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달려든 다른 개에게 우리 아이가 물리는 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하시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분들에게는 치료비 문제뿐 아니라 그 놀란 마음까지 그대로 상처로 남습니다.
막상 반려동물 상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려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구를 준비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들을 하나씩 짚어 드리겠습니다.
사고 직후의 사진과 영상, 주변 CCTV, 목격자 연락처는 가장 중요한 증거입니다. 어느 쪽 개가 먼저 공격했는지, 목줄(리드줄) 착용 여부가 어땠는지가 과실 판단의 핵심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우니 가능한 한 그 자리에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민법은 동물 점유자(견주)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대 견주가 목줄을 하지 않았거나 입마개가 필요한 견종임에도 착용하지 않았다면, 관리 소홀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견주의 이름과 연락처, 당시 관리 상태를 꼭 확인해 두세요.
반려동물 상해 손해배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실제 지출한 치료비입니다. 진찰, 수술, 입원, 약제비, 재진료비까지 모든 영수증과 진료 기록을 보관하셔야 합니다. 향후 추가 치료가 예상된다면 수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거에는 치료비가 그 동물의 시장가치(교환가치)를 넘으면 초과분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이 반영되면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통상 필요한 범위의 치료비라면 교환가치를 다소 넘더라도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치료가 과잉이 아니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반려동물이 심하게 다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 보호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액수는 상해 정도, 반려 기간, 가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해 결정되며 실무상 치료비만큼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로 인한 고통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우리 반려동물도 목줄을 하지 않았거나,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 먼저 접근했다면 과실상계(쌍방 과실에 따라 배상액을 조정하는 것)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내 쪽의 과실 비율을 미리 가늠해 두면 합의나 소송에서 현실적인 기준을 세우는 데 유리합니다.
치료비 규모가 크지 않고 상대가 책임을 인정한다면 내용증명을 통한 합의가 빠른 해결책이 됩니다. 반대로 상대가 책임을 부인하거나 금액 차이가 크다면 소액사건 심판 등 소송 절차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증거가 충분해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