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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가족·이혼·상속 ·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2026.07.23 조회 7

조부모도 손자녀를 만날 권리가 있을까? 면접교섭권 제3자 확대

조희경 변호사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이혼 후 전 며느리가 아이를 안 보여줍니다. 조부모인 저희는 손자녀를 만날 방법이 없는 건가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70대 부부는 유일한 혈육인 손녀와 매주 주말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가 재혼을 결정하면서 연락을 끊었고, 이후 1년 넘게 손녀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부모도 아닌 조부모가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상담 현장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부모 등 제3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면접교섭권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021년 민법 개정으로 근거 조항이 마련되었고, 실무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사례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기존 민법은 면접교섭권의 주체를 "비양육 부 또는 모"로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조부모나 형제자매 등 제3자는 아무리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더라도 법적으로 면접교섭을 청구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2021년 1월 26일 개정된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은 이 구조를 바꿨습니다. 부 또는 모가 사망하거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그 부 또는 모의 직계존속(조부모, 외조부모)이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면접교섭 청구가 가능한 제3자 요건 (민법 제837조의2 제2항)

1
청구인이 자녀의 부 또는 모의 직계존속(조부모, 외조부모)일 것
2
부 또는 모가 사망, 질병, 그 밖의 사유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
3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최선의 이익)에 부합할 것

여기서 "그 밖의 사유"에는 장기 해외 체류, 수감, 행방불명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부 또는 모가 건재함에도 단순히 면접교섭을 행사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제3자 청구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자녀의 복리" 판단 기준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가

법원은 조부모의 면접교섭 청구를 심리할 때, 부모 간 면접교섭 사건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주로 고려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이 심리하는 주요 고려요소

- 자녀와 조부모 사이의 기존 유대관계(교류 빈도, 양육 참여 정도)

- 부 또는 모 사망 등 면접교섭 불능 사유의 구체적 내용

- 양육자(친권자)의 의사 및 면접교섭 거부의 합리적 사유 유무

- 자녀의 연령과 의사(만 13세 이상이면 반드시 의견 청취)

- 면접교섭이 자녀의 정서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

앞서 소개한 사연처럼 아들이 사망한 후 조부모가 손녀와의 관계를 지속해온 경우, 법원은 기존 유대관계의 단절이 오히려 자녀의 정서에 해롭다고 판단하여 면접교섭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평소 교류가 거의 없었거나 양육자와의 갈등이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세 가지

1
청구 시기를 놓치지 마십시오. 교류가 단절된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유대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집니다. 부 또는 모의 사망 등 사유가 발생한 후 가급적 빠른 시점에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
증거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하십시오. 손자녀와 함께 보낸 시간을 증명할 사진, 영상, 메시지 기록, 학교 행사 참석 내역, 양육비 지원 내역 등을 미리 정리해두면 유대관계 입증에 큰 도움이 됩니다.
3
조정 절차를 적극 활용하십시오. 가정법원은 심판 전 조정을 먼저 시도합니다. 양육자와의 합의를 통해 면접교섭 빈도, 장소,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면 이행률도 높아지고, 자녀에게 미치는 심리적 부담도 줄어듭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한편, 이 규정은 직계존속에게만 적용되므로 삼촌, 이모 등 방계혈족은 현행법상 면접교섭 청구 주체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학계에서는 청구 주체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법 개정의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정리하면, 2021년 민법 개정으로 조부모(직계존속)의 면접교섭 청구가 법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부 또는 모의 면접교섭 불능이라는 전제 요건과, 자녀 복리에 부합한다는 판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존 유대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교류 단절 후 신속하게 청구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조희경
조희경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조부모 면접교섭 사건은 기존 유대관계의 입증 수준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사진, 메시지, 양육비 지원 내역 등 교류 증거를 사유 발생 즉시 체계적으로 확보해두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가능한 빨리 가사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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