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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3.24 조회 15

대표이사가 가해자인 직장 내 괴롭힘, 어디에 어떻게 신고할까

송승환 변호사
솔루젠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5년째 근무 중인 한 중소기업 직원이 대표이사로부터 반복적으로 인격 모독성 발언과 업무 외 사적 지시를 받아왔습니다. 고민 끝에 회사 내 신고 절차를 알아봤지만, 가해자가 바로 대표이사라 인사담당자도 눈치만 볼 뿐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으신 분이 분명 계실 겁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대표이사 본인일 때, 사내 절차는 사실상 무력해집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떤 순서로 신고해야 할까요. 구체적인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먼저 알아둘 법적 근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같은 법 제76조의3은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규정합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사용자(대표이사) 본인이면 "사용자가 스스로를 조사하고 징계하라"는 모순이 생깁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외부 신고가 핵심 경로가 됩니다.

2021년 법 개정 이후, 사용자가 직접 괴롭힘을 한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Step별 신고 절차

1

증거 수집 및 정리

신고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괴롭힘 발언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 녹음 파일, CCTV 장면, 목격자 진술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세요. 대화 녹음은 본인이 대화 당사자인 경우 불법이 아닙니다(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단서). 날짜, 장소, 발언 내용, 동석자를 기록한 메모도 보조 증거가 됩니다.

소요기간: 1~2주 권장 비용: 없음
2

고용노동부 진정 접수

대표이사가 가해자일 때 가장 현실적인 첫 번째 외부 경로는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신고)하는 것입니다. 온라인(고용노동부 민원마당), 방문, 우편 모두 가능합니다.

진정서에는 사업장 정보, 가해 행위의 구체적 내용, 증거 목록을 기재합니다. 접수 후 근로감독관이 배정되어 사업장 조사가 진행됩니다.

접수처: 관할 지방고용노동청 처리기간: 약 1~3개월 비용: 없음

필요서류: 진정서(양식 제공), 재직 확인 서류(근로계약서 등), 증거자료 사본

3

근로감독관 조사 및 시정 명령 단계

근로감독관은 사업장에 출석 요구, 서류 제출 요구, 관계자 면담 등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대표이사) 측 소명도 함께 청취됩니다. 괴롭힘이 인정되면 시정 지시가 내려지고, 불이행 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과태료: 최대 1,000만 원

조사 기간 중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해고, 전보, 감봉 등)가 발생하면 이 역시 별도의 법 위반(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4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병행 가능)

괴롭힘 행위가 성별, 나이, 장애, 출신 등 차별적 사유와 결합되어 있다면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병행 진정이 가능합니다. 인권위는 조사 후 시정 권고를 내릴 수 있으며,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사회적 압력과 후속 소송에서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접수: 온라인/방문/우편 처리기간: 약 3~6개월 비용: 없음
5

민사 손해배상 청구 또는 형사 고소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및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괴롭힘 관련 위자료 인용 금액은 사안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편차가 큽니다.

폭행, 협박, 모욕, 명예훼손 등 형법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형사 고소도 가능합니다. 특히 다수 앞에서의 공개적 모욕은 형법 제311조(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 소요: 6개월~1년 이상 형사고소 접수처: 관할 경찰서

대표이사가 가해자일 때 특히 주의할 점

사내 신고 절차를 아예 건너뛰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식적으로라도 사내 신고를 먼저 시도하고, 회사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후 외부 신고와 소송에서 유리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 신고 사실은 이메일이나 내용증명으로 발송해 기록을 남겨두세요.

또한 신고 이후 보복 조치에 대비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만약 신고 후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 업무 배제, 권고사직 압박 등이 발생하면 즉시 추가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성희롱이 동반된 경우의 추가 절차

대표이사의 괴롭힘에 성적 언동이 포함되어 있다면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에도 해당합니다. 이 경우 고용노동부 진정 시 성희롱 항목으로도 함께 신고할 수 있고, 사업주가 가해자인 성희롱에 대해서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별도로 부과됩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39조).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며, 피해 근로자가 근로환경 악화로 퇴직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정리하면, 대표이사가 가해자인 괴롭힘 사건은 사내 해결이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증거 확보 후 고용노동부 진정을 중심으로 외부 절차를 밟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안의 심각도에 따라 인권위 진정, 형사 고소, 민사소송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각 절차는 병행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과정에서 기록을 남기는 습관입니다. 한 장의 메모, 한 통의 이메일이 나중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송승환
송승환 변호사의 코멘트
솔루젠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대표이사가 가해자인 경우 피해자분들이 '신고해봐야 소용없다'고 포기하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21년 법 개정 이후 고용노동부의 조사 실효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증거만 잘 갖춰두시면 충분히 구제받으실 수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우시다면 가능한 빨리 노동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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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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