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여, 서울 거주)는 회사 상사로부터 수개월간 강제추행 피해를 입고, 오랜 고민 끝에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사건 자체도 고통스러웠지만, A씨를 더 힘들게 한 것은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피해 상황을 진술해야 했고, 재판에서는 가해자 측 변호인으로부터 "왜 더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A씨가 좀 과민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졌고, 결국 A씨는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A씨가 겪은 이런 경험을 흔히 '2차 피해'라고 부릅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범죄 그 자체보다 수사, 재판, 사회적 반응 과정에서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현행법이 어떤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지 A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씨가 처음 겪은 어려움은 수사 단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경찰서, 검찰, 법원까지 같은 이야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했고, 그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줄이기 위해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은 여러 보호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A씨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법정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앉아야 했고, 가해자 측 변호인의 질문은 피해 사실 자체보다 A씨의 행동과 태도를 문제 삼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이에 대해 법은 다음과 같은 보호 조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1년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이 강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재판장은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부당한 질문이나, 피해자의 성적 이력과 관련된 불필요한 신문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A씨의 사례에서도 피해자 국선변호사가 가해자 측의 부적절한 질문에 이의를 제기하여, 재판장이 해당 질문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A씨를 가장 오래 괴롭힌 것은 사실 회사 안에서 퍼진 소문과 비난이었습니다. "과민 반응" "그 정도로 고소까지" 같은 말들은 칼보다 날카로웠다고 합니다.
현행법은 이러한 사회적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규율하고 있습니다.
A씨의 경우, 회사 동료들이 피해 사실을 사내에 유포한 행위는 피해자 신원 공개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퇴사 압박을 받은 부분은 불이익조치 금지 위반으로 다퉈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A씨는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았습니다.
제도가 있다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활용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A씨 역시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몰라 수개월을 혼자 고민했다고 합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실제로 연결될 수 있는 지원 기관과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씨의 이야기는 안타깝지만, 결코 드문 사례가 아닙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의 약 60% 이상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법이 마련한 보호 장치는 분명 존재하지만, 피해자가 그 장치의 존재를 알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합니다. 성범죄 2차 피해 방지 제도는 피해자의 권리입니다. 알아야 쓸 수 있고, 써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