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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6. 1. 26. 선고 2015나634 판결]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홍훈희)
씨제이건설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장시영 외 2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2. 5. 선고 2014가합28744 판결
2015. 6. 11.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10. 19.부터 2016. 1. 26.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10.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 사실
가. 주식회사 니즈몰(이하 ‘니즈몰’이라 한다)은 성남시 (주소 생략) 외 1필지 지상에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를 신축ㆍ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분양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사이고, 피고는 위 ‘○○○상가’의 시공사이다.
나. 원고는 2002. 12. 5.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중 3층 20호 내지 23호 및 3층 227호, 228호에 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계약금 합계 41,400,000원, 개발비 합계 60,000,000원, 중도금 합계 330,000,000원을 납부하였다.
층/호수계약일계약금중도금잔금개발비대출본인부담3/20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1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3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7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8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합계 4,140만 원1억 9,800만 원1억 3,200만원68,994,000원6,000만 원
다. 니즈몰은 2002. 12. 24. 피고,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케이비부동산신탁’이라 한다), 엘지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엘지투자증권’이라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분양사업에 관한 자금조달 및 자금관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약정(이하 ‘이 사건 사업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제15조 분양 및 분양수입금 관리① 이 사건 분양사업과 관련된 수입금 일체는 ‘병(케이비부동산신탁을 칭함, 이하 같다) 명의로 개설한 분양수입금관리계좌(이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라 한다)에 입금되어야 한다.② 이 사건 분양사업에 따른 분양개시 후 이 사건 관리계좌에 입금된 수입금의 인출절차는 ‘을(피고를 칭함)’의 동의서를 첨부한 ‘갑(니즈몰을 칭함)’의 서면요청에 의해 ‘병’이 인출하기로 한다.
라. 원고는 2005. 9. 3.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미 납부한 분양대금 중 계약금과 개발비 합계 101,400,000원은 포기하고 중도금 중 본인 부담분 1억 3,200만 원(이하 ‘이 사건 해약금’이라 한다)만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
마. 이에 따라 니즈몰은 2005. 10. 8.경 이 사건 해약금의 지급을 위해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데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불응하였다.
바. 한편, 피고는 그 후에도 2006. 3. 13.까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을 지속적으로 인출ㆍ수령하였고,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정 근거] 갑1∼5(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날인한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책임이 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로서 니즈몰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분양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업주체이므로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이 사건 사업약정은 피고, 니즈몰 등 사이의 내부 합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수분양자인 원고를 위하여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인데 피고는 위와 같은 사무처리 약정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부당이득반환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이 사건 사업약정의 해석상 피고 등이 공동관리하는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자금은 니즈몰의 원고에 대한 분양대금 반환 채무 변제, 니즈몰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의 변제 순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니즈몰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지급 순위를 위반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자금으로 자신의 공사대금을 먼저 지급 받았다. 원고는 위 해약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동액 상당의 공사대금을 우선 변제받는 이득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라. 불법행위(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에 기한 손해배상
피고는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수분양자인 원고를 위해 신의칙상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자금인출에 동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이에 부동의하고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 사건 해약금에 앞서 자신의 공사비를 인출해 감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 받지 못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다.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 단
가.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의 존부
1) 먼저,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 당사자로서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1-1~6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날인하였고,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니즈몰, 매수인, 피고의 날인 및 간인이 없으면 계약이 무효이고, 분양대금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입금해야 하며, 위 계좌에 입금된 액수만을 납부금액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서의 ‘매도인’란이 아닌 ‘시공사’란에 날인한 점, 이 사건 분양사업과 같은 대규모 건축사업의 경우 시행사의 이중분양 및 분양대금 유용 등을 막기 위해 ‘시공사의 날인이 없는 분양계약은 무효’라는 내용을 분양계약서상에 명시하고 분양대금을 제3자인 부동산신탁회사가 관리하는 특정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함이 일반적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의 당사자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의 당사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다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 또는 실질적 사업주체로서 분양대금 반환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실질적인 사업주체의 개념 자체도 불분명하며, 설령 피고가 시행사인 니즈몰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분양에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갑3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업약정 제18조, 제19조에서 ‘니즈몰의 파산 등으로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사업을 계속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피고가 위 사업을 인수할 의무가 있지만, 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정산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정산 후의 손익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니즈몰만이 갖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채무불이행책임 여부
