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전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가명, 42세, 제조업체 생산관리 과장)는 3년 전 지인의 부탁으로 채무 보증을 섰다가 원채무자가 잠적하면서 약 2,800만 원의 채무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A씨는 매달 50만 원씩 성실히 상환하고 있었지만, 채권이 대부업체를 거쳐 채권추심 전문업체 C사에 양도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C사 소속 추심원은 A씨의 직장으로 주 3~4회 전화를 걸어 상환 독촉을 했고, 심지어 A씨의 부서 동료에게까지 "A씨가 빚을 갚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A씨가 항의하자 추심원은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새벽 시간대에도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결국 A씨는 회사에서 소문이 퍼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이 상황이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A씨의 사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채권추심법 위반 유형이며, 법률이 정한 명확한 구제 수단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A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채권추심법 위반의 주요 쟁점과 신고 절차를 분석하겠습니다.
A씨 사례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추심원이 직장 동료에게 채무 사실을 알린 행위입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 제9조 제5호는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에 관한 사항을 알리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법 제9조 제5호
채권추심자는 채무자의 관련인(배우자, 직계혈족 등 법정 범위 외의 제3자)에게 채무를 변제할 것을 요구하거나, 채무에 관한 사항을 알려서는 안 됩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동법 제15조 제2항).
추심원이 "A씨가 빚을 갚지 않는다"고 동료에게 말한 행위는 이 조항의 전형적인 위반 사례입니다. 나아가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 정보(금융거래 정보)의 무단 제공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추심업체 측은 "채무자의 연락처를 확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연락한 것"이라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채권추심법 제9조의2는 연락처 확인 목적이더라도 채무 존재 사실 자체를 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C사 추심원이 새벽 시간대에 문자를 보내고, 주 3~4회씩 직장에 전화한 행위도 별도의 위반에 해당합니다.
채권추심법 제9조 제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오전 8시)에 전화, 문자, 방문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채무자의 직장이나 거소를 방문하거나 연락하여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반 행위 정리
특히 A씨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성실히 상환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과도한 추심은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기 더욱 어렵습니다. 채무자가 상환 의사를 보이고 실제 이행 중임에도 강압적 추심을 계속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는 추심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A씨는 추심원과의 통화를 녹음하고, 동료의 진술서를 확보한 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동시에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C사에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고, 이후 A씨는 C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위자료를 인정받았습니다.
채권추심 피해 대응의 핵심 포인트
채권추심법은 채무자의 인격권과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입니다. 빚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 추심을 감내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위법한 추심 행위를 경험하고 계시다면, 증거를 확보한 뒤 법률이 정한 구제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