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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하자·제조물책임(PL)
민사·계약 · 하자·제조물책임(PL) 2026.04.06 조회 2

제조물 책임법 입증 책임 분배, 피해자가 알아야 할 절차와 핵심 요건

김준홍 변호사

많은 분들이 결함이 있는 제품으로 피해를 입고도 제조물 책임법(PL법)에 따른 손해배상 절차를 어려워합니다. 일반 불법행위와 달리 제조물 책임법은 입증 책임의 분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피해 구제의 출발점이 됩니다. 아래에서 피해자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서류와 비용이 드는지 절차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 제조물 책임법상 입증 책임의 구조

일반 민사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제조물 책임법 제3조의2에서는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증명해야 할 3가지 요소
  • 해당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
  •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다는 사실
  • 결함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다만, 2017년 법 개정 이후에는 피해자가 제조물의 내부 설계나 제조 과정까지 세밀하게 특정할 필요 없이, 다음 사정을 증명하면 결함이 추정됩니다.

결함 추정 요건 (제3조의2)
  •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하였을 것
  •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 지배 영역에 속하는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을 것
  • 해당 손해가 제조업자의 결함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 종류의 것일 것

위 세 가지가 증명되면 결함의 존재가 법률상 추정되고, 제조업자가 결함이 없다는 점을 반증해야 합니다. 이것이 입증 책임 전환(추정)의 핵심입니다.

Step 1. 피해 사실 확보 및 증거 보전

1
사고 현장 및 제품 상태 기록
제품을 수거하거나 폐기하지 말고, 사고 직후 제품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다각도에서 촬영합니다. 구매 영수증, 제품 시리얼 번호, 사용설명서도 함께 확보해 둡니다.
소요기간 : 사고 직후 ~ 1주 비용 : 없음
2
진단서 및 손해 자료 수집
신체 피해의 경우 병원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후유장해 진단서를 확보합니다. 재산 손해의 경우 수리 견적서, 감정 평가서 등이 필요합니다.
소요기간 : 치료 종결 시까지 필요서류 : 진단서, 치료비 내역, 소득증빙
3
증거보전 신청 (필요 시)
제조업자가 제품을 회수하려 하거나, 증거 멸실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민사소송법 제375조)을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감정인을 선정하여 제품 상태를 공적으로 기록합니다.
소요기간 : 약 2~4주 비용 : 인지대 약 1,000원 + 감정비 50만~300만 원

Step 2. 결함 분석 및 전문 감정

4
결함 유형 특정
제조물 결함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1) 제조상 결함 : 설계 도면과 달리 제조된 경우, (2) 설계상 결함 : 합리적 대체설계가 가능했음에도 위험한 설계를 채택한 경우, (3) 표시상 결함 : 사용설명서나 경고 표시가 불충분한 경우.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감정 방향이 달라집니다.
필요서류 : 제품, 사용설명서, 사고 기록
5
사설 감정 또는 시험기관 의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등 공인시험기관에 결함 분석을 의뢰합니다. 감정 보고서는 소송에서 핵심 증거로 기능합니다. 비용은 제품 종류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사전 견적을 받아야 합니다.
소요기간 : 1~3개월 비용 : 30만~500만 원 (제품 유형별 상이)

Step 3. 제조업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6
내용증명 발송 및 협의 시도
소송 전 단계로, 제조업자에게 결함 사실과 손해 내역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실무적으로 이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대기업 제조사의 경우 내부 클레임 절차를 통해 보상 협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소요기간 : 2~4주 비용 : 우편료 약 5,000원
7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선택)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무료로 진행되며, 조정 성립 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다만 조정이 불성립되면 별도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소요기간 : 약 1~3개월 비용 : 무료
8
민사소송 제기
협의나 조정이 실패한 경우 관할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장에는 제조물 책임법 제3조 및 제3조의2에 근거하여, 결함 추정 요건 충족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재합니다. 소송 중 법원 감정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소요기간 : 6개월 ~ 2년 비용 : 인지대(청구금액에 비례) + 송달료 + 변호사 비용 필요서류 : 소장, 증거서류 일체, 감정보고서

제조업자 측의 면책 사유 : 피해자가 미리 알아두어야 할 반론

결함이 추정되더라도 제조업자는 다음과 같은 면책 사유(제조물 책임법 제4조)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에서는 이에 대한 재반박 논리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개발위험의 항변 : 제품을 공급할 당시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주장
  • 법령 준수 항변 : 법령이 정한 기준을 준수하여 제조하였다는 주장 (다만, 법령 준수만으로 면책되지 않는 것이 다수 판례의 입장)
  • 원재료 공급자 항변 : 원재료 결함이 완성품 제조업자의 설계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부품 공급자의 주장
  • 피해자 과실 상계 : 사용설명서를 무시하거나 임의 개조한 경우 피해자의 과실 비율만큼 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음

소멸시효,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기간 제한

제조물 책임법에 따른 청구권은 다음과 같은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 단기시효 : 피해자가 손해 및 결함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 장기시효 : 제조업자가 제품을 공급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신체에 축적되어 일정 기간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손해의 경우에는 증상이 나타난 날부터 기산합니다.

실무에서는 "손해를 안 날"의 기산점이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사고가 발생한 날이 아니라, 그 사고가 제조물의 결함에 기인한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날로 해석되므로, 결함 인지 시점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핵심 포인트 정리

  • 사고 제품은 절대 수리하거나 폐기하지 말고 현상 보존이 가장 중요합니다.
  • 제조물 책임법의 청구 대상은 제조업자뿐 아니라, 수입업자, 자신의 상표를 부착한 표시 제조업자도 포함됩니다.
  • 결함 추정 규정을 활용하면 피해자가 제조 과정의 세부 사항까지 직접 증명할 필요가 없지만, 정상 사용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명확히 증명해야 합니다.
  • 청구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인 경우 소액사건으로 분류되어 절차가 간소화될 수 있으나, 제조물 사건 특성상 감정 절차가 수반되므로 소요기간은 통상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손해 범위에는 치료비, 일실수입(휴업손해), 위자료뿐 아니라, 결함 제품 자체의 손해를 제외한 확대 손해(다른 재산에 대한 손해)도 포함됩니다.

제조물 책임법상 입증 책임 분배의 핵심은,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입증 사항을 부과하되 결함의 세부 내용에 대한 증명 부담은 제조업자에게 전환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성공적인 피해 구제의 핵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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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홍 변호사의 코멘트
제조물 책임 사건을 다루면서 가장 아쉬운 경우는, 사고 직후 제품을 수리하거나 버려서 핵심 증거가 사라진 경우입니다. 결함 추정 규정이 도입되어 피해자의 부담이 줄었지만, 정상 사용 사실과 인과관계는 여전히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므로 초기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안이 복잡한 만큼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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