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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건축물 준공 후 하자가 드러났을 때, 도급인(발주자)이 수급인(시공사)에게 부실시공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4년 보고에 따르면 건설 분쟁 중 시공 하자 관련 분쟁 비율은 약 38%로, 공사대금 분쟁(29%)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도급인이 청구한 금액 전부를 인정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시공이 잘못되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원이 요구하는 요건을 정확히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급인의 부실시공에 대한 도급인의 권리는 크게 두 가지 법적 경로로 나뉩니다.
1. 하자담보책임(민법 제667조~제671조)
수급인이 완성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도급인은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임은 수급인의 고의 또는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2. 채무불이행 손해배상(민법 제390조)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시공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수급인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하자담보책임을 주위적 청구원인으로, 채무불이행을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병행하여 구성합니다. 그 이유는 하자담보책임은 과실 입증이 불요한 반면 제척기간(권리 행사 가능 기간)이 엄격하고, 채무불이행은 과실 입증이 필요하지만 소멸시효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하자의 특정과 감정입니다. 법원은 "시공이 엉망이다"라는 막연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종(철근콘크리트, 방수, 마감 등)의 어떤 부위에서 설계도서나 시방서 기준에 어떻게 미달하는지를 특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거의 모든 사건에서 법원 감정이 진행되며, 감정 비용은 보통 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이상까지 발생합니다.
하자 특정 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료
둘째, 제척기간 관리입니다. 하자담보책임의 행사 기간은 건축물의 종류와 하자 부위에 따라 다릅니다. 민법상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인도 후 5년(석조, 석회조 등은 10년)이 원칙이고, 주택법에 따른 공동주택은 하자 유형별로 1년에서 10년까지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이 기간은 소멸시효와 달리 중단이 불가능한 제척기간이므로, 한 번 지나면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제척기간 경과는 가장 흔한 패소 사유 중 하나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하자를 인지하고도 "수급인이 보수해 주겠다고 했으니 기다리자"라며 시간을 보내다가 기간이 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수급인의 구두 약속은 제척기간의 진행을 멈추게 하지 못합니다.
셋째, 손해액 산정 방식입니다.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배상액은 대부분 "하자보수비 상당액"입니다. 쉽게 말해, 해당 하자를 보수하는 데 실제로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서 쟁점은 도급인이 주장하는 보수 범위와 수급인이 인정하는 범위가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도급인 측은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비용을 청구하는 반면, 수급인 측은 부분 보수로 충분하다고 반박하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법원 감정인이 판단한 합리적 보수 방법과 비용이 사실상 판결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감정 단계에서의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도급인이 하도급인의 부실시공으로 발주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 원도급인은 하도급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에 따라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하거나 지급을 지연한 사실이 있다면, 이것이 하도급인의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항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금 미지급과 부실시공 사이의 인과관계를 법원이 직접 인정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과실상계나 손해배상액 감경의 요소로 고려될 수는 있으므로, 하도급 관계에서의 대금 지급 이력은 양측 모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부실시공 손해배상 청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세 가지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십시오. 사진, 동영상, 전문가 소견서 등을 확보하고, 수급인에게 내용증명으로 하자보수를 요청한 기록을 남기십시오.
2. 제척기간을 역산하여 소송 일정을 설계하십시오. 감정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자 인지 후 1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감정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십시오. 감정인에게 제출하는 하자목록표의 완성도가 인용 금액을 좌우합니다. 건축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협업하여 감정사항을 구성하는 것이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부실시공 손해배상은 건축 기술과 법률이 교차하는 영역입니다. 하자의 존재를 안다고 해서 자동으로 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하자를 특정하고 손해액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증거 확보의 충실도와 감정 단계에서의 전략적 대응이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