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다294107 판결]
[1]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는 요건인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의 의미 및 법원이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의 방법을 선택할 때 유의할 사항
[2] 공유물분할의 방법 / 공유물인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 공유자가 취득하는 토지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되도록 분할하거나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게 하여 분할하는 것도 현물분할의 한 방법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3] 공동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공유관계 등과 같이 공유자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있어 이들 사이에 공유물 사용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고, 공유자 전부 또는 일부가 분할의 목적이 된 공유 토지나 그 지상 건물에서 거주·생활하는 등 공유물 점유·사용의 형태를 보더라도 이러한 합의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경우, 공유자 일부의 지분을 경매 등으로 취득한 사람이 경매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할 것을 주장할 때 법원이 우선적으로 참작하여야 할 분할방법 및 이때 경매분할을 선택하기 위한 요건
[1] 민법 제269조
[2] 민법 제269조
[3] 민법 제269조
[1] 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다카1194 판결(공1985, 468),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7228 판결(공1992, 102),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공2009하, 1643) / [2] 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다카7620 판결(공1990, 2015),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공1994상, 336),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공1997하, 3057)
원고
피고 1 외 1인
피고(선정당사자)(선정자 4 일부승계인수인)
대전지법 2022. 10. 18. 선고 2020나118313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공유는 물건에 대한 공동소유의 한 형태로서 물건에 대한 1개의 소유권이 분량적으로 분할되어 여러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하여 기존의 공유관계를 폐지하고 공유자 간에 공유물을 분배하는 법률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일방적인 권리를 가진다. 나아가 공유물의 분할은 당사자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 방법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 법원은 현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비로소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민법 제269조 제2항). 이때 ‘현물로 분할할 수 없다.’는 요건은 이를 물리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공유물의 성질, 위치나 면적, 이용 상황, 분할 후의 사용가치 등에 비추어 보아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포함하고,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다.’는 요건 역시 공유자의 한 사람이라도 현물분할에 의하여 단독으로 소유하게 될 부분의 가액이 분할 전의 소유 지분 가액보다 현저하게 감손될 염려가 있는 경우도 포함하지만(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다카1194 판결 참조), 그 어느 경우이든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은 공유자별 지분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할 수 있는 한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7228 판결 등 참조), 불가피하게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요건에 관한 객관적·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주관적·추상적인 사정에 터 잡아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 참조).
나. 공유물의 분할은 공유자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 방법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현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비로소 물건의 경매를 명하여 대금분할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라 공유물을 현물 그대로 수개의 물건으로 분할하고 분할된 물건에 대하여 각 공유자의 단독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여야 하고, 분할의 방법은 당사자가 구하는 방법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법원의 재량에 따라 공유관계나 그 객체인 물건의 제반 상황에 따라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하면 충분하며, 이때 공유지분비율에 따른다 함은 지분에 따른 가액비율에 따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는 공유자가 취득하는 토지의 면적이 공유지분의 비율과 같아야 할 것이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토지의 형상이나 위치, 이용 상황이나 경제적 가치가 균등하지 아니할 때에는 이와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되도록 분할하는 것도 허용되며,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는 공유자 상호 간에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게 하여 분할을 하는 것도 현물분할의 한 방법으로 허용되고,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물건을 현물 분할하는 경우에는 분할을 원하지 않는 나머지 공유자는 공유로 남는 방법도 허용된다(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다카7620 판결,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 등 참조).
다. 특히 공동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공유관계 혹은 조상분묘가 설치된 임야에 대한 일가 친족의 공유관계 등과 같이 다수 공유자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있어 이들 사이에 공유물 사용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고, 공유자 전부 또는 일부가 분할의 목적이 된 공유 토지나 그 지상 건물에서 거주·생활하거나 묘소를 설치하는 등 공유물 점유·사용의 형태를 보더라도 이러한 합의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사안에서, 그러한 공유자 일부의 지분에 대한 경매 등으로 새롭게 공유지분을 취득한 사람이 공유물의 점유·사용에 관한 기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무시하고 경매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할 것을 주장한다면 법원으로서는 기존의 공유물 점유·사용관계를 해치지 않고 공유물을 분할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참작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이 경매분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하게 되면 그 가액이 현저히 감손될 염려가 있다는 사정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하고, 현물분할을 위한 금전적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여 경매분할을 명하는 것에는 신중하여야 한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원고와 피고 2가 각 5/35 지분을, 나머지 지분은 ○씨 일가인 피고 측(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포함)이 각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이 사건 임야는 도로와 접면한 부분이 없는 맹지인데, 이를 현물로 분할하면 수개의 별개의 맹지 토지가 발생하여 각 토지 사용을 위한 통행로 문제 등 추가적인 분쟁이 생길 우려가 상당한 점, 이 사건 임야 중 원심판결 별지 도면 (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선하지에 해당하여 경제적 가치의 차이가 커서 이를 특정 공유자에게 소유하게 하는 방식으로 분할하면 형평에 반하는 점, 원고, 피고들,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 모두 다른 공유자의 지분 매수를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의 사유를 들어, 이는 현물분할 할 수 없거나 현물분할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현저히 가격이 감손될 염려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에 따른 공유물분할을 명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른 아래의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총 12명의 공유자 중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을 희망하는 자는 원고와 피고 1뿐이고(피고 1은 제1심판결에서 현물분할을 명한 데 대해 항소하지도 않았다), 나머지 공유자들은 전부 공유관계의 유지를 원하거나 적어도 현물분할 방식만을 희망하면서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였다. 즉,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을 희망하는 이들의 지분은 많이 보아도 10/35이고, 현물분할 방식을 희망하는 이들의 지분은 최소한 25/35이다.
