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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분들이 원청 사업장에서 괴롭힘을 당하고도 "내가 원청 소속이 아니니 어디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실제로 하청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원청과 하청 사이의 책임 소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절차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구제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하청 근로자 괴롭힘에 대해 원청의 책임을 묻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서류, 소요 기간, 비용까지 함께 안내하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절차를 살펴보기에 앞서, 원청의 책임이 성립하는 근거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는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여기서 '사업주'에는 도급인(원청)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 금지)는 원칙적으로 같은 사업장 내 근로자 간 관계에 적용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 원청의 책임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민법 제756조(사용자책임)에 근거하여, 원청 소속 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원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원청에게 과태료 또는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괴롭힘이 발생한 일시, 장소, 가해자의 구체적 언행, 목격자 등을 시간순으로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구두 폭언이나 부당 업무 지시의 경우 녹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캡처, 이메일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특히 원청 직원이 가해자인지, 하청 직원이 가해자인지를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청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원청 사이의 지휘관계가 드러나는 증거(업무 지시 이메일, 조직도, 출입기록 등)가 필요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하청 근로자의 경우, 우선 소속 하청업체의 인사부서 또는 대표에게 신고합니다.
이와 동시에 원청에도 서면으로 괴롭힘 사실을 통보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원청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추후 책임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신고는 반드시 서면(내용증명, 이메일 등)으로 하여, 신고 사실과 일자가 기록에 남도록 해야 합니다.
내부 신고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불이익 처분(업무 배제, 계약 해지 등)을 받은 경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진정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민원마당)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거나,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직접 방문하여 접수할 수 있습니다. 접수 후 근로감독관이 조사를 진행하며, 사업주에게 시정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하청뿐 아니라 원청도 피진정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원청의 지배력과 관여 사실을 주장하면서, 원청에 대한 조사도 함께 요청해야 합니다.
괴롭힘이 하청 근로자라는 고용 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적 언행에 해당하는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하청 주제에", "너네는 시키는 대로 하면 돼"와 같은 발언이 반복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인권위 진정은 고용노동부 진정과 별도로 병행이 가능합니다. 인권위는 조사 후 시정 권고를 내릴 수 있으며,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원청 기업의 이미지 및 ESG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실무에서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 치료비, 휴업 손해 등이 발생한 경우, 민법 제750조(불법행위) 및 제756조(사용자책임)에 근거하여 원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원청 책임이 인정되려면, 가해자인 원청 직원의 행위가 "사무 집행에 관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업무 지시 과정에서의 폭언, 업무상 회의에서의 모욕 등은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송 전에 내용증명을 통한 합의 교섭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청 대기업의 경우, 소송 리스크를 고려하여 합의에 응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이 발생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질병(산업재해) 승인 신청이 가능합니다. 2019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산재 승인 시 치료비 전액, 휴업급여(평균임금의 약 70%), 장해급여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청 근로자도 하청업체를 통해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신청 자격이 있습니다.
불이익 조치 금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따라,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해고, 그 밖의 불이익 조치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하청 계약 해지나 배치 전환 등도 불이익 조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시효에 유의해야 합니다.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둘째,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입증하는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원청 직원의 업무 지시 이메일, 작업 배치표, 출입증 기록, 회의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자료들은 원청 책임 인정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셋째, 각 절차는 병행이 가능합니다. 고용노동부 진정, 인권위 진정, 민사소송, 산재 신청을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사안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