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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마약·도박 2026.04.17 조회 77

의료용 마약류 처방 오남용, 의사도 처벌받을 수 있을까

이재익 변호사
법률사무소 재익 · 서울특별시 서초구

의료 현장에서 마약류를 취급하는 의사 선생님들, 그리고 마약류 진통제나 수면제 처방을 받고 계신 환자분들 모두 한 번쯤은 걱정해 보셨을 문제입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이 정당한 치료 범위를 벗어나면 의사 역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오남용 시 의사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계신 분들이라면 끝까지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사건의 개요 - C 내과의원 김모 원장의 사례

서울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김모 원장(52세)은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10여 명에게 약 2년간 펜타닐 패치와 졸피뎀(수면유도제)을 반복 처방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치료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환자에게는 의학적 필요성에 대한 재평가 없이 환자가 요청하는 대로 처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한 환자에게는 월 처방 한도를 초과하여 펜타닐을 처방한 사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NIMS) 모니터링에 포착되었습니다.

사건의 핵심 사실

- 펜타닐 패치 과다 처방: 1개월 기준 통상 처방량의 약 2.5배

- 졸피뎀 장기 반복 처방: 24개월간 재진 없이 전화 처방

- 대상 환자 수: 12명 (그중 3명은 타 병원에서도 동일 약물 중복 수령)

결국 김 원장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고, 환자 일부는 약물 의존 상태에 이르러 별도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쟁점 1 - 정당한 의료행위와 오남용 처방의 경계

이 사안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김 원장의 처방이 정당한 의료행위에 해당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구분하고 있으며, 의료용 마약류는 의사가 치료 목적으로만 처방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9조의2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의사)는 치료 목적 외에 마약류를 투약하거나 투약을 위한 처방전을 발급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정당한 치료 목적 여부를 판단할 때 주로 고려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학적 필요성

해당 약물이 환자의 증상에 비추어 의학적으로 필요한지, 다른 대체 약물은 없었는지가 검토됩니다.

처방량과 기간의 적정성

통상적인 처방 기준 대비 현저히 과다한 양이나 비정상적으로 긴 처방 기간은 오남용의 중요한 징표가 됩니다.

환자 상태 재평가 여부

장기 처방 시 정기적으로 환자 상태를 재평가했는지, 아니면 기계적으로 반복 처방만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김 원장의 경우 24개월간 대면 진료 없이 전화만으로 졸피뎀을 반복 처방했고, 펜타닐 패치 역시 통상 처방량을 크게 초과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정당한 치료 목적의 처방으로 인정받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쟁점 2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처벌 수위

의사가 치료 목적을 벗어나 마약류를 처방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주요 처벌 규정

- 마약 불법 투약 또는 처방: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58조 제1항)

-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투약 또는 처방: 10년 이하 징역 (제61조 제1항)

- 영리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가중 처벌 대상

펜타닐은 마약으로,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됩니다. 김 원장이 처방한 약물 중 펜타닐에 대해서는 마약 관련 조항이 적용되어 더 무거운 처벌이 예상됩니다.

또한 처방 건수가 다수이고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실무상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는 의사 면허 취소 처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마약류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에 대해 의료법 제65조에 따라 면허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쟁점 3 - 환자의 중복 수령과 의사의 주의의무

이 사건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쟁점은, 환자 3명이 다른 병원에서도 동일 마약류를 처방받아 중복 수령했다는 점입니다.

2023년부터 의료기관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통해 환자의 마약류 처방 이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었습니다. 의사에게는 마약류 처방 전 환자의 다른 의료기관 처방 이력을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이를 게을리한 채 처방한 경우 과실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이 NIMS 조회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중복 수령 사실을 알면서도 처방을 계속한 것이라면 형사책임이 한층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스템 조회를 성실히 하였으나 기술적 오류 등으로 중복이 파악되지 않았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항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관련 실무적 조언

이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 계신 의료인분들, 또는 처방받는 환자분들께 몇 가지 실무적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의료인의 경우

마약류 처방 시에는 반드시 의학적 필요성을 진료기록부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장기 처방이 필요한 환자라면 정기적인 대면 진료와 상태 재평가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향후 법적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이 됩니다.

NIMS 조회 습관화

마약류 처방 전 NIMS를 통해 환자의 타 기관 처방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조회 기록 자체가 의사의 주의의무 이행을 증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수사 개시 시 조기 대응

식약처나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온 경우, 즉시 관련 진료기록과 처방 내역을 정리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의 경우

여러 병원에서 동일한 마약류를 중복으로 처방받는 행위는 환자 본인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처방받는 약물에 대해 담당 의사와 솔직하게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문제는 의사의 직업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사안입니다. 혹시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계시거나 불안한 상황이라면, 관련 기록을 빠짐없이 정리해 두시고 사안의 심각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이재익
이재익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재익 · 서울특별시 서초구
마약류 처방 관련 수사를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진료기록부의 기재 충실도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의학적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지 않으면 정당한 치료행위였더라도 소명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수사 착수 전이라도 처방 내역에 의문이 있으시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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