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당한 성범죄인데, 고소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나요? 예전에는 친고죄라서 안 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13년 형법 개정 이후 친족 간 성범죄는 더 이상 친고죄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직접 고소하지 않더라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와 기소가 가능합니다. 오랜 시간 혼자 고통을 감내해 오신 분들이 많으시죠. 가족이라는 관계 때문에 더 말하기 어려우셨을 텐데, 법은 이미 피해자의 편에서 변화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2013년 6월 19일 시행된 개정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모든 성범죄에서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형법 제306조에 의해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였습니다.
핵심 변경 사항
- 개정 전: 피해자 고소 없이는 수사, 기소 자체가 불가능
- 개정 후: 피해자 고소 없이도 제3자 신고, 수사기관 인지만으로 수사 및 기소 가능
- 적용 시점: 2013년 6월 19일 이후 발생한 범죄부터 적용
특히 친족 간 성범죄의 경우, 과거에는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고소를 취하해라", "가족끼리 이게 뭐냐"라는 압박이 가해지면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압박이 있더라도 검찰이 독자적으로 기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8조는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죄에 대해 별도의 가중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친족'이란 4촌 이내의 혈족, 인척, 그리고 동거하는 친족을 포함합니다.
실무적으로 많이 여쭤보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성년일 때 당한 일인데 지금도 고소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시죠. 성폭력처벌법 제21조에 따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만 19세)이 되는 날부터 진행됩니다. 만약 13세에 피해를 입으셨다면, 공소시효는 만 19세가 된 날부터 기산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 아픈 지점이기도 합니다. 법 개정 전에 발생한 사건은 원칙적으로 개정 전 법률(친고죄)이 적용됩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예외적 상황이 있습니다.
개정 전 사건의 처리
- 2013년 6월 19일 이전 발생 + 이미 공소시효 완성: 처벌 불가
- 2013년 6월 19일 이전 발생 + 공소시효 미완성 + 아직 고소하지 않은 경우: 친고죄 폐지 소급 적용에 대해 대법원 판례는 "행위 시 법률에 따른다"는 입장이므로 고소가 필요할 수 있음
- 범행이 개정 전부터 시작되어 개정 후까지 계속된 경우: 개정 후 법률 적용 가능
실무에서는 범행 시점과 계속 여부, 공소시효 기산점을 꼼꼼히 따져야 하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 대한 정확한 법률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가장 핵심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전혀 협조하지 않는 경우 수사와 기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에게 의무적으로 진술을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관계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 "신고하면 가정이 무너진다"는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십니다. 하지만 법은 분명하게 피해자 보호를 우선에 놓고 있습니다.
실무 팁 정리
1. 2013년 6월 19일 이후 발생한 친족 간 성범죄는 피해자 고소 없이도 수사, 기소가 가능합니다.
2. 미성년 시절 피해를 입으셨다면, 공소시효가 성년이 된 날부터 기산되므로 지금이라도 충분히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사건 발생 시점이 법 개정 전인지 후인지, 범행이 계속된 것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지므로 시점 확인이 매우 중요합니다.
4.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병원 진료기록, 상담일지, 메시지 등)이 있다면 반드시 보존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