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하고 공감하며 해결합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더라도, 퇴직 후에는 행사가 제한되거나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계약서 한 줄의 문구 차이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퇴직 후 스톡옵션 행사 시 발생하는 핵심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서울 소재 AI 스타트업 '넥스랩'의 CTO로 근무하던 김모 씨(38세, 연봉 9,000만 원)는 입사 시 주식매수선택권 20,000주를 행사가격 주당 5,000원에 부여받았습니다. 베스팅(vesting) 기간은 입사일로부터 2년, 행사 가능 기간은 베스팅 완료 후 5년이었습니다.
김 씨는 3년 6개월 근무 후 경쟁사로 이직했습니다. 퇴직 6개월 뒤 넥스랩이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당 가치가 50,000원으로 급등하자, 김 씨는 스톡옵션 행사를 시도했습니다. 예상 차익은 약 9억 원(45,000원 x 20,000주)이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은 퇴직 후 90일 이내 미행사 시 자동 소멸된다는 주주총회 부여 결의 조항과 스톡옵션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행사를 거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법상 퇴직 후 스톡옵션 행사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은 없습니다. 상법 제340조의2 이하에서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 요건, 행사 기간(부여일로부터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 후 행사), 행사 가격 등을 규율하고 있으나, 퇴직 후 행사 기한을 며칠로 제한해야 한다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 개별 스톡옵션 계약서에서 퇴직 후 행사 제한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는 퇴직 후 30일, 60일, 90일 이내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키는 조항이 매우 흔합니다.
김 씨의 경우 주주총회 결의와 계약서에 '퇴직 후 90일 내 미행사 시 소멸'이 명시되어 있었으므로, 이 조항 자체의 효력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실무 포인트
대부분의 법원은 당사자 간 자유롭게 행사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원칙(사적 자치)에 따라, 퇴직 후 행사기간 제한 조항을 유효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예: 7일)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공서양속 위반 또는 신의칙 위반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제한은 퇴직 사유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발적 퇴직(이직 등)
본인 의사로 퇴직한 경우, 계약서상 퇴직 후 행사기간 제한 조항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씨처럼 경쟁사 이직은 전형적인 자발적 퇴직에 해당합니다.
부당해고 등 회사 귀책
회사가 스톡옵션 행사를 막기 위해 부당해고를 한 경우에는, 퇴직 후 행사기간 제한 조항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40조의2 제4항은 본인 책임 아닌 사유로 퇴임하거나 퇴직한 경우 행사권이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경우 자발적 이직이므로, 상법 제340조의2 제4항의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결국 계약서상 90일 조항이 적용되어 스톡옵션이 소멸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씨 측은 한 가지 반박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회사가 퇴직 시 스톡옵션 행사기간에 대해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논거의 실효성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법적 근거상법에는 퇴직 시 스톡옵션 행사기간을 별도 통지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습니다.
계약 해석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은 당사자가 서명 시 인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조항의 효력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외 가능성다만 회사가 퇴직 면담 등에서 "나중에 천천히 행사해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신뢰보호 원칙(금반언)에 따라 소멸 조항 적용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녹취, 이메일, 메신저 기록 등 증거 확보가 결정적입니다.
김 씨는 퇴직 면담에서 구두로 "스톡옵션은 계속 유효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서면 증거가 없었습니다. 증거 없는 구두 약속은 법적으로 입증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1. 스톡옵션 계약서의 퇴직 관련 조항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부여 결의서(주주총회 의사록)와 개별 계약서 양쪽을 모두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퇴직 후 행사기간, 자발적 퇴직 시 소멸 여부, 경업금지 조항 위반 시 소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퇴직 전에 행사 가능 여부를 판단하십시오. 베스팅이 완료된 상태에서 퇴직 예정이라면, 퇴직 전에 행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비상장사의 경우 행사 후 주식 처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행사 시점의 세금 부담(행사 차익에 대한 근로소득세 또는 기타소득세)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3. 퇴직 시 회사와의 모든 대화를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스톡옵션 관련 구두 약속은 분쟁 시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메일이나 내용증명으로 행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회사 측 회신을 서면으로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벤처기업 소속이라면 벤처기업법상 특례를 확인하십시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6조의3 이하에서는 상법보다 완화된 요건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퇴직 후 행사 제한에 관해서는 상법과 동일하게 계약 내용이 우선 적용되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스톡옵션은 부여받을 때의 기대감과 달리, 실제 행사 단계에서 복잡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퇴직이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수억 원의 예상 차익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시점과 퇴직 시점, 두 차례에 걸쳐 전문가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