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빚을 못 갚아 경매가 넘어간다고 합니다. 제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다가구주택 세입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증금을 우선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다세대주택'과 달리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등기부에 올라가기 때문에, 같은 건물 안 다른 세입자들과 보증금 순위를 놓고 경합하는 구조입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수천만 원을 날릴 수 있습니다.
우선변제권이란, 경매나 공매 절차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근거하며, 아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면 성립합니다.
우선변제권 성립 3요건
1. 주택 인도(실제 입주 완료)
2. 전입신고(주민등록 이전)
3.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 부여
핵심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그 다음 날 오전 0시에 우선변제권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7월 1일에 입주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친 뒤 같은 날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우선변제권은 7월 2일 0시부터 효력을 가집니다. 만약 그 전날인 7월 1일에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었다면, 해당 근저당권자에게 밀리게 됩니다.
다세대주택은 각 호가 구분등기 되어 있어, 내 집에 대한 등기부만 확인하면 됩니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등기부 1장입니다. 즉, 같은 건물 1층에 사는 세입자, 2층 세입자, 3층 세입자의 보증금이 전부 하나의 등기부 위에서 순위가 정해집니다.
이것이 왜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저는 확정일자도 받았고 전입신고도 빨리 했는데 왜 보증금 전액을 못 돌려받느냐"고 호소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부분 이 구조를 모르고 계약했기 때문입니다.
우선변제권과 별도로,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도 있습니다.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세입자는 근저당보다 순위가 늦더라도, 경매 낙찰가의 일정 비율까지 먼저 배당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2024년 현재 기준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역별 소액임차인 기준(보증금 / 최우선변제금)
서울특별시: 보증금 1억 6,500만 원 이하 / 최대 5,500만 원 보호
과밀억제권역(수도권 일부): 보증금 1억 4,500만 원 이하 / 최대 4,800만 원 보호
광역시 등: 보증금 8,500만 원 이하 / 최대 2,800만 원 보호
그 밖의 지역: 보증금 7,500만 원 이하 / 최대 2,500만 원 보호
주의할 점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도 낙찰가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만 배당됩니다. 소액임차인이 여러 명이고 낙찰가가 낮으면, 위 금액을 전부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를 받으려면 경매 배당요구종기일까지 반드시 배당요구를 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놓치면 권리가 있어도 배당에서 제외됩니다.
다가구주택은 보증금 규모가 아파트보다 작은 경우가 많지만, 바로 그 때문에 보호장치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우선변제권의 성립 시점, 다른 세입자와의 경합 구조, 소액임차인 기준 금액 이 세 가지만 확실히 파악해도 상당수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