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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대여금·채권·보증·채권추심
민사·계약 · 대여금·채권·보증·채권추심 2026.04.21 조회 1

변제충당 순서, 원금과 이자 중 어디에 먼저 적용될까?

한정윤 변호사

돈을 빌려주고 나서, 채무자가 일부 금액을 갚았을 때 "이 돈이 원금에서 빠지는 건지, 이자에서 빠지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변제충당(갚은 돈을 원금과 이자 중 어디에 먼저 적용할지 정하는 것)의 순서에 따라 최종적으로 남는 채무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변제충당 합의를 둘러싸고 분쟁이 생긴 가상 사례를 통해, 실무에서 어떤 법적 쟁점이 발생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소규모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는 A씨(48세)는 2022년 3월, 지인 B씨(53세, 자영업)에게 5,000만 원을 연 12% 이자로 빌려주었습니다. 차용증에는 "매월 50만 원씩 변제하되, 변제금은 이자에 우선 충당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B씨는 약 1년 6개월간 매월 50만 원씩 총 900만 원을 갚았습니다. 그런데 A씨가 남은 원리금을 계산해 보니, B씨가 갚은 900만 원은 대부분 이자에 충당되어 원금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B씨는 "900만 원이나 갚았는데 원금이 그대로라니 부당하다"며 변제충당 합의의 효력을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쟁점 1. 이자 우선충당 합의는 유효한가

민법 제479조 제1항은 채무자가 한 개의 채무에 대해 원본, 이자, 비용을 지급할 경우 비용 - 이자 - 원본 순서로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법정 변제충당" 순서라고 합니다.

즉, 별도의 합의가 없더라도 법률상 이자가 원금보다 먼저 충당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사례에서 A씨와 B씨의 "이자 우선충당 합의"는 민법의 원칙과 같은 방향이므로, 그 자체로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핵심 포인트

다만, 당사자 간 합의로 원금을 먼저 충당하기로 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민법 제476조는 합의(지정충당)를 법정충당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떤 합의를 했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B씨가 "이자 우선충당 합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불리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합의 당시 착오, 사기, 강박 등 의사표시의 하자가 있었음을 입증하거나, 합의 내용 자체가 공서양속에 반하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쟁점 2. 약정 이율 연 12%가 과도한 것은 아닌가

변제충당 순서 문제와 함께, B씨 입장에서는 약정 이율 자체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현행 이자제한법은 금전 대차에 관한 최고 이자율을 연 20%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와 B씨 간의 약정 이율 연 12%는 법정 상한(연 20%) 이내이므로, 이자제한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B씨가 "이율이 높아서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이자 약정의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이자율 상한

개인 간 금전소비대차에서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약정은 초과 부분에 한하여 무효가 됩니다. 만약 A씨가 연 25%를 약정했다면, 초과분인 5%에 해당하는 이자는 원금 변제에 충당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자율이 법정 한도 내라고 하더라도, 이자 우선충당으로 인해 원금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 구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쟁점 3. 실제 계산으로 보는 변제충당의 차이

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최종 잔존 채무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자 우선충당 시 (A씨 주장)

- 월 발생 이자: 5,000만 원 x 12% / 12 = 50만 원

- 매월 변제 50만 원은 이자 50만 원에 전액 충당

- 18개월 후 원금 잔액: 5,000만 원 (변동 없음)

원금 우선충당 시 (B씨 희망)

- 매월 변제 50만 원이 원금에 먼저 충당

- 18개월 후 원금 잔액: 약 4,100만 원

- 다만 미지급 이자가 별도로 누적됨

위와 같이, 동일한 900만 원을 변제하더라도 충당 순서에 따라 원금 잔액에 약 90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월 변제액과 월 이자가 거의 같은 수준이면, 이자 우선충당 시 원금이 사실상 줄어들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차용증 작성 단계에서 변제충당 순서를 명확히 정하고, 매월 변제액이 이자를 초과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적 조언

이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 계신 분들을 위해, 실무에서 자주 드리는 조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차용증에 변제충당 순서를 반드시 명시하세요. "원금 우선충당" 또는 "이자 우선충당" 중 어떤 방식인지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나중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월 변제액은 월 이자보다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원금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채무 총액이 감소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회수가 가능해집니다.
3
변제 내역을 매월 서면으로 기록하세요. 송금 내역만으로는 그 돈이 원금과 이자 중 어디에 충당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매번 "이번 달 50만 원은 이자 OO원, 원금 OO원에 충당"이라고 기록을 남겨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4
이자제한법 상한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는 무효이며, 초과 징수된 이자는 원금 변제에 충당됩니다. 특히 채권자 입장에서는 법정 한도를 넘기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분쟁이 시작되면 조기에 대응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변제충당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누적되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정리하시는 것이 양 당사자 모두에게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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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윤 변호사의 코멘트
변제충당 분쟁은 차용증 한 줄의 차이로 수백만 원의 결과가 달라지는 사안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변제충당 순서를 아예 정하지 않아 분쟁이 커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채권관계가 정리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잔존 채무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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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