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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C사 대표 김모 씨(52세, 경기도 화성)는 주요 거래처의 연쇄 부도로 매출이 급감해 2024년 초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습니다. 부채 규모 약 180억 원, 보유 공장 부지와 설비의 잔존가치는 70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다행히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 동종 업계 대기업인 D사가 C사의 공장과 핵심 설비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습니다. D사 측은 "회생계획 인가 전이라도 빨리 거래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요구했고, 김 대표는 "인가도 안 된 상태에서 자산을 넘기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회생계획 인가 전이라도 M&A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회생법') 제62조는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 또는 재산의 양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가 전 영업양도"(Pre-plan Sale)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C사 사례에서 D사가 원했던 것이 바로 이 방식이었습니다. 회생계획안 작성과 채권자 동의를 기다리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될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설비가 노후화되고 숙련 인력이 이탈하면 인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핵심 법적 근거
회생법 제62조(관리인의 권한) 및 동법 제61조(법원의 허가 사항)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전제로 인가 전에도 영업양도, 자산매각 등이 가능합니다. 실무에서는 법원이 M&A 가격의 적정성, 채권자 이익 보호 여부를 심리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김 대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채권자들이 반대하면 어떡하지?" C사의 금융 채권자만 12곳, 상거래 채권자는 40곳이 넘었습니다.
인가 전 M&A에서 법원이 가장 중점적으로 살피는 것은 청산가치 보장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M&A를 통한 매각 대금이 회사를 파산시켜 정리했을 때보다 채권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더 많아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C사의 경우 청산가치(파산 시 예상 배당)가 약 25억 원으로 산정되었고, D사의 인수 제안 금액은 55억 원이었습니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채권자에게 유리한 구조였지만, 실무에서는 이 외에도 여러 요소를 따져야 합니다.
C사 사례에서는 법원이 채권자위원회에 의견을 구한 결과, 금융채권자 대다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설비 가치가 떨어지니 조기 매각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상거래 채권자 중 일부가 반대 의견을 냈지만, 법원은 55억 원 매각 대금이 청산가치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 공개 입찰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종합하여 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 대표와 D사는 결국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양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몇 가지 발생했습니다. 실무에서 인가 전 M&A를 추진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사 사례는 결국 원만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D사는 55억 원에 공장과 설비를 인수했고, 근로자 95명의 고용을 승계하는 조건이 포함되었습니다. 남은 회생절차에서는 매각 대금을 기초로 한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어, 채권자들에게 청산가치의 약 2.2배에 해당하는 배당이 이루어졌습니다.
인가 전 M&A는 회생기업의 자산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의 허가 요건 충족, 채권자 이익 보호, 고용 승계 문제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법률 검토를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