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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부동산 ·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2026.04.04 조회 2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에 가담했다면,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고민지 변호사

전세 계약을 체결할 때 대부분의 임차인은 공인중개사를 신뢰합니다. 중개사무소를 거치면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보면,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전세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묵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4세)는 2023년 4월, 공인중개사 C의 중개를 통해 임대인 B씨 소유의 빌라에 전세보증금 2억 3,000만 원으로 입주했습니다. C는 "이 매물은 근저당이 없어 안전하다"고 설명했고, A씨는 이를 믿고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입주 3개월 후, 해당 빌라에 이미 선순위 근저당 1억 8,000만 원이 설정되어 있었고, 감정 시세는 2억 5,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B씨는 잠적했고, A씨는 보증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C가 B씨와 수차례 유사한 거래를 반복하며 건당 500만~800만 원의 수수료 외 추가 사례비를 받아온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쟁점 1.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 위반 여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법령상 이용 제한, 거래 예정 금액 등에 대해 성실하게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전세 계약의 경우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 여부, 선순위 권리관계, 실제 시세 대비 보증금 비율 등은 반드시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고지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C는 근저당 1억 8,000만 원이 설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근저당이 없다"고 허위 설명했습니다. 이는 단순 과실을 넘어 고의에 의한 확인·설명 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실무 포인트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중개사는 확인·설명서를 작성하여 서명·날인 후 교부해야 합니다. 이 서류에 허위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그 자체가 의무 위반의 직접적 증거가 됩니다.

쟁점 2. 공인중개사와 임대인의 공동불법행위 성립 가능성

민법 제760조는 수인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핵심은 C와 B씨 사이에 공모 또는 방조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려면 반드시 사전 공모의 명시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관련 공동이 있으면 족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취하고 있습니다. 즉, C가 B씨의 사기 행각을 인식하면서도 반복적으로 중개에 참여하고 정상적인 수수료 외에 추가 대가를 수령했다면, 이는 공동불법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동불법행위 인정 시 효과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면 C와 B씨는 A씨에 대해 부진정연대채무를 부담합니다. A씨는 B씨가 잠적하더라도 C에게 전체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되므로, 실제 배상금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집니다.

특히 C가 동일한 임대인과 반복적으로 유사한 거래를 중개한 이력, 정상 수수료를 초과하는 대가를 수령한 정황, 등기부등본 확인이 가능했음에도 허위 설명을 한 점 등은 공모를 추정하는 유력한 간접증거가 됩니다.

쟁점 3. 공제금·보증보험을 통한 실질적 배상 가능성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상 과실로 의뢰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대비하여 손해배상책임 보장(보증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해야 합니다. 법인이 아닌 개인 중개사무소의 경우 통상 1억 원의 보장한도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보증보험의 보장한도에는 제한이 있으므로 A씨의 실제 손해액 2억 3,000만 원 전액을 보험으로 충당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족분은 C 개인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회수해야 합니다.

배상 경로 정리

1) 공인중개사 손해배상책임 보장(보증보험/공제) - 한도 내 우선 청구

2) C 개인 재산에 대한 민사집행

3) B씨에 대한 사기 피해 관련 민·형사 병행 절차

4)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상 지원 대상 해당 여부 검토

또한 C에 대해서는 공인중개사법 제49조에 따른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과 함께, 관할 시·군·구청에 자격취소 또는 등록취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를 병행하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증거들이 민사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 예방과 대응을 위한 실무적 조언

전세 계약 전 임차인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등기부등본 직접 열람 - 중개사의 설명만 믿지 말고, 계약 당일 인터넷등기소에서 직접 발급하여 근저당, 가압류, 가등기 등을 확인합니다.
  • 시세 대비 보증금 비율 점검 - 보증금이 매매 시세의 70%를 초과한다면 갱(gap)투자 매물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 확인 -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매물인지 사전에 확인합니다. 가입이 거절되는 매물은 위험 신호입니다.
  • 중개사의 중개사무소 등록 여부 확인 - 국가공간정보포털 또는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정상 등록 여부와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조회합니다.
  • 확인·설명서 수령 및 보관 - 계약 시 교부받은 확인·설명서는 분쟁 발생 시 핵심 증거가 되므로 반드시 원본을 보관합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중개사의 과실 또는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카카오톡 대화, 확인·설명서, 녹취록 등)를 즉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소실될 수 있으므로 피해 인지 즉시 증거 수집에 착수하는 것이 손해배상 청구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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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지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에 가담한 사건을 다루다 보면, 피해자분들이 중개사에 대한 별도 청구 가능성을 모르고 임대인만 상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면 잠적한 임대인 대신 중개사와 보증보험으로부터 실질적 배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하고 법적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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