2) 이 사건 임야 가운데 부분에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송전탑 사이를 연결하는 고압선이 지나고 있으므로, 그 아래의 토지 부분은 선하지로서 다른 부분에 비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고, 과거 한국전력공사에서 이 사건 임야 중 선하지 부분에 관하여 그 당시 소유자들 전원과 협의를 거쳐 손실보상을 마쳤기에 추가적인 손실보상여부가 불분명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현물분할 시 공유자들이 취득하는 부분의 면적 비율을 지분비율과 동일하게 할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을 반영한 시가 및 측량감정 등의 절차를 통하여 각자 취득하는 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하도록 면적을 조정하거나 선하지로 인한 가치 하락 부분이 크지 않다면 공유자 상호간에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여 분할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더욱이 이 사건 임야는 면적이 16,482㎡으로 매우 넓은 편이어서, 위와 같이 분할 후 취득하는 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하도록 면적을 조정하더라도 분할 이후 개별 토지의 면적 역시 상당한 정도에 이르러 독자적인 소유권의 대상으로 삼기에 충분해 보이므로, 현물분할에 별다른 장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3) 이 사건 임야는 그 전체가 지목 및 현황까지 실제 ‘임야’에 해당하고 도로와 접면한 부분이 없는 맹지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현물분할로 인하여 맹지에 해당하는 토지의 수가 증가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은 분할 전후의 토지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성질일 뿐, 현물분할을 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이 사건 임야 중 남쪽 중앙 부분에는 원고 및 피고 2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들의 조상분묘가 설치되어 있고, 이에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은 현물분할 시 이 부분을 소유하되 그들 사이에서는 공유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였다. 만일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식을 채택할 경우에는 공유자들 중 절대 다수의 조상분묘가 설치된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사정은 현물분할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정황이라고 볼 수 있고(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 등 참조), 특히 위와 같이 조상분묘가 설치된 부분 중 일부는 선하지에도 해당하여 다른 부분에 비해 토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가능성이 많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분할 방법에 관한 의사가 비합리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5) 반면에 원고는 이 사건 임야 인근이 아니라 상당히 먼 거리에 주소를 둔 채 2019. 1.경 감정가 42,382,260원의 공유지분을 경매절차를 통해 10,157,000원에 취득한 직후 다른 공유자들과 그 분할에 관한 협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소송과정에 나타난 원고 주장의 내용·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임야 중 공유지분을 보유할 의사 또는 그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한 점유·사용·수익의 의사가 전혀 없으며, 오로지 이 사건 소를 통하여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으로 자신의 공유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다른 공유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방안만을 제시하거나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만을 계속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은 합리적인 분할을 할 수 있는 한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원칙인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합리적인 현물분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이지 아니함은 물론, 오히려 이 사건 임야의 경우 그 현황 및 내역에 비추어 특히 현물분할을 필요로 하는 사정이 존재하고, 원고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서도 경매로써 공유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임에도, ‘현물분할의 원칙’에 따른 다양한 합리적인 분할방법의 가능 여부에 대한 객관적·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임야 중 특정 부분을 서로 소유하기를 원한다는 등의 주관적·추상적인 사정에만 터 잡아 함부로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장기간 동안 이 사건 임야의 공유관계를 유지해왔던 다른 공유자들의 의사에 배치됨은 물론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다른 공유자들의 소유권마저 상실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그럼에도 합리적이고 공평한 현물분할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매분할 방법에 따른 공유물분할을 명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유물분할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다294107 판결]
[1]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는 요건인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의 의미 및 법원이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의 방법을 선택할 때 유의할 사항
[2] 공유물분할의 방법 / 공유물인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 공유자가 취득하는 토지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되도록 분할하거나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게 하여 분할하는 것도 현물분할의 한 방법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3] 공동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공유관계 등과 같이 공유자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있어 이들 사이에 공유물 사용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고, 공유자 전부 또는 일부가 분할의 목적이 된 공유 토지나 그 지상 건물에서 거주·생활하는 등 공유물 점유·사용의 형태를 보더라도 이러한 합의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경우, 공유자 일부의 지분을 경매 등으로 취득한 사람이 경매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할 것을 주장할 때 법원이 우선적으로 참작하여야 할 분할방법 및 이때 경매분할을 선택하기 위한 요건
[1] 민법 제269조
[2] 민법 제269조
[3] 민법 제269조
[1] 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다카1194 판결(공1985, 468),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7228 판결(공1992, 102),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공2009하, 1643) / [2] 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다카7620 판결(공1990, 2015),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공1994상, 336),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공1997하, 3057)
