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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2026.05.04 조회 9

공동상속인 한 명을 빼고 상속재산을 나눴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가

김범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상속이 개시되면 법정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상속재산을 취득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일부 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을 배제한 채 재산을 분할하거나, 특정 상속인의 동의 없이 부동산 등기를 이전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할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배제된 상속인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상의 사례를 통해 정리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던 A씨(향년 78세)가 2024년 사망하면서, 배우자 B씨(74세)와 자녀 3명(장남 C, 차남 D, 장녀 E)이 공동상속인이 되었습니다. 상속재산은 서울 마포구 아파트(시가 약 12억 원), 예금 2억 원, 소형 상가(시가 약 4억 원)로 총 18억 원 상당입니다.

그런데 장남 C와 차남 D는 장녀 E에게 별도 연락 없이, B씨와 셋이서 협의분할을 진행했습니다. 아파트는 B씨, 상가는 C, 예금은 D가 각각 취득하는 내용으로 협의서를 작성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이 사실을 수개월 뒤에 알게 된 장녀 E씨는 어떤 법적 대응이 가능할까요.

쟁점 1. 공동상속인 일부를 배제한 협의분할의 효력

민법 제1013조 제1항은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간에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각 공동상속인은 그 분할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공동상속인 간의 협의'입니다.

대법원은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지 않은 상속재산 협의분할은 무효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B씨, C, D 세 사람만의 합의로 이루어진 분할은 장녀 E의 상속분을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협의분할 자체가 법률행위로서의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실무 포인트

협의분할이 무효인 경우, 이를 기초로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의 등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배제된 상속인은 말소등기 청구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배제된 상속인이 사후에 분할 내용에 동의(추인)하면 유효한 분할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E씨가 분할 내용을 알고도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묵시적 추인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사실을 인지한 즉시 이의를 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쟁점 2. 배제된 상속인 E씨의 법정상속분과 구체적 권리

유언이 없는 경우 법정상속분에 따라 재산이 배분됩니다. 민법 제1009조에 따르면, 같은 순위의 상속인 사이에서는 균등하게 상속하되, 배우자는 직계비속과 공동상속할 때 직계비속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합니다.

이 사례에서 법정상속분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법정상속분 산정

배우자 B : 자녀 C : 자녀 D : 자녀 E = 1.5 : 1 : 1 : 1 (합계 4.5)

총 상속재산 18억 원 기준

B배우자 : 18억 x 1.5/4.5 = 6억 원
C장남 : 18억 x 1/4.5 = 4억 원
D차남 : 18억 x 1/4.5 = 4억 원
E장녀 : 18억 x 1/4.5 = 4억 원

E씨는 약 4억 원 상당의 상속분을 가집니다. 현재 B, C, D가 전체 재산을 나누어 가진 상태이므로, E씨의 상속분 전액이 침해된 것입니다.

쟁점 3. E씨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 법적 대응 방법

배제된 공동상속인이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기존의 무효인 협의분할과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상속재산 전체에 대한 분할 방법을 결정합니다. 현물분할이 원칙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대가분할(특정인이 재산을 취득하고 차액을 정산)이나 경매를 통한 환가분할이 이루어집니다.

2)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

무효인 협의분할에 기초하여 경료된 등기의 말소를 민사소송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말소 판결이 확정되면 등기부상 상속재산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공유 상태로 복원됩니다. 실무에서는 상속재산분할심판과 병행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부당이득반환 청구

이미 예금이 인출되었거나, 상가 임대수익 등을 특정 상속인이 독점한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통해 금전적 정산을 받을 수 있습니다. E씨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소멸시효 주의

상속재산분할 청구 자체에는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안 날로부터 3년, 발생일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상속회복청구권은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실무적 조언 : 배제된 상속인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1상속재산 현황 파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정부24)를 통해 부동산, 금융자산, 차량, 보험 등 피상속인 명의 재산을 일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사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2등기부 열람으로 이전등기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미 제3자에게 처분(매각)이 이루어진 경우, 제3자가 선의취득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집니다.
3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검토합니다. 소송 진행 중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현상을 보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특별수익과 기여분 주장도 함께 준비합니다. 다른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를 받았거나, 특정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 이를 분할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 분할 분쟁은 가족 간의 관계와 재산 규모, 기여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사안별로 최적의 대응 전략이 달라집니다. 특히 이미 등기 이전까지 완료된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법적 대응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범수
김범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상속재산 분할에서 공동상속인 배제 사안을 실무에서 다루다 보면, 배제된 분이 뒤늦게 사실을 알고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등기가 이전되었더라도 법적으로 무효인 분할은 다툴 수 있으나, 재산 처분이나 소멸시효 문제가 겹치면 상황이 복잡해지므로 인지 즉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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