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형사전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등록 전통시장은 약 1,400여 곳이며 그 안에서 영업하는 상인 수는 20만 명을 넘습니다. 그런데 전통시장 내 상가 임대차에는 일반 상가건물 임대차와 다른 별도의 특례 규정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상인은 많지 않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은 기본적으로 모든 상가 임대차에 적용되지만, 전통시장 상가에 대해서는 임차인 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방향의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특례의 구체적 내용과 실무상 유의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전통시장 상가에 대한 특례는 크게 두 가지 법률에 근거합니다.
1.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항 - 전통시장 내 상가의 경우 환산보증금 상한(지역별 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 등 일부 핵심 조항을 적용합니다.
2.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 전통시장의 정의, 등록 요건, 시장 정비 시 임차인 보호 절차 등을 규정합니다.
핵심은 일반 상가에서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면 적용이 제한되는 보호 조항들이, 전통시장 상가에서는 환산보증금 규모에 관계없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전통시장 상인의 영업 기반이 특히 취약하다는 입법적 판단에 기초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시장 정비사업이 시행될 경우, 임차인의 지위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건물 철거나 대규모 리모델링이 수반되는데, 이때 상임법 제10조 제1항 제7호의 '철거 또는 재건축'이 계약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시장 정비사업이 관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되는 경우,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임차인에게는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과 관련한 별도의 보호가 문제될 수 있으며, 3개월 이상의 영업보상 협의 기간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수 해석입니다.
또한 전통시장 특별법 제41조에 따르면, 시장 정비사업 시행자는 기존 상인의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 계획을 수립하여야 합니다. 이 보상은 토지보상법상의 영업보상과 성격이 유사하며, 실무에서는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정비사업과 임차인 보호 사이의 충돌은 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024년 상임법 개정 논의에서는 전통시장 임차인의 영업보상 기준을 법률에 명시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입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전통시장 내 이른바 '유명 맛집'을 중심으로 권리금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데, 시세 감정이 어려운 전통시장 특성상 권리금 산정 기준의 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한국감정원이나 전문 감정인의 감정을 받아 두는 것이 분쟁 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시장 상가 임대차는 일반 상가보다 임차인 보호 범위가 넓지만, 그만큼 특례 규정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법적 요건을 갖추어 두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