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데,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으면 무죄를 증명할 수 있나요?"
성범죄 사건에서 억울한 혐의를 받고 계신 분들, 혹은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분들 모두 거짓말탐지기 검사(폴리그래프 검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셨을 것입니다. 수사기관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권유받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직접 요청하고 싶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매우 제한적인 조건 아래서만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며, 그 자체만으로 유죄나 무죄를 결정짓는 결정적 증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정식 명칭으로 폴리그래프(Polygraph) 검사는 피검사자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혈압, 호흡, 맥박, 피부전기반응(땀 분비) 등 생리적 변화를 측정하여 진술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물적 증거가 부족하고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보조적 수단으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검찰이나 경찰 소속 전문 검사관이 실시하며, 검사 시간은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대법원 판례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으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위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흠결이 있으면 증거로 채택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하기 때문에, 증거로 인정받기까지의 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이를 얼마나 신뢰할지(증명력)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핵심 포인트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독립적인 유죄 또는 무죄의 증거로 쓰이기보다, 다른 증거들과 함께 보조적으로 참고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원이 폴리그래프 결과만을 근거로 판결을 내리는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사건의 핵심인 경우가 많은데,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한쪽에 유리하게 나왔더라도 법원은 CCTV 영상, 진술의 일관성, 목격자 증언, 디지털 포렌식(전자기기 분석) 결과 등 다른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수사기관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권유하는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으며 거부했다는 사실이 불이익으로 작용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검사를 수락하더라도, 결과가 불리하게 나왔을 때 이를 번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짓말탐지기 검사 수락 여부는 사건의 전체 증거 상황을 고려하여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증거능력과 증명력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시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포함하여 수사기관의 모든 요청에 대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먼저 구한 후 대응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