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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기업·사업 ·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2026.04.14 조회 1

스타트업 후속 투자 희석 방지, 초기 투자자 보호 전략 사례분석

이재익 변호사
법률사무소 재익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 초기 투자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가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의 지분 희석 문제입니다. 시리즈 A에서 30%를 투자받았지만, 시리즈 B 이후 자신도 모르게 지분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번 사례분석에서는 초기 투자자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희석 피해를 입게 되는지,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AI 스타트업과 초기 투자자의 분쟁

A씨 (42세, 엔젤투자자, 서울 강남) - 2022년 AI 기반 물류 스타트업 '로지텍AI'에 시드 단계 투자금 3억 원을 납입하고, 지분 15%를 취득했습니다.

B씨 (36세, 대표이사 겸 창업자, 성남 판교) - 로지텍AI의 대표로서, 2023년 시리즈 A에서 벤처캐피털 C사로부터 20억 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분쟁 발생 - 시리즈 A 투자 시 기업가치가 시드 당시 2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상향되었으나, 신주 발행 과정에서 A씨의 지분율이 15%에서 8.2%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A씨는 투자계약서상 희석방지조항(Anti-dilution)이 있었음에도 이를 주장하지 못한 채 사후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쟁점 1: 희석방지조항의 유형과 법적 효력

결론부터 말하면, 희석방지조항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어야만 효력을 주장할 수 있고, 그 유형에 따라 보호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희석방지조항(Anti-dilution Clause)이란,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 기존 투자자의 지분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 수를 조정하거나 보상하는 계약 조건입니다.

실무에서 통용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풀 래칫 (Full Ratchet)

후속 투자의 주당 발행가가 기존보다 낮으면,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격을 후속 라운드의 낮은 가격으로 일괄 조정합니다.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하지만, 창업자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이 극심해져 실무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가중평균 (Weighted Average)

기존 발행가와 신규 발행가를 가중평균하여 전환가격을 조정합니다. 광의(Broad-based)와 협의(Narrow-based) 방식이 있으며, 광의 가중평균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됩니다. 투자자와 창업자 간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A씨의 경우, 투자계약서에 '가중평균 방식의 희석방지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시리즈 A의 주당 발행가가 시드 단계보다 높았다는 점입니다. 희석방지조항은 일반적으로 다운라운드(Down Round), 즉 후속 투자에서 기업가치가 하락할 때 작동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번 사례처럼 기업가치가 상승한 업라운드(Up Round)에서는 희석방지조항이 발동되지 않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A씨의 지분율 하락은 신주 발행에 따른 자연 희석이며, 희석방지조항이 보호하는 범위 밖의 문제였습니다.

쟁점 2: 선매권과 동반참여권의 부재

A씨가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투자계약서에 선매권(Pre-emptive Right)이 포함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선매권(Pre-emptive Right)이란, 회사가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가 자신의 지분율에 비례하여 우선적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상법 제418조에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정관으로 달리 정할 수 있어 스타트업에서는 정관 배제가 일반적입니다.

A씨의 투자계약서에는 선매권 조항이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상법상 신주인수권이 있더라도, 로지텍AI의 정관에서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A씨는 시리즈 A 신주 발행에 참여할 법적 근거가 없었습니다.

추가로, 동반참여권(Co-investment Right, 또는 Pro-rata Right)도 없었습니다. 이 조항이 있었다면 A씨는 후속 라운드에서 자신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금액만큼 추가 투자할 기회를 보장받았을 것입니다.

쟁점 3: 정보청구권과 사전동의권의 실효성

A씨가 사후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원인이 있습니다. 시리즈 A 투자 유치 사실을 A씨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1
정보청구권(Information Right) - 회사의 재무제표, 투자 유치 진행 상황,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A씨의 계약서에는 "분기별 재무정보 제공" 조항은 있었으나, 신주발행 및 투자유치에 대한 사전 통지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2
사전동의권(Consent Right) - 일정 규모 이상의 신주발행, 주요 계약 체결, 정관 변경 등에 대해 기존 투자자의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이 조항이 있었다면 B씨는 시리즈 A 진행 전 반드시 A씨의 승인을 받아야 했을 것입니다.
3
이사회 참관권 또는 옵저버 권한(Board Observer Right) - 이사회에 참석하여 주요 의사결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시드 단계에서 간과되기 쉬우나, 후속 투자 라운드의 조건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A씨의 사례에서 이 세 가지 권리가 모두 부재하거나 불충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시리즈 A가 완료된 이후에야 자신의 지분율이 8.2%로 하락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무적 조언: 희석 방지를 위한 투자계약서 필수 조항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희석방지조항은 다운라운드뿐 아니라 업라운드 희석까지 고려하여 설계해야 합니다. 다운라운드 시 전환가격 조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업라운드에서의 자연 희석을 막으려면 선매권과 동반참여권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2. 선매권(Pre-emptive Right)과 동반참여권(Pro-rata Right)은 별도 조항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상법상 신주인수권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스타트업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을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투자계약서에서 독립적으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3. 정보청구권과 사전동의권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주요 경영 사항"이라는 추상적 표현 대신, 신주발행, 전환사채 발행, 스톡옵션 부여 등 지분 변동을 초래하는 구체적 행위를 열거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4. 시드 단계에서도 주주간계약서(SHA)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투자계약서만으로는 주주 간 권리관계를 충분히 규율하기 어렵습니다. 주주간계약서를 통해 의결권 행사, 지분 처분 제한, 태그얼롱(Tag-along), 드래그얼롱(Drag-along) 등을 미리 정해두어야 합니다.

5.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대한 통제 조항을 포함해야 합니다. 신주 발행뿐 아니라 전환권 행사에 따른 잠재적 희석도 사전에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전환사채를 빈번히 활용하므로, 이에 대한 사전동의 조항이 없으면 예상치 못한 대규모 희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씨는 결국 B씨와의 협의를 통해 시리즈 B 참여 시 우선배정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으나, 이미 하락한 지분율을 원상복구하지는 못했습니다. 투자 초기 단계에서 계약서의 각 조항을 꼼꼼히 검토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후속 라운드 시나리오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입니다.

특히 시드 단계에서는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계약 조건 협상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큰 희석 피해가 발생하는 시점은 시리즈 A~B 단계이며, 이때의 보호 장치는 시드 단계 투자계약서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3억 원의 투자라 하더라도, 기업가치가 수백억 원으로 성장했을 때 15%와 8%의 차이는 수십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이재익
이재익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재익 · 서울특별시 서초구
스타트업 투자 분쟁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초기 투자일수록 희석 방지 조항의 설계가 허술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선매권과 사전동의권이 누락된 투자계약서는 후속 라운드에서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투자 실행 전에 반드시 벤처투자 경험이 있는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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