원고
피고 1 외 1인
피고(선정당사자)(선정자 4 일부승계인수인)
대전지법 2022. 10. 18. 선고 2020나118313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공유는 물건에 대한 공동소유의 한 형태로서 물건에 대한 1개의 소유권이 분량적으로 분할되어 여러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하여 기존의 공유관계를 폐지하고 공유자 간에 공유물을 분배하는 법률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일방적인 권리를 가진다. 나아가 공유물의 분할은 당사자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 방법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 법원은 현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비로소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민법 제269조 제2항). 이때 ‘현물로 분할할 수 없다.’는 요건은 이를 물리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공유물의 성질, 위치나 면적, 이용 상황, 분할 후의 사용가치 등에 비추어 보아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포함하고,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다.’는 요건 역시 공유자의 한 사람이라도 현물분할에 의하여 단독으로 소유하게 될 부분의 가액이 분할 전의 소유 지분 가액보다 현저하게 감손될 염려가 있는 경우도 포함하지만(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다카1194 판결 참조), 그 어느 경우이든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은 공유자별 지분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할 수 있는 한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7228 판결 등 참조), 불가피하게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요건에 관한 객관적·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주관적·추상적인 사정에 터 잡아 함부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0219, 40226 판결 참조).
나. 공유물의 분할은 공유자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 방법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재판에 의하여 공유물을 분할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현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비로소 물건의 경매를 명하여 대금분할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라 공유물을 현물 그대로 수개의 물건으로 분할하고 분할된 물건에 대하여 각 공유자의 단독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여야 하고, 분할의 방법은 당사자가 구하는 방법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법원의 재량에 따라 공유관계나 그 객체인 물건의 제반 상황에 따라 공유자의 지분비율에 따른 합리적인 분할을 하면 충분하며, 이때 공유지분비율에 따른다 함은 지분에 따른 가액비율에 따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는 공유자가 취득하는 토지의 면적이 공유지분의 비율과 같아야 할 것이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토지의 형상이나 위치, 이용 상황이나 경제적 가치가 균등하지 아니할 때에는 이와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되도록 분할하는 것도 허용되며,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는 공유자 상호 간에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게 하여 분할을 하는 것도 현물분할의 한 방법으로 허용되고,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물건을 현물 분할하는 경우에는 분할을 원하지 않는 나머지 공유자는 공유로 남는 방법도 허용된다(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다카7620 판결,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 등 참조).
다. 특히 공동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공유관계 혹은 조상분묘가 설치된 임야에 대한 일가 친족의 공유관계 등과 같이 다수 공유자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있어 이들 사이에 공유물 사용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고, 공유자 전부 또는 일부가 분할의 목적이 된 공유 토지나 그 지상 건물에서 거주·생활하거나 묘소를 설치하는 등 공유물 점유·사용의 형태를 보더라도 이러한 합의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사안에서, 그러한 공유자 일부의 지분에 대한 경매 등으로 새롭게 공유지분을 취득한 사람이 공유물의 점유·사용에 관한 기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무시하고 경매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할 것을 주장한다면 법원으로서는 기존의 공유물 점유·사용관계를 해치지 않고 공유물을 분할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참작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이 경매분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하게 되면 그 가액이 현저히 감손될 염려가 있다는 사정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하고, 현물분할을 위한 금전적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여 경매분할을 명하는 것에는 신중하여야 한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원고와 피고 2가 각 5/35 지분을, 나머지 지분은 ○씨 일가인 피고 측(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포함)이 각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이 사건 임야는 도로와 접면한 부분이 없는 맹지인데, 이를 현물로 분할하면 수개의 별개의 맹지 토지가 발생하여 각 토지 사용을 위한 통행로 문제 등 추가적인 분쟁이 생길 우려가 상당한 점, 이 사건 임야 중 원심판결 별지 도면 (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선하지에 해당하여 경제적 가치의 차이가 커서 이를 특정 공유자에게 소유하게 하는 방식으로 분할하면 형평에 반하는 점, 원고, 피고들,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 모두 다른 공유자의 지분 매수를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의 사유를 들어, 이는 현물분할 할 수 없거나 현물분할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현저히 가격이 감손될 염려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에 따른 공유물분할을 명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른 아래의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총 12명의 공유자 중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을 희망하는 자는 원고와 피고 1뿐이고(피고 1은 제1심판결에서 현물분할을 명한 데 대해 항소하지도 않았다), 나머지 공유자들은 전부 공유관계의 유지를 원하거나 적어도 현물분할 방식만을 희망하면서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였다. 즉,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을 희망하는 이들의 지분은 많이 보아도 10/35이고, 현물분할 방식을 희망하는 이들의 지분은 최소한 25/35이다.
