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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욕죄의 공연성 요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모욕죄는 형법 제311조에 규정된 범죄로, 성립하려면 반드시 '공연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이 공연성의 경계가 모호해 처벌 여부가 갈리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두 가지 가상 사례를 통해 쟁점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58세 자영업자 A씨는, 같은 단지에 사는 이웃 B씨(45세, 회사원)와 주차 문제로 분쟁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오후 관리사무소 로비에서 B씨를 마주친 A씨는, 당시 로비에 경비원 1명과 입주민 3명이 있는 상황에서 B씨를 향해 "도둑놈 같은 인간",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32세 프리랜서 C씨는, 동호회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회원 27명)에서 회원 D씨(38세, 공무원)에 대해 "머리가 텅 빈 바보", "인간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D씨가 퇴장한 뒤에 작성된 메시지였고, C씨는 "D가 없을 때 한 말이니 공연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 공연성의 정의부터 정리하겠습니다. 형법상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실제로 여러 사람이 들었느냐가 아니라,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느냐는 점입니다.
공연성 판단의 핵심 3요소
1.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 가능한 상태였는가
2. 전파 가능성(소문이 퍼질 수 있는 구조)이 존재하는가
3. 발언 장소와 상황의 개방성은 어느 정도인가
사례 1의 경우, A씨가 욕설을 한 장소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로비로, 입주민 누구나 출입 가능한 공개된 장소입니다. 당시 경비원 1명과 입주민 3명 등 총 4명의 제3자가 현장에 있었으므로,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무적으로 제3자가 3인 이상 존재하는 공개 장소에서의 발언은 공연성이 거의 대부분 인정됩니다.
둘째, '전파 가능성 이론'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상대방이 단 1명이라 하더라도, 그 1명이 불특정 다수에게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 전파 가능성 이론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파 가능성이 부정되는 대표적 상황
- 부부, 변호사-의뢰인 등 특수 신뢰관계에 있는 1인에게만 말한 경우
-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상대방에게만 전달한 경우
- 밀폐된 공간에서 당사자끼리만 대화한 경우
사례 2에서 C씨는 "D씨가 채팅방에 없었으므로 공연성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공연성은 피해자 본인의 인식 여부가 아니라, 제3자의 인식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27명이 참여하는 단체 채팅방에서 특정인을 지칭하며 모욕적 표현을 사용한 이상, 나머지 26명이라는 다수가 그 내용을 인식할 수 있으므로 공연성은 충분히 인정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해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상대방이 안 봤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법적으로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단체 채팅방은 참여 인원 전체가 열람 가능하므로, 오프라인의 공개 장소와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셋째, 공연성이 부정되는 경우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모든 모욕 발언에 공연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대 1 대화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가까운 사이가 아닌 불특정인에 해당하거나, 대화 내용을 캡처하여 유포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상담 현장에서 보면, 발언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결론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적으로 중요한 사항을 정리하겠습니다.
모욕죄 법정형 참고: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친고죄이므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진행되며, 고소 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입니다.
위 사례들에서 보듯, 공연성의 인정 여부는 발언 장소, 제3자의 존재, 전파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동일한 욕설이라도 1대 1 밀폐 공간에서 한 말과 다수가 모인 공개 장소에서 한 말은 법적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