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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형사범죄 ·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2026.04.19 조회 2

경찰 임의동행 거부했는데 체포? 사례로 보는 권리와 대응법

한샘이 변호사

경찰관이 수사를 위해 동행을 요청하는 상황, 일상에서 갑자기 마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임의동행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알지 못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아래 두 가지 가상 사례를 통해 임의동행 거부권의 범위와 대응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사례 개요 - 두 사람이 마주한 임의동행 요청

사례 1 | A씨(34세, 서울 소재 IT기업 개발자)

A씨는 퇴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사복 경찰관 2명으로부터 "최근 발생한 사기 사건과 관련하여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으니 경찰서까지 동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당장 약속이 있어 "내일 직접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경찰관은 "지금 가시는 게 좋겠다"며 팔을 잡아 차량으로 안내했습니다. A씨는 경찰서에서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사례 2 | B씨(47세, 인천 소재 자영업자)

B씨는 가게 영업 중 관할 파출소 경찰관으로부터 폭행 사건 참고인 조사를 위해 동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B씨는 "영업시간이라 지금은 곤란합니다"라고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경찰관은 "그러면 내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달라"며 출석요구서를 교부하고 돌아갔습니다.

두 사례 모두 임의동행을 요청받았지만, 경찰의 대응과 당사자의 결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이 차이가 발생하는 법적 근거를 쟁점별로 분석합니다.


쟁점 1. 임의동행의 법적 성격과 거부권의 근거

임의동행이란 경찰관이 수사 목적으로 피의자 또는 참고인에게 경찰서 등으로의 동행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핵심은 말 그대로 '임의', 즉 상대방의 자발적 동의를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

임의동행은 강제처분이 아닌 임의수사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1
동의가 필수입니다. 상대방이 동행에 동의하지 않으면 경찰관은 이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습니다.
2
거부에 대한 불이익이 없습니다. 임의동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 영장을 청구하거나 불리한 추정을 할 수 없습니다.
3
언제든 퇴거할 수 있습니다. 동행에 응한 뒤에도 조사 도중 언제든지 경찰서를 나갈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참고).

A씨 사례를 보면, A씨는 "내일 출석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경찰관이 팔을 잡고 차량으로 안내한 행위는 동의 없는 강제연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위법한 체포로 평가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집된 진술의 증거능력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쟁점 2. 임의동행이 사실상 체포로 전환되는 기준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형식적으로는 임의동행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체포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아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사실상 체포 여부의 판단 기준

- 동행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했는지

- 동행 장소에서 퇴거의 자유가 보장되었는지

- 조사 시간이 합리적 범위(통상 6시간 이내)를 초과했는지

- 동행 전 거부권 및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했는지

A씨의 경우 세 가지 요소가 문제됩니다. 첫째, 팔을 잡는 물리력이 행사되었습니다. 둘째,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동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셋째, 5시간이라는 조사 시간이 통상적 범위의 상한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에 대한 임의동행은 실질적으로 영장 없는 체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B씨의 경우, 경찰관은 거부 의사를 확인한 뒤 즉시 출석요구서를 교부하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이는 적법한 임의수사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습니다.


쟁점 3. 위법한 임의동행에 대한 법적 구제 수단

임의동행이 사실상 체포에 해당하는 경우, 당사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구제 수단이 존재합니다.

1
위법수집증거 배제 주장 -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확보된 진술, 자백 등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핵심적인 방어 수단이 됩니다.
2
체포적부심사 청구 - 위법하게 체포된 상태라면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에 따라 법원에 체포의 적법성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하면 즉시 석방됩니다.
3
헌법소원 또는 국가배상 청구 - 위법한 신체 구속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인정되면, 사후적으로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보면, 사후 구제보다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이 훨씬 중요합니다. 위법한 동행이 이루어진 뒤에 이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임의동행 요청을 받았을 때 실무적 대응 방법

경찰의 임의동행 요청에 직면했을 때, 아래 사항을 순서대로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장 대응 절차

1단계 | 경찰관의 소속, 성명, 계급을 확인하고, 동행의 사유와 목적지를 질문합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에 따라 경찰관은 신분을 밝힐 의무가 있습니다.

2단계 | 임의동행인지, 체포 영장에 의한 것인지 명확히 확인합니다. "저를 체포하는 것입니까, 임의동행을 요청하는 것입니까"라고 직접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3단계 | 동행을 거부할 경우 "지금은 동행할 수 없습니다. 출석요구서를 발부해 주시면 지정 일시에 출석하겠습니다"라고 명확히 의사를 밝힙니다.

4단계 | 거부 후에도 물리력이 행사되거나 퇴거가 제한되면, 그 상황을 가능한 한 기록(녹음, 주변 목격자 확보)하고, 즉시 변호인에게 연락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거부 의사를 표시할 때 물리적 저항은 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적법한 공무집행 중이라면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두로 명확히 거부 의사를 전달하되, 물리적 충돌은 피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입니다.

임의동행에 이미 응한 뒤라면, 조사를 받는 도중이라도 "더 이상 조사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퇴거하겠습니다"라고 의사를 밝힐 수 있습니다. 이때 경찰이 퇴거를 제한하면 위법한 구금에 해당하므로, 변호인 접견권(형사소송법 제34조)을 즉시 행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경찰의 임의동행 요청은 법적으로 강제력이 없는 협조 요청에 해당합니다. 거부하더라도 그 자체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며, 거부 후 출석요구서를 통한 정식 절차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현장에서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법한 긴급체포나 현행범 체포와의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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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이 변호사의 코멘트
제 경험상 임의동행 과정에서 본인의 권리를 인지하지 못한 채 수시간 조사를 받고, 이후에야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현장에서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이후 법적 다툼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임의동행 관련 상황에 처해 계시다면 가능한 빨리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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