시행사인 니즈몰과 시공사인 피고, 자금관리 신탁회사인 케이비부동산신탁, 엘지투자증권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사업약정(갑3)은 이 사건 분양사업의 추진을 위해 니즈몰이 수분양자들로부터 받은 분양대금을 케이비부동산신탁 명의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예치하여 사업 자금을 공동으로 관리 및 집행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체결된 것이고, 위 사업약정에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반환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피고가 분양수입금 등의 사업 자금을 공동관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업약정이 곧바로 분양수입금 등의 공동관리자인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수분양자를 위하여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부당이득반환의무 여부
이 사건 해약금과 같은 분양대금반환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6조에 자급 집행의 항목으로 정하고 있지 않고, 그 밖에 이 사건 사업약정서에 분양대금 반환을 공사대금 등의 채권보다 우선하여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의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니즈몰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보다 우선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하여야 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1) 일반적으로 채권에 대하여는 배타적 효력이 부인되고 채권자 상호간 및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 자유경쟁이 허용되는 것이어서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로 되지는 않는 것이지만, 거래에 있어서의 자유경쟁의 원칙은 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에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였다면 이로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ㆍ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다3243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5. 9. 3.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미 납부한 분양대금 중 계약금과 개발비 합계 101,400,000원은 포기하고 중도금 중 이 사건 해약금 132,000,000원만을 반환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니즈몰은 2005. 10. 8. 피고에게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알리면서 이 사건 해약금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인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통지서와 함께 인출 일자가 2005. 10. 19.로 기재되어 있는 분양수입금 관리계좌 인출결의서와 권리포기각서, 계약해지신청서, 분양계약서 사본 등을 첨부하여 발송하여 이 사건 해약금의 인출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였고 위 서류들은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는 그 인출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은 채 그 후부터 2006. 3. 13.까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자신의 공사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분양수입금을 인출ㆍ수령하였고, 결국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하게 되어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니즈몰의 이 사건 해약금 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 요청을 거부하고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자신의 공사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금원을 우선적으로 인출하여 감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자신의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적법하게 취득한 원고의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권을 침해하게 됨을 알면서도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피고의 공사대금만의 우선 추심을 위하여 금원을 인출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같은 부동산 선분양 개발사업 시장에서 거래의 공정성과 건전성을 해하고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경제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니즈몰로부터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약금 1억 3,2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5조에 따라 수분양자가 지급한 분양대금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모두 입금되어 공동관리의 대상이 되고 시행사인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입금된 금원을 인출하기 위하여는 시공사인 피고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피고가 니즈몰의 인출 요청서에 응하지 않는 등으로 인출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니즈몰로서는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수분양자들에게 사실상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그 해약 환급금을 반환할 방법이 없다.
② 그 결과 수분양자들로서는 그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는 경우에도 피고가 그 인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피고의 공사대금 채권이 모두 변제되고 나서야 비로소 해약 환급금을 반환받을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③ 피고는 니즈몰로부터 해제된 이 사건 분양계약서 사본 등과 함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 사건 해약금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 요청서를 송부받았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해약금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실상 원고가 니즈몰로부터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 받을 방법이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니즈몰의 인출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계속하여 자신의 공사대금 수령을 위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해져 원고는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었다.
