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70대 어머니와 함께 살던 40대 딸 C씨는, 어느 날 어머니가 동네 금은방에서 수백만 원어치 귀금속을 구매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물건을 산 기억조차 없었고, C씨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까 두려웠습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의 재산을 보호하려면, 성년후견 제도를 꼭 이용해야 하나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매 환자의 재산과 신상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정법원에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핵심을 모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민법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성인을 위해 세 가지 후견 유형을 두고 있습니다. 치매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적합한 유형이 달라지므로,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패턴을 보면, 치매 진단 후 2~3년이 경과하여 일상적 금융거래가 어려운 경우에는 성년후견을, 아직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큰 금액의 계약에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한정후견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가정법원에 합니다. 신청권자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장 등입니다. 가족이 신청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총비용 정리: 인지대 + 송달료 약 5~6만 원, 정신감정료 50만~100만 원, 변호사 선임 시 별도 수임료가 추가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지자체 후견 지원사업을 통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주민센터나 치매안심센터에 먼저 문의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후견 심판을 받은 이후에도 혼란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래 사항을 반드시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치매가 진행되기 전, 즉 본인의 판단능력이 충분할 때 임의후견 계약을 미리 체결해 두면, 나중에 능력이 떨어졌을 때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후견인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법정후견보다 본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이므로, 치매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인 분들은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치매 환자를 위한 후견 제도는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명확합니다. 진단서를 갖추고, 가정법원에 청구하고, 감정과 심판을 거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시기입니다. 후견 개시가 늦어질수록 그 사이에 발생하는 불리한 계약이나 재산 유출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지금 바로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