹취록

주의: 봉인 과정에서 피해자 서명이 누락되거나, 봉인 전에 녹화 장소를 이탈한 사실이 확인되면 증거능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Step 3. 법정에서의 증거능력 인정 요건 - 재판 단계

영상녹화물이 실제로 증거로 채택되려면 법정에서 몇 가지 추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피고인 측의 이의제기가 집중되므로,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1성립의 진정 인정

영상녹화물에 수록된 진술이 피해자가 실제로 한 진술과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에 따라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영상녹화물의 성립의 진정(녹화 내용이 자신의 진술과 같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피해자 출석이 어려운 경우의 예외

다만 피해자가 다음의 사유로 법정 출석이 극히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피해 아동의 연령이 극히 어려 법정 출석 자체가 2차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
  • 피해자가 외국에 거주하거나 소재 파악이 불가능한 경우
  •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진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 소견이 있는 경우

이 경우에도 법원은 영상녹화물의 적법한 절차 준수 여부를 매우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3피고인 반대신문권 보장

헌법상 피고인의 반대신문권(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은 영상녹화 증거능력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한 경우 피고인 측에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합니다. 다만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 비디오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를 통한 신문(차폐 신문)이 허용되어, 피고인과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서도 반대신문이 가능합니다.

소요기간: 공판 과정에서 영상녹화물 증거능력 심사는 보통 1~3회 공판기일(약 1~3개월)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필요서류: 영상녹화물 원본(봉인 상태), 봉인확인서 사본, 녹취록, 진술조력인 참여확인서(해당 시)

영상녹화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주요 사유

실무에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대표적인 사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사유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1. 봉인 절차 하자 - 피해자 면전에서 봉인하지 않았거나 서명이 누락된 경우

2. 녹화 중 부적절한 유도신문 - 조사관이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을 반복한 경우

3. 신뢰관계인 미동석 - 정당한 사유 없이 신뢰관계인의 동석이 배제된 경우

4. 녹화의 기술적 결함 - 음성이 끊기거나, 녹화 시작 전후의 과정이 누락된 경우

5. 성립의 진정 미확인 - 피해자가 법정에서 녹화 내용의 진정성을 부인한 경우

피해자 측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

영상녹화 진술의 증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피해자(또는 법정대리인) 측에서 사전에 챙겨야 할 실무적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영상녹화 조사 전에 진술조력인 선정 필요 여부를 미리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의 경우 진술조력인 참여가 진술의 신빙성과 증거능력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둘째,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할 사람을 사전에 정하되, 해당 사건의 목격자나 이해관계인은 신뢰관계인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증인 적격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녹화 조사 후 봉인 과정에서 반드시 서명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관이 절차를 안내하겠지만, 피해자 측에서도 봉인확인서 교부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넷째, 공판 단계에서 피해 아동의 법정 출석 여부와 방식(직접 출석, 비디오 중계, 차폐시설 이용 등)에 대해 변호사와 충분히 논의해야 합니다. 출석 방식에 따라 2차 피해의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성년 피해자의 영상녹화 진술은 반복 진술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면서도 정확한 피해 사실을 보존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그러나 절차적 요건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수사 초기 단계부터 각 요건을 빠짐없이 점검하는 것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
김준홍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 다투어지는 사건을 많이 접해왔는데, 대부분 녹화 자체보다 봉인 절차의 사소한 흠결이 문제가 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절차적 요건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재판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가능한 빨리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미성년 피해자 영상녹화 #영상녹화 진술 증거능력 #성폭력 피해자 진술 #아동 성범죄 증거 #진술조력인 제도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