④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5조에서 피고에게 자금 인출에 관한 동의 권한을 부여한 것은 니즈몰이 사업 자금을 불법적으로 유용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여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자신의 니즈몰에 대한 공사대금을 우선적으로 지급 받기 위하여 분양계약의 적법한 해제에 따라 수분양자들이 정당하게 반환받아야 할 분양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이러한 인출 동의 권한이 있음을 기화로 정당한 이유 없이 니즈몰이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수분양자들에게 해약 환급금을 반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그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⑤ 중도 해약금 반환은 이 사건 분양사업과 같은 선분양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정당한 사업비 성격을 가지므로 그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를 지출하는 것은 정상적인 자금집행에 해당한다. 따라서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라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하기 위하여 위 해약금 상당의 금원 인출에 대한 동의 요청을 한 경우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⑥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6조에 분양계약 해제에 따라 발생하는 분양대금 반환의무의 지급 순서에 관하여 따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니즈몰과 피고 등 사이에 중도 해약 환급금을 가장 마지막 순서로 집행하도록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사업약정에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중도 해약 환급금 반환 등에 관하여 다룬 조항이 전혀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는 니즈몰의 지급 요청에 따라 그 때마다 금원을 인출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⑦ 실제로 이 사건 상가의 다른 수분양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관련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62842호, 서울고등법원 2012나26789호, 대법원 2013다32666호)에 따르면, 니즈몰은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과의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피고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여 수분양자들의 국민은행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였는데, 이와 같이 분양계약 해제 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이 인출된 사례는 2003. 7.부터 2006. 8.까지 분양계약 88건, 상환금액 합계 2,877,170,000원에 이른다. 이러한 분양계약 해제 후 중도 해약 환급금 반환을 위한 88회의 금원 인출에 관하여 시공사인 피고가 그 인출 동의를 거부한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⑧ 위와 같이 피고가 중도 해약 환급금의 지급을 위하여 분양수입금의 인출에 동의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이 인출된 다수의 사례가 있는데다가, 통상의 거래관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금원 인출을 거절함이 상당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피고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에 터잡아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금원 인출을 거절하고 그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는 공공의 이익과 선분양시장의 경제질서유지 측면에서 볼 때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⑨ 이 사건 선분양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우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시행사, 시공사 등은 이를 제3자에게 다시 분양하거나 미분양물을 담보신탁계약에 따라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공사대금에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반면 수분양자로서는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있는 금원으로 중도 해약 환급금을 반환받기를 기대하는 것 이외에는 사실상 달리 채권 보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⑩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니즈몰에 대하여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의 경우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있는 분양수입금은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재원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이 사건 해약금의 지급을 위한 니즈몰의 금원 인출 요청을 거절한 채 자신의 공사대금의 우선 수령을 위하여 분양수입금을 인출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해 짐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이상, 원고에게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4.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니즈몰의 자금 인출 요청서(갑4-1)에 첨부된 관리 계좌 인출 결의서(갑4-2)의 ‘인출 일자’에 기재되어 있는 2005. 10. 19.에는 적어도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이 피고의 인출 동의 거부에 따라 반환되지 않고 있음을 인지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후인 2014. 5. 29.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상 피고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나.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며,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 그리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손해를 안 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7. 12. 선고 2006다17539 판결 참조).
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관리 계좌 인출 결의서(갑4-2)에 인출 일자로 2005. 10. 19.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당시 원고가 피고의 인출 동의 거부행위가 있었음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손해 및 가해자를 추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손해의 발생 사실 및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까지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 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 상당인 1억 3,2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니즈몰이 인출 예정일로 요청하였던 날이자 피고의 인출 거부행위가 있었던 시점으로 보이는 2005. 10.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1. 26.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부분에 대하여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은 상행위로 인한 채무나 이와 동일성을 가진 채무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상행위가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이 부분 지연손해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춘(재판장) 권동주 황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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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6. 1. 26. 선고 2015나634 판결]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홍훈희)
씨제이건설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장시영 외 2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2. 5. 선고 2014가합28744 판결
2015. 6. 11.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10. 19.부터 2016. 1. 26.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10.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 사실
가. 주식회사 니즈몰(이하 ‘니즈몰’이라 한다)은 성남시 (주소 생략) 외 1필지 지상에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를 신축ㆍ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분양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사이고, 피고는 위 ‘○○○상가’의 시공사이다.
