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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4.18 조회 0

이사 보수 총회 승인 의무, 왜 지금 기업들이 주목하는가

이지훈 변호사

얼마 전 한 중견기업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예상치 못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소수주주 측에서 "대표이사 보수가 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에서 자체 결정된 것 아니냐"며 이의를 제기한 것입니다. 해당 회사의 대표이사 연봉은 약 8억 원이었고, 전년도 매출 대비 과도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사안은 결국 이사 보수의 총회 승인 의무라는 상법의 기본 원칙이 실전에서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상법이 요구하는 이사 보수 결정 원칙

상법 제388조는 간결하지만 강력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이 조문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사 보수는 원칙적으로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정해야 하며, 이사회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정관에 구체적 금액을 기재하지 않고, 대신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총액)를 승인받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예컨대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연 20억 원으로 한다"는 식의 결의를 거치고, 구체적인 개인별 배분은 이사회에 위임하는 구조입니다.

핵심 포인트

정관에 금액 명시가 없으면 주주총회 승인이 필수이며, 이를 거치지 않은 보수 지급은 법적 효력 자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보수에 대해서는 회사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도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총회 승인 없는 보수 지급, 실제 분쟁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가

상담 현장에서 보면, 이사 보수 관련 분쟁은 대개 두 가지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소수주주가 경영진 보수의 적정성을 다투는 경우입니다. 특히 지배주주가 대표이사를 겸하는 중소기업에서 빈번합니다. 매출 5억 원인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연 3억 원의 보수를 가져가는 상황이라면,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배당보다 보수를 통해 이익이 유출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총회 결의가 형식적으로라도 존재하는지 여부가 첫 번째 공방 지점이 됩니다.

두 번째는 퇴임 이사가 미지급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해당 보수가 총회 승인을 거쳤는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정만으로 약속된 퇴직위로금이라면, 회사 측은 "총회 결의가 없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다"고 항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판례는 일관되게,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이사 보수 약정은 회사에 대해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사 개인과 대표이사 사이의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적법한 총회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보수 한도 결의에서 실무자가 놓치기 쉬운 함정

"매년 총회에서 보수 한도를 승인받고 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무에서는 의외의 허점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사외이사 포함 여부의 불명확 - 보수 한도 안건에 등기이사만 포함하는지,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는지 총회 안건에서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사후에 분쟁이 생깁니다.
2
퇴직금의 별도 승인 누락 - 이사 보수와 이사 퇴직금은 별개입니다.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에 관한 규정이 정관에 없다면 이 역시 총회 승인이 필요하며, 보수 한도 결의만으로 퇴직금까지 포괄되지 않습니다.
3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의 관계 - 스톡옵션은 상법 제340조의2에 따라 별도의 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합니다. 보수 한도 안에 포함시킬 수 없으며, 별도 안건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4
한도 초과 지급의 방치 - 총회 승인 한도를 초과하여 보수를 지급했음에도 사후 추인 결의를 받지 않는 경우, 초과분 전액이 위법한 지급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최근 트렌드와 기업이 준비해야 할 방향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사 보수 공시 의무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회사는 사업보고서에 이사 개인별 보수(5억 원 이상 시)를 공시해야 하고, 이와 별개로 주주총회에서의 보수 승인 절차의 투명성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기준이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는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전년도 대비 증가율, 회사 실적 대비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상장사의 이사 보수 안건 반대율은 약 7~10%대로, 5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비상장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공동창업자 간 경영권 분쟁, 투자자와의 갈등, 가족 기업 내 세대교체 과정에서 이사 보수 문제는 예상보다 빈번하게 불거집니다. 분쟁이 발생한 후에 소급하여 총회 의사록을 정비하는 것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전에 절차를 갖추어 두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실무 대응 요약

1) 매 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을 반드시 상정하고, 의사록에 승인 금액과 산정 근거를 명확히 기재합니다.

2) 퇴직금 규정은 정관에 별도로 마련하거나, 총회에서 퇴직금 지급 기준을 승인받아 두어야 합니다.

3) 보수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으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전 또는 즉시 사후 추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이사회 의사록에도 개인별 배분 결정 경위를 기록해 두어, 향후 분쟁 시 합리적 산정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사 보수 승인 절차는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니라, 경영권 분쟁의 방패이자 기업 신뢰도의 기초입니다.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올해도 통과되겠지"라고 가볍게 넘기기보다, 정관 규정과 과거 의사록을 점검하고 흠결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건전한 기업 운영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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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변호사의 코멘트
이사 보수 관련 분쟁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문제가 총회 결의를 형식적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누락한 데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비상장 중소기업에서 퇴직금 규정까지 포함하여 사전에 정비해 두면 분쟁 발생 시 방어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경영권 분쟁 징후가 보이신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점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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