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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계약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민사·계약 · 계약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2026.04.15 조회 4

계약 일부 이행 후 해제, 어디까지 가능한지 핵심만 정리합니다

송동근 변호사
법무법인 이노센스 · 광주광역시 동구

최근 건설 분야와 IT 용역 시장을 중심으로, 계약 이행이 50~70% 진행된 시점에서 해제를 요구하는 분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계약 관련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12% 늘었고, 그 중 일부 이행 후 해제 범위에 관한 문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항목입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약이 전부 이행되기 전이라고 해서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이행된 부분과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법적으로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해제의 범위와 원상회복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일부 이행 상태에서 해제가 가능한 근거

민법 제543조는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催告)한 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불이행 부분이 계약 목적 달성에 본질적인지 여부입니다.

실무에서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계약 대금의 60%를 지급했다고 해서, 해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90%가 이행됐더라도 나머지 10%가 계약의 핵심 목적에 해당하면 전부 해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판단 기준 — 3가지 핵심 요소

1. 불이행 부분이 계약 전체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가

2. 이미 이행된 급부의 독립적 가치가 인정되는가

3. 해제로 인한 당사자 간 형평이 유지되는가

전부 해제와 일부 해제, 실무적 구분 기준

결론부터 말하면, 민법 제546조는 계약이 수 개의 급부로 나뉠 수 있는 경우 불이행 부분에 한해서만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일부 해제라 합니다. 반면 급부가 불가분(나눌 수 없는 관계)이면 전부 해제만 가능합니다.

구분전부 해제일부 해제
급부의 성격불가분 급부가분 급부
대표 사례맞춤 제작 소프트웨어월 단위 용역 계약
원상회복 범위이행분 전체 반환미이행분만 정산
손해배상전체 손해 청구 가능해당 부분 손해만

예컨대 12개월 유지보수 계약에서 8개월분까지 정상 이행됐다면, 나머지 4개월분에 대해서만 일부 해제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맞춤형 인테리어 공사처럼 공정 전체가 하나의 목적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70%를 진행했더라도 전부 해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원상회복의 현실적 쟁점

해제가 인정되면 민법 제548조에 따라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다투는 쟁점은 이미 이행된 부분의 가치 평가입니다.

1
금전 급부의 경우 : 수령한 금액에 수령일부터 이자를 붙여 반환해야 합니다. 법정이율(연 5%)이 적용되며, 상사 거래라면 연 6%입니다.
2
물건 또는 용역 급부의 경우 : 현물 반환이 원칙이나, 반환이 불가능하면 이행 당시의 시가(時價) 기준으로 금전 반환합니다. 시가 산정 시점이 '이행 시'인지 '해제 시'인지에 따라 금액 차이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사용이익 반환 : 받은 물건을 일정 기간 사용했다면 그 기간의 사용이익까지 반환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 부분이 금액 산정에서 분쟁을 가장 크게 키우는 요소입니다.

위약금 약정이 있는 경우의 해제 범위

계약서에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 또는 위약벌) 조항이 있는 경우, 해제와 별도로 위약금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위약금과 해제의 관계

민법 제551조는 해제권 행사가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을 해제하면서 동시에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되면 법원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실무에서는 계약금액의 10~20%를 위약금으로 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행률이 높을수록 법원이 감액 비율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행률 50% 이상 시점에서 위약금을 약정 금액 전액으로 청구하면, 법원에서 30~50% 수준으로 감액되는 사례가 자주 나옵니다. 위약금 조항을 작성할 때부터 이행 단계별 차등 위약금을 설정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3가지 포인트

1
최고 절차 누락 : 해제 전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최고를 하지 않으면 해제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내용증명으로 최소 7~14일의 이행 기간을 명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이행 거절 의사가 명확한 경우 :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이행을 거부했다면, 최고 없이 바로 해제가 가능합니다. 다만 거부 의사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3
해제 의사표시 방법 :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구두 통보도 법적으로 유효하지만, 입증 문제를 고려하면 반드시 내용증명 우편 또는 전자문서로 통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계약 설계 단계에서의 대비가 핵심입니다

일부 이행 후 해제 분쟁의 대부분은 계약서 작성 시 이행 단계별 정산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데서 출발합니다. 급부를 단계별로 구분하고, 각 단계 완료 기준과 대금 지급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면, 해제 시 분쟁의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총 계약금액이 5,000만 원 이상이거나 이행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는 계약이라면, 단계별 이행 완료 확인서 교부와 중간 정산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이 조항 하나가 수천만 원 단위의 분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

송동근
송동근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이노센스 · 광주광역시 동구
제 경험상 일부 이행 후 해제 분쟁은 계약서에 단계별 정산 기준이 없어서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원상회복 시 이행분의 가치 평가가 쟁점이 되면 소송이 장기화될 수 있으므로, 계약 단계에서부터 이행 완료 기준과 정산 방법을 명확히 해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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