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길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너희 나라로 꺼져'라고 소리쳤습니다. 상대가 신고하겠다고 하는데, 외국인 대상 혐오 발언도 모욕죄로 처벌되나요?"
핵심부터 말씀드립니다. 처벌됩니다. 한국 형법은 피해자의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라도 한국 영토 안에서 모욕을 당했다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사람"은 내국인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외국인, 무국적자,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모두 보호 대상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외국인은 한국 법으로 보호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정반대입니다.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 영토 내에서 발생한 범죄는 피해자 국적과 무관하게 한국 형법이 적용됩니다.
모욕죄 성립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1. 공연성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길거리, 식당, 편의점, 지하철 등 공개된 장소에서의 발언이 해당됩니다. SNS·온라인 댓글도 포함됩니다.
2. 모욕적 표현 —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이어야 합니다. "너희 나라로 꺼져", "○○놈", 국적·인종을 비하하는 멸칭 등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3. 특정성 — 피해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야 합니다. 면전에서 한 발언은 당연히 특정됩니다.
"불특정 외국인 전체"를 향한 발언이라도, 그 자리에 있던 특정 외국인이 본인을 향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범이고 발언 강도가 약한 경우 통상 벌금 50만원~200만원 수준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다음 사정이 있으면 처벌이 무거워집니다.
첫째, 반복적·계획적 발언인 경우. 둘째, 신체 접촉이나 위협이 동반된 경우(이때는 폭행죄·협박죄가 추가됩니다). 셋째, 영상이 SNS에 확산되어 피해가 가중된 경우. 넷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특히 최근에는 휴대폰 촬영이 일반화되어 있어, 길거리에서의 혐오 발언이 영상으로 남아 증거가 명확한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술 취해서 기억 안 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대상 혐오 발언은 모욕죄 외에도 여러 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 단순 비하를 넘어 구체적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 예: "저 외국인은 불법체류자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경우.
협박죄(형법 제283조) — "가만두지 않겠다", "죽여버린다" 등 해악을 고지한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74조 — 온라인 댓글·SNS·유튜브 등에서 모욕한 경우 사이버 모욕으로 처리됩니다.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입니다.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수사가 시작되며,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장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외국인 피해자의 경우 한국어 소통이 어렵거나 법 절차를 잘 몰라 신고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6개월 제척기간은 예외 없이 적용되므로 가능한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이미 신고가 접수되었다면 다음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발언 내용과 상황을 정확히 정리합니다. 둘째, CCTV·영상·음성 증거의 존재 여부를 파악합니다. 셋째,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친고죄이므로 고소 취하 시 처벌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합의금은 통상 30만원~150만원 선에서 협의되는 경우가 많지만, 발언 강도·확산 정도·피해자 직업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 외국인이라도 모욕죄 피해자가 됩니다. 면전 혐오 발언은 영상 증거가 남기 쉬워 부인이 어렵습니다. 신고 접수 전 신속한 합의 시도가 형사처벌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