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우 변호사입니다.
2023년 기준 전세 피해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약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전세사기 관련 분쟁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임차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임대인에 대한 형사고소입니다. 그러나 실제 고소 절차에 들어가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전세사기 임대인을 형사고소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요건과 절차를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전세사기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할 경우, 주로 다음 세 가지 죄명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가장 대표적인 죄명에 해당합니다. 임대인이 계약 당시부터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전세계약을 체결하여 보증금을 편취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핵심은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계약 체결 시점에 존재했느냐의 문제입니다.
배임죄(형법 제355조 제2항)는 임대인이 전세권 설정 의무를 위반하거나, 이미 설정된 근저당 등을 고지하지 않고 이중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갈죄(형법 제350조)는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협박을 가한 경우 등 예외적 상황에서 성립합니다.
단순한 보증금 미반환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 곧바로 형사상 사기죄가 되지 않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아래 네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편취의 고의입니다. 계약 시점의 임대인 재산 상태, 근저당 설정 내역, 다수 물건에 대한 동시다발적 임대 여부, 세금 체납 이력 등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고의를 추정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소장 접수 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수사 개시와 기소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은 실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자료들입니다.
특히 계약 당시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액이 시세의 70~80%를 넘고 있었다면,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추정하는 유력한 간접증거가 됩니다.
전세사기 형사고소 사건에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 비율은 적지 않은 편입니다.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면 다음의 대응 수단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형사고소만으로는 보증금을 직접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형사 절차는 임대인의 처벌을 구하는 것이고, 보증금 반환은 별도의 민사소송 또는 임차권등기명령, 보증보험 청구 등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형사고소가 실질적으로 보증금 회수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면 임대인이 합의(피해 변제)를 위해 보증금 반환에 나서는 사례가 실무에서 상당히 관찰됩니다.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보증금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회수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2023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수사기관의 전세사기 사건 처리 속도는 다소 빨라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찰청 내 전세사기 전담수사팀이 운영되고 있고, 대규모 피해 사건의 경우 검경 합동수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다만 개별 피해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입증 부담이 크고, 수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고소장 접수 단계에서부터 기망행위와 편취 고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 사건의 진행 속도와 결과 모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