나. 원고는 2002. 12. 5.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중 3층 20호 내지 23호 및 3층 227호, 228호에 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계약금 합계 41,400,000원, 개발비 합계 60,000,000원, 중도금 합계 330,000,000원을 납부하였다.
층/호수계약일계약금중도금잔금개발비대출본인부담3/20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1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3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7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3/2282002. 12. 5.690만 원3,300만 원2,200만 원11,499,000원1,000만 원합계 4,140만 원1억 9,800만 원1억 3,200만원68,994,000원6,000만 원
다. 니즈몰은 2002. 12. 24. 피고,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케이비부동산신탁’이라 한다), 엘지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엘지투자증권’이라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분양사업에 관한 자금조달 및 자금관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약정(이하 ‘이 사건 사업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제15조 분양 및 분양수입금 관리① 이 사건 분양사업과 관련된 수입금 일체는 ‘병(케이비부동산신탁을 칭함, 이하 같다) 명의로 개설한 분양수입금관리계좌(이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라 한다)에 입금되어야 한다.② 이 사건 분양사업에 따른 분양개시 후 이 사건 관리계좌에 입금된 수입금의 인출절차는 ‘을(피고를 칭함)’의 동의서를 첨부한 ‘갑(니즈몰을 칭함)’의 서면요청에 의해 ‘병’이 인출하기로 한다.
라. 원고는 2005. 9. 3.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미 납부한 분양대금 중 계약금과 개발비 합계 101,400,000원은 포기하고 중도금 중 본인 부담분 1억 3,200만 원(이하 ‘이 사건 해약금’이라 한다)만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
마. 이에 따라 니즈몰은 2005. 10. 8.경 이 사건 해약금의 지급을 위해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데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불응하였다.
바. 한편, 피고는 그 후에도 2006. 3. 13.까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을 지속적으로 인출ㆍ수령하였고,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정 근거] 갑1∼5(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날인한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책임이 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로서 니즈몰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분양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업주체이므로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이 사건 사업약정은 피고, 니즈몰 등 사이의 내부 합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수분양자인 원고를 위하여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인데 피고는 위와 같은 사무처리 약정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부당이득반환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이 사건 사업약정의 해석상 피고 등이 공동관리하는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자금은 니즈몰의 원고에 대한 분양대금 반환 채무 변제, 니즈몰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의 변제 순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니즈몰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지급 순위를 위반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자금으로 자신의 공사대금을 먼저 지급 받았다. 원고는 위 해약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동액 상당의 공사대금을 우선 변제받는 이득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라. 불법행위(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에 기한 손해배상
피고는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수분양자인 원고를 위해 신의칙상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자금인출에 동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이에 부동의하고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 사건 해약금에 앞서 자신의 공사비를 인출해 감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 받지 못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다.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 단
가.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의 존부
1) 먼저,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 당사자로서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1-1~6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날인하였고,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니즈몰, 매수인, 피고의 날인 및 간인이 없으면 계약이 무효이고, 분양대금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입금해야 하며, 위 계좌에 입금된 액수만을 납부금액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서의 ‘매도인’란이 아닌 ‘시공사’란에 날인한 점, 이 사건 분양사업과 같은 대규모 건축사업의 경우 시행사의 이중분양 및 분양대금 유용 등을 막기 위해 ‘시공사의 날인이 없는 분양계약은 무효’라는 내용을 분양계약서상에 명시하고 분양대금을 제3자인 부동산신탁회사가 관리하는 특정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함이 일반적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의 당사자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의 당사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다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 또는 실질적 사업주체로서 분양대금 반환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실질적인 사업주체의 개념 자체도 불분명하며, 설령 피고가 시행사인 니즈몰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분양에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할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갑3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업약정 제18조, 제19조에서 ‘니즈몰의 파산 등으로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사업을 계속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피고가 위 사업을 인수할 의무가 있지만, 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정산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정산 후의 손익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니즈몰만이 갖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이 사건 분양사업의 공동주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채무불이행책임 여부
