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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 분야와 IT 용역 시장을 중심으로, 계약 이행이 50~70% 진행된 시점에서 해제를 요구하는 분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계약 관련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12% 늘었고, 그 중 일부 이행 후 해제 범위에 관한 문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항목입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약이 전부 이행되기 전이라고 해서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이행된 부분과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법적으로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해제의 범위와 원상회복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민법 제543조는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催告)한 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불이행 부분이 계약 목적 달성에 본질적인지 여부입니다.
실무에서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계약 대금의 60%를 지급했다고 해서, 해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90%가 이행됐더라도 나머지 10%가 계약의 핵심 목적에 해당하면 전부 해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판단 기준 — 3가지 핵심 요소
1. 불이행 부분이 계약 전체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가
2. 이미 이행된 급부의 독립적 가치가 인정되는가
3. 해제로 인한 당사자 간 형평이 유지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민법 제546조는 계약이 수 개의 급부로 나뉠 수 있는 경우 불이행 부분에 한해서만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일부 해제라 합니다. 반면 급부가 불가분(나눌 수 없는 관계)이면 전부 해제만 가능합니다.
| 구분 | 전부 해제 | 일부 해제 |
|---|---|---|
| 급부의 성격 | 불가분 급부 | 가분 급부 |
| 대표 사례 | 맞춤 제작 소프트웨어 | 월 단위 용역 계약 |
| 원상회복 범위 | 이행분 전체 반환 | 미이행분만 정산 |
| 손해배상 | 전체 손해 청구 가능 | 해당 부분 손해만 |
예컨대 12개월 유지보수 계약에서 8개월분까지 정상 이행됐다면, 나머지 4개월분에 대해서만 일부 해제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맞춤형 인테리어 공사처럼 공정 전체가 하나의 목적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70%를 진행했더라도 전부 해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해제가 인정되면 민법 제548조에 따라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다투는 쟁점은 이미 이행된 부분의 가치 평가입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 또는 위약벌) 조항이 있는 경우, 해제와 별도로 위약금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위약금과 해제의 관계
민법 제551조는 해제권 행사가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을 해제하면서 동시에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되면 법원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실무에서는 계약금액의 10~20%를 위약금으로 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행률이 높을수록 법원이 감액 비율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행률 50% 이상 시점에서 위약금을 약정 금액 전액으로 청구하면, 법원에서 30~50% 수준으로 감액되는 사례가 자주 나옵니다. 위약금 조항을 작성할 때부터 이행 단계별 차등 위약금을 설정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일부 이행 후 해제 분쟁의 대부분은 계약서 작성 시 이행 단계별 정산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데서 출발합니다. 급부를 단계별로 구분하고, 각 단계 완료 기준과 대금 지급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면, 해제 시 분쟁의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총 계약금액이 5,000만 원 이상이거나 이행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는 계약이라면, 단계별 이행 완료 확인서 교부와 중간 정산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이 조항 하나가 수천만 원 단위의 분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