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때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많은 분들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하시고, 설령 괴롭힘이라고 느끼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막막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시행된 이후, 고용노동부에 접수되는 관련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여 2024년 기준 연간 약 2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인정 기준을 먼저 정리한 뒤, 실제로 신고하고 구제를 받기까지의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드리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를 풀어보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아래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요건 1.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직급, 연차, 인사권 등 직장에서의 지위뿐 아니라 다수 대 소수, 정규직 대 비정규직 등 관계상 우위도 포함됩니다. 반드시 상급자일 필요는 없으며, 동료나 하급자 다수가 한 명을 배척하는 것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요건 2.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을 것
업무 지시 자체는 사용자의 정당한 권한에 속하지만, 그 방식이나 내용이 사회 통념에 비추어 상당하지 않은 경우 이 요건이 충족됩니다. 예를 들어, 업무와 무관한 개인 심부름 강요, 반복적 폭언,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한 과도한 업무 배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요건 3. 신체적, 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를 초래할 것
실제로 피해자가 고통을 느꼈는지 여부와 함께, 통상적인 근로자의 관점에서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의학적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으나, 진단서가 있으면 입증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과 실무 사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행위들이 괴롭힘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업무상 필요한 지시, 합리적 범위 내의 인사평가, 정당한 징계 절차 등은 그 자체로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행위의 동기, 빈도, 기간, 피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다음의 절차에 따라 대응하시면 됩니다.
괴롭힘 행위가 발생한 일시, 장소, 내용, 목격자를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카카오톡 대화 캡처, 이메일, 음성녹음(본인이 대화 당사자인 경우 녹음은 합법), CCTV 자료 요청, 동료 진술서 등을 확보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정신과 진료를 받으셨다면 진단서도 발급받아 두시기 바랍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조사 기간 중 피해 근로자에 대한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금지됩니다.
사용자가 조사 후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사내 신고 후에도 사용자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또는 사용자 본인이 행위자인 경우에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minwon.moel.go.kr) 또는 전화(국번 없이 1350)로 접수 가능합니다.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하며, 사용자가 조사 의무나 보호 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특히 사용자가 직접 괴롭힌 경우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고를 이유로 해고, 전보, 감급 등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경우,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부당해고에 해당할 경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을 할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경우 행위자 개인 및 사용자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배상책임(민법 제756조,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회사도 연대하여 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위자료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실무에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증거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괴롭힘 행위가 시작된 시점부터 일지 형태로 기록을 남기고, 가능한 모든 객관적 자료를 수집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내 절차를 먼저 밟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률은 사용자에게 조사 및 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사내 신고를 먼저 진행하고 사용자의 대응을 확인한 후 외부 신고로 넘어가는 것이 절차적으로 유리합니다. 다만, 사용자 본인이 행위자인 경우에는 곧바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로 인한 불이익은 법으로 보호됩니다.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지만, 법적으로 명확히 금지된 행위라는 점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법률이 금지하는 위법 행위입니다. 피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 증거를 확보한 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