시행사인 니즈몰과 시공사인 피고, 자금관리 신탁회사인 케이비부동산신탁, 엘지투자증권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사업약정(갑3)은 이 사건 분양사업의 추진을 위해 니즈몰이 수분양자들로부터 받은 분양대금을 케이비부동산신탁 명의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예치하여 사업 자금을 공동으로 관리 및 집행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체결된 것이고, 위 사업약정에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반환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피고가 분양수입금 등의 사업 자금을 공동관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업약정이 곧바로 분양수입금 등의 공동관리자인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수분양자를 위하여 분양대금 반환처리사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부당이득반환의무 여부
이 사건 해약금과 같은 분양대금반환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6조에 자급 집행의 항목으로 정하고 있지 않고, 그 밖에 이 사건 사업약정서에 분양대금 반환을 공사대금 등의 채권보다 우선하여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의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니즈몰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보다 우선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하여야 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1) 일반적으로 채권에 대하여는 배타적 효력이 부인되고 채권자 상호간 및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 자유경쟁이 허용되는 것이어서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로 되지는 않는 것이지만, 거래에 있어서의 자유경쟁의 원칙은 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에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였다면 이로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ㆍ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다3243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5. 9. 3. 니즈몰과 사이에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미 납부한 분양대금 중 계약금과 개발비 합계 101,400,000원은 포기하고 중도금 중 이 사건 해약금 132,000,000원만을 반환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니즈몰은 2005. 10. 8. 피고에게 원고와 니즈몰 사이의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알리면서 이 사건 해약금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인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통지서와 함께 인출 일자가 2005. 10. 19.로 기재되어 있는 분양수입금 관리계좌 인출결의서와 권리포기각서, 계약해지신청서, 분양계약서 사본 등을 첨부하여 발송하여 이 사건 해약금의 인출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였고 위 서류들은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는 그 인출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은 채 그 후부터 2006. 3. 13.까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자신의 공사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분양수입금을 인출ㆍ수령하였고, 결국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하게 되어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니즈몰의 이 사건 해약금 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 요청을 거부하고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자신의 공사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금원을 우선적으로 인출하여 감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자신의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적법하게 취득한 원고의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권을 침해하게 됨을 알면서도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피고의 공사대금만의 우선 추심을 위하여 금원을 인출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같은 부동산 선분양 개발사업 시장에서 거래의 공정성과 건전성을 해하고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경제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니즈몰로부터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약금 1억 3,2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5조에 따라 수분양자가 지급한 분양대금은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모두 입금되어 공동관리의 대상이 되고 시행사인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입금된 금원을 인출하기 위하여는 시공사인 피고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피고가 니즈몰의 인출 요청서에 응하지 않는 등으로 인출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니즈몰로서는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수분양자들에게 사실상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그 해약 환급금을 반환할 방법이 없다.
② 그 결과 수분양자들로서는 그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는 경우에도 피고가 그 인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피고의 공사대금 채권이 모두 변제되고 나서야 비로소 해약 환급금을 반환받을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③ 피고는 니즈몰로부터 해제된 이 사건 분양계약서 사본 등과 함께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 사건 해약금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 요청서를 송부받았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해약금의 반환을 위한 금원 인출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실상 원고가 니즈몰로부터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 받을 방법이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니즈몰의 인출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계속하여 자신의 공사대금 수령을 위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해져 원고는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었다.
