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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형사범죄 ·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2026.04.19 조회 120

음주측정 전 물을 마셨다면 측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심승현 변호사

음주단속 현장에서 물을 마신 뒤 호흡측정을 했습니다. 측정값이 부정확하다고 다툴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정리하면, 음주측정 전 물 섭취 사실만으로 측정 결과가 무효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다만 측정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증거능력 자체를 다투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하에서 법적 근거와 실무상 쟁점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호흡측정의 법적 근거와 기본 절차

음주운전 단속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따라 호흡측정기를 사용하여 이루어집니다. 경찰청 내부 지침에 따르면, 측정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찰 음주측정 표준 절차 핵심

- 음주측정 전 약 15~20분의 관찰 시간(대기 시간)을 두어 구강 내 잔류 알코올이 휘발되도록 합니다.

- 대기 시간 중 음식물이나 음료의 섭취, 구토, 트림 등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대기 시간 중 이상 행위가 있으면 다시 대기 시간을 부여한 뒤 측정합니다.

이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측정 전에 물을 마셨다 하더라도 측정값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인 판단입니다. 물(수분) 자체는 알코올 농도를 높이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 섭취가 측정값에 미치는 영향, 과학적으로 어떨까

이 부분이 핵심 쟁점입니다. 음주측정 오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대체로 두 가지 논리를 제시합니다.

1
구강 내 잔류 알코올 희석 주장 - 물을 마시면 입안의 알코올이 씻겨 나가 오히려 수치가 낮아지므로, 측정값은 실제보다 낮다는 주장입니다. 이 논리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방향이므로 측정 무효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2
구강 내 새로운 반응 유발 주장 - 물 섭취로 인해 위 속 알코올이 역류하거나, 구강 점막에 남아 있던 알코올이 재반응하여 수치가 왜곡되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를 인정받으려면 과학적 감정 결과나 전문가 의견서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리하면, 물 섭취 자체로 호흡 측정값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는 과학적 근거는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이 주장이 단독으로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된 사례는 찾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측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경우는

물 섭취 사실 자체보다는, 측정 절차 전반의 하자를 함께 다투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법원에서 호흡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이나 증명력이 문제된 경우는 주로 다음과 같은 유형입니다.

증거능력이 다투어지는 대표적 유형

- 15~20분 대기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곧바로 측정한 경우

- 대기 시간 중 피의자가 구토, 트림 등을 했으나 재측정 없이 진행한 경우

- 측정기기의 정기 교정(검정) 기한이 도과한 경우

- 2회 측정 간 수치 편차가 0.030% BAC 이상으로 현저한 경우

- 피의자가 혈액검사를 요구했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당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에 따르면,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게는 혈액검사를 요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현장에서 이 권리를 고지받지 못했거나, 혈액검사 요청이 부당하게 거부되었다면, 이는 호흡측정 결과의 증거 능력을 다투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실무에서의 대응 전략

음주측정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면,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측정 전 대기 시간 준수 여부 - 단속 경위서나 현장 영상(블랙박스, 바디캠)을 통해 최초 정차 시각과 측정 시각 사이의 간격을 확인합니다. 15분 미만이라면 절차 위반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2
측정기기의 검정 유효기간 확인 - 호흡측정기는 1년 주기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정을 받아야 합니다. 검정 기한이 경과한 기기의 측정값은 증거 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3
혈액검사 요청 여부 및 거부 경위 - 현장에서 혈액검사를 요청했는지, 요청했다면 어떤 이유로 실시되지 않았는지를 기록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4
현장 상황의 객관적 증거 확보 - 단속 직전 음주량, 음주 후 경과 시간, 체중 등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Widmark formula)에 의한 역추산 결과와 호흡측정값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면 보강 논거가 됩니다.

단, 위드마크 역추산은 개인의 체질, 흡수율 등 변수가 크기 때문에 그 자체로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보다는, 호흡측정 절차의 하자와 결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되는 보조 자료에 해당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핵심 요약

- 음주측정 전 물 섭취만으로는 측정 결과의 오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물은 혈중알코올농도(BAC)를 높이는 물질이 아니므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 다만 15분 대기 미준수, 기기 검정 기한 경과, 혈액검사 요청 거부 등 절차적 하자가 함께 있다면 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이 가능합니다.

- 현장에서 가능하다면 반드시 혈액검사를 요청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입니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처벌 대상이 되며(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 0.08% 이상이면 가중처벌됩니다. 측정값이 경계 부근에 있는 경우 0.001%의 차이가 처벌 수위를 결정하므로, 측정 절차의 적법성 여부는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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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현 변호사의 코멘트
음주측정 사건을 다루다 보면, 물 섭취보다 측정 전 대기 시간 미준수나 기기 검정 기한 경과 같은 절차적 문제가 실질적으로 유효한 다툼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현장에서 혈액검사 요청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이후에 문제를 제기하려 하면 상당히 불리해지므로, 조기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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