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
노사 갈등이 첨예해지는 현장에서는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평소에는 점잖은 분들도 농성장이나 교섭 자리에서 멱살을 잡고, 밀치고, 손이 올라가는 일이 생기곤 하지요. 그리고 며칠 뒤,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도착하면 그제야 노사 대치 중 폭행이 얼마나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실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사 측이든 노조 측이든, 한쪽이 먼저 형사고소를 시작하면 상대방도 맞고소로 응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순한 다툼이라 여겼던 일이 폭행죄, 상해죄, 업무방해죄가 얽힌 복잡한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거지요.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법적 쟁점이 생기는지, 그리고 실무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차분히 살펴보려 합니다.
경기도 안산의 한 부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던 47세 생산직 A씨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동료들과 함께 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농성 12일째 되던 날 오전, 출근하는 임원진의 차량 진입을 막던 과정에서 관리부장 B씨(52세)와 몸싸움이 벌어졌고, A씨가 B씨를 밀쳐 B씨가 넘어지면서 손목 인대가 파열되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회사는 곧바로 A씨를 상해 및 업무방해로 고소했고, A씨 역시 같은 날 자신을 먼저 잡아당겨 끌어낸 경비팀 직원 두 명을 폭행으로 맞고소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볍게 밀친 것뿐인데 왜 상해죄가 되느냐"고 억울해하십니다. 하지만 형법상 폭행죄와 상해죄는 결과에 따라 갈립니다. 신체에 단순한 유형력을 행사한 데 그쳤다면 폭행죄(형법 제260조)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지만, 상대방이 다쳐서 진단서가 발급되면 상해죄(형법 제257조)로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A씨 사례처럼 "밀친 것"이 직접 원인이 되어 인대 파열 같은 전치 4주의 진단이 나왔다면, 가해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상해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판례는 폭행에서 비롯된 결과적 상해에 대해 비교적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진단서가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사 대치 현장에서는 부상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사후에 발급된 진단서의 신빙성을 다툴 여지도 있습니다. 농성 현장의 CCTV, 동료 근로자들의 진술, 당일 응급실 차트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밀친 행위와 상해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다투는 것이 첫 번째 방어선이 됩니다.
노사 대치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항변이 "쟁의행위의 정당한 범위 안이었다" 또는 "상대방이 먼저 손을 댔기에 방어한 것뿐이다"라는 주장입니다.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제21조의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을 면할 수 있지요.
하지만 실무에서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헌법과 노동조합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이라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폭력적 형태로 흐르는 순간 정당성을 잃는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신체로 저지하는 정도를 넘어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가격하거나 밀쳐 넘어뜨렸다면, 쟁의행위의 정당성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당방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먼저 잡아당겼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침해의 현재성, 방위 행위의 상당성, 그리고 양측 행위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영상 자료를 통해 정밀하게 분석되어야 합니다. A씨처럼 맞고소가 진행되는 사건에서는 누가 먼저 어떤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했는지가 양측 사건의 결론을 모두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형사사건에서 합의의 의미는 늘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자동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지만, 합의 사실은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과 법원의 양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폭행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가 이뤄지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노사 대치 사건에서는 합의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회사 측은 "개인 간 합의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사건"이라며 합의를 거부하기도 하고, 근로자 측 역시 합의를 노조 활동의 위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단순한 금전 배상을 넘어, 향후 쟁의 과정에서의 행동 기준과 상호 고소 취하 등을 함께 조율하는 일괄적 분쟁 해결이 시도되곤 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드리고 싶은 점은, 폭행·상해 유죄 판결이 단지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회사는 이를 근거로 징계해고를 단행할 수 있고, 부당해고 구제신청 단계에서도 매우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손해배상 민사소송이 별도로 제기되는 경우도 흔하지요. 그래서 형사 변론 단계에서부터 징계 절차와 민사 책임을 함께 고려한 진술 전략이 필요합니다.
노사 대치 중에 일어난 폭행 사건은 일반 폭행 사건과는 결이 다릅니다. 양측의 자존심과 조직의 입장이 얽혀 있고, 사건 하나의 결론이 향후 단체교섭과 노사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농성장이나 교섭장에서 감정이 격해진 그 짧은 순간이 오랫동안 삶에 남는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건 초기부터 차분히 대응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