④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5조에서 피고에게 자금 인출에 관한 동의 권한을 부여한 것은 니즈몰이 사업 자금을 불법적으로 유용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여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자신의 니즈몰에 대한 공사대금을 우선적으로 지급 받기 위하여 분양계약의 적법한 해제에 따라 수분양자들이 정당하게 반환받아야 할 분양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이러한 인출 동의 권한이 있음을 기화로 정당한 이유 없이 니즈몰이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수분양자들에게 해약 환급금을 반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그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⑤ 중도 해약금 반환은 이 사건 분양사업과 같은 선분양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정당한 사업비 성격을 가지므로 그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이를 지출하는 것은 정상적인 자금집행에 해당한다. 따라서 니즈몰이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라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하기 위하여 위 해약금 상당의 금원 인출에 대한 동의 요청을 한 경우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⑥ 이 사건 사업약정서 제16조에 분양계약 해제에 따라 발생하는 분양대금 반환의무의 지급 순서에 관하여 따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니즈몰과 피고 등 사이에 중도 해약 환급금을 가장 마지막 순서로 집행하도록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사업약정에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중도 해약 환급금 반환 등에 관하여 다룬 조항이 전혀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는 니즈몰의 지급 요청에 따라 그 때마다 금원을 인출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⑦ 실제로 이 사건 상가의 다른 수분양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관련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62842호, 서울고등법원 2012나26789호, 대법원 2013다32666호)에 따르면, 니즈몰은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과의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피고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여 수분양자들의 국민은행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였는데, 이와 같이 분양계약 해제 후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이 인출된 사례는 2003. 7.부터 2006. 8.까지 분양계약 88건, 상환금액 합계 2,877,170,000원에 이른다. 이러한 분양계약 해제 후 중도 해약 환급금 반환을 위한 88회의 금원 인출에 관하여 시공사인 피고가 그 인출 동의를 거부한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⑧ 위와 같이 피고가 중도 해약 환급금의 지급을 위하여 분양수입금의 인출에 동의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서 금원이 인출된 다수의 사례가 있는데다가, 통상의 거래관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금원 인출을 거절함이 상당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피고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에 터잡아 이 사건 해약금 지급을 위한 금원 인출을 거절하고 그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는 공공의 이익과 선분양시장의 경제질서유지 측면에서 볼 때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⑨ 이 사건 선분양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우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시행사, 시공사 등은 이를 제3자에게 다시 분양하거나 미분양물을 담보신탁계약에 따라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공사대금에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반면 수분양자로서는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있는 금원으로 중도 해약 환급금을 반환받기를 기대하는 것 이외에는 사실상 달리 채권 보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⑩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니즈몰에 대하여 이 사건 해약금 반환 채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의 경우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에 있는 분양수입금은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재원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이 사건 해약금의 지급을 위한 니즈몰의 금원 인출 요청을 거절한 채 자신의 공사대금의 우선 수령을 위하여 분양수입금을 인출하여 이 사건 분양수입금 관리계좌의 잔고가 부족해 짐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이상, 원고에게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4.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니즈몰의 자금 인출 요청서(갑4-1)에 첨부된 관리 계좌 인출 결의서(갑4-2)의 ‘인출 일자’에 기재되어 있는 2005. 10. 19.에는 적어도 원고가 이 사건 해약금이 피고의 인출 동의 거부에 따라 반환되지 않고 있음을 인지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후인 2014. 5. 29.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상 피고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나.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며,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 그리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손해를 안 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7. 12. 선고 2006다17539 판결 참조).
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관리 계좌 인출 결의서(갑4-2)에 인출 일자로 2005. 10. 19.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당시 원고가 피고의 인출 동의 거부행위가 있었음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손해 및 가해자를 추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손해의 발생 사실 및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까지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 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약금 상당인 1억 3,2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니즈몰이 인출 예정일로 요청하였던 날이자 피고의 인출 거부행위가 있었던 시점으로 보이는 2005. 10.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1. 26.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부분에 대하여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은 상행위로 인한 채무나 이와 동일성을 가진 채무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상행위가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이 부분 지연손해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춘(재판장) 권동주 황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