2) 이 사건 임야 가운데 부분에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송전탑 사이를 연결하는 고압선이 지나고 있으므로, 그 아래의 토지 부분은 선하지로서 다른 부분에 비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고, 과거 한국전력공사에서 이 사건 임야 중 선하지 부분에 관하여 그 당시 소유자들 전원과 협의를 거쳐 손실보상을 마쳤기에 추가적인 손실보상여부가 불분명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현물분할 시 공유자들이 취득하는 부분의 면적 비율을 지분비율과 동일하게 할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을 반영한 시가 및 측량감정 등의 절차를 통하여 각자 취득하는 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하도록 면적을 조정하거나 선하지로 인한 가치 하락 부분이 크지 않다면 공유자 상호간에 금전으로 경제적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여 분할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더욱이 이 사건 임야는 면적이 16,482㎡으로 매우 넓은 편이어서, 위와 같이 분할 후 취득하는 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비율에 상응하도록 면적을 조정하더라도 분할 이후 개별 토지의 면적 역시 상당한 정도에 이르러 독자적인 소유권의 대상으로 삼기에 충분해 보이므로, 현물분할에 별다른 장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3) 이 사건 임야는 그 전체가 지목 및 현황까지 실제 ‘임야’에 해당하고 도로와 접면한 부분이 없는 맹지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현물분할로 인하여 맹지에 해당하는 토지의 수가 증가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은 분할 전후의 토지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성질일 뿐, 현물분할을 할 수 없거나 현물로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이 사건 임야 중 남쪽 중앙 부분에는 원고 및 피고 2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들의 조상분묘가 설치되어 있고, 이에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은 현물분할 시 이 부분을 소유하되 그들 사이에서는 공유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였다. 만일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식을 채택할 경우에는 공유자들 중 절대 다수의 조상분묘가 설치된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사정은 현물분할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정황이라고 볼 수 있고(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27819 판결,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8219 판결 등 참조), 특히 위와 같이 조상분묘가 설치된 부분 중 일부는 선하지에도 해당하여 다른 부분에 비해 토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가능성이 많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분할 방법에 관한 의사가 비합리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5) 반면에 원고는 이 사건 임야 인근이 아니라 상당히 먼 거리에 주소를 둔 채 2019. 1.경 감정가 42,382,260원의 공유지분을 경매절차를 통해 10,157,000원에 취득한 직후 다른 공유자들과 그 분할에 관한 협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소송과정에 나타난 원고 주장의 내용·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임야 중 공유지분을 보유할 의사 또는 그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한 점유·사용·수익의 의사가 전혀 없으며, 오로지 이 사건 소를 통하여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으로 자신의 공유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다른 공유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방안만을 제시하거나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 방법만을 계속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은 합리적인 분할을 할 수 있는 한 현물분할을 하는 것이 원칙인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합리적인 현물분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이지 아니함은 물론, 오히려 이 사건 임야의 경우 그 현황 및 내역에 비추어 특히 현물분할을 필요로 하는 사정이 존재하고, 원고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서도 경매로써 공유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임에도, ‘현물분할의 원칙’에 따른 다양한 합리적인 분할방법의 가능 여부에 대한 객관적·구체적인 심리 없이 단순히 공유자들 사이에 분할의 방법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임야 중 특정 부분을 서로 소유하기를 원한다는 등의 주관적·추상적인 사정에만 터 잡아 함부로 경매에 의한 대금분할을 명하는 것은 장기간 동안 이 사건 임야의 공유관계를 유지해왔던 다른 공유자들의 의사에 배치됨은 물론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다른 공유자들의 소유권마저 상실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그럼에도 합리적이고 공평한 현물분할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매분할 방법에 따른 공유물분할을 명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유물분할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