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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40대 초반의 한 가장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유족은 고인이 상당한 금액의 암호화폐(가상자산)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거래소 비밀번호도, 개인 지갑의 프라이빗 키도, 심지어 어떤 거래소를 이용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과 온라인 계정의 상속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4년 기준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가 약 1,50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자산의 상속 절차를 미리 알아두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준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절차를 어렵게 느끼시는데, 오늘 단계별로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민법 제1005조에 따라 상속인은 피상속인(고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합니다. 가상자산도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므로 당연히 상속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2023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가상자산의 정의와 거래소의 이용자 보호 의무를 명확히 했지만, 디지털 자산 상속에 대한 구체적 절차 규정은 아직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 상속법 원칙과 각 거래소의 내부 정책을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디지털 자산 상속은 크게 다섯 단계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서류와 예상 소요기간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가장 먼저 고인이 어떤 디지털 자산을 보유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앱 설치 목록, 이메일 수신함(거래소 가입 확인 메일), 메모장, PC 북마크 등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통신사에 고인의 문자 내역을 요청하면 거래소 인증문자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래소에 상속을 신청하려면 본인이 적법한 상속인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가정법원에서 상속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미리 갖추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주요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는 대부분 고객센터를 통해 상속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거래소별로 요구 서류와 처리 절차가 조금씩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거래소 고객센터에 먼저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거래소는 고인 계정의 보유 자산을 확인해주고, 서류 검토 후 상속인 명의로 자산을 이전해줍니다.
거래소가 아닌 개인 지갑(메타마스크, 렛저, 트레저 등)에 보관된 자산은 상황이 다릅니다. 프라이빗 키(비밀 키) 또는 복구 시드 문구(12~24개 단어)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해당 자산에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이를 복구해줄 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자산도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 과세 대상입니다. 상속개시일(사망일) 전후 각 1개월간, 총 2개월의 종가 평균액을 기준으로 평가합니다(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58조의4).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합니다.
고인이 유언으로 특정 상속인에게만 가상자산을 물려준 경우, 다른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 청구(민법 제1112조~제1118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상자산의 가치 산정 시점이 쟁점이 되는데, 실무적으로는 상속개시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구체적 산정 방식을 두고 상속인 간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같은 해외 거래소에 보유한 자산은 해당 거래소가 소재한 국가의 법률과 약관이 적용될 수 있어 절차가 더 복잡해집니다. 영문 서류 공증, 아포스티유(Apostille) 인증 등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많고, 처리 기간도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물리적 분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동산보다 나누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0.001 BTC 단위까지 분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코인을 보유한 경우, 어떤 코인을 누가 가져갈지, 현금화 후 나눌지 등의 문제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명확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자산의 상속은 전통적 재산 상속과 기본 원리는 같지만,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실무적으로 훨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특히 프라이빗 키를 분실하면 수억 원의 자산이 영원히 묶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전 준비가 그 어떤 재산보다 중요합니다. 상속인 간 지분이나 가치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면, 법적 분쟁으로 번지기 전에 전문적인 검토를 받아보시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