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Q. 3년 전 수술을 받았는데 최근에야 의료진의 실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의료과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의료과오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그 기산점(시효가 시작되는 시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수술받은 날부터 시효를 계산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의료과오는 대부분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766조가 적용됩니다. 시효는 두 종류가 동시에 돌아갑니다.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즉, 수술일로부터 10년이 넘었으면 아무리 최근에 알았어도 원칙적으로 청구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10년이 안 지났어도, 손해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단기시효 3년의 기산점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은 단순히 몸이 아프다는 걸 안 날이 아닙니다.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합니다. 판례는 이를 엄격하게 봅니다.
질문자의 사례처럼 3년 전 수술을 받았지만, 그것이 의료진의 과실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면, 시효는 그 사실을 안 시점부터 3년이 진행됩니다. 수술일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안 날"의 판단은 주관적 인식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봅니다. 병원 측이 과실을 시인했거나, 진료기록 감정 결과가 나왔거나, 재수술 과정에서 원인이 밝혀진 시점 등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후유증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손해가 나중에 발생했다면, 그 새로운 손해에 대한 시효는 새롭게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수술 직후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 수년 뒤 신경 손상 후유증이 확인된 경우, 그 후유증 손해는 확인된 시점부터 다시 3년의 시효가 시작됩니다. 상해의 태양(모습)이 질적으로 달라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과오가 의심되는 순간, 두 가지를 동시에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3년 시효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면, 소송을 바로 제기하기 어렵더라도 방법이 있습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시효가 중단됩니다. 손해액 산정이 덜 끝났다면 일부만 청구하는 방식으로 소를 제기해 시효를 잡아둘 수 있습니다.
진료기록 확보가 관건입니다. 의료과오 입증은 진료기록 감정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효 문제와 별개로 기록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