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이혼을 앞두고 공동명의 부동산 경매 문제로 마음 졸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부가 함께 이름을 올려 마련한 집인데, 한쪽이 진 빚 때문에 경매가 넘어갈 위기에 처하면 그 불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재산분할을 앞두고 배우자가 고의로 자신의 지분을 처분하거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해 오면, 내 몫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이 상황에서 어떤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김미영(가명·43세·간호사) 씨는 남편 박준호(가명·46세·자영업자) 씨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 12년 차에 4억 2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각 1/2 공동명의로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사업 자금으로 진 빚 8천만 원을 갚지 못하자, 채권자가 남편 지분에 대해 부동산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자신의 지분 절반과 재산분할로 받을 몫까지 통째로 날아갈까 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생각보다 흔하게 벌어집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남편 박 씨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남편 명의의 지분(1/2)에 한정됩니다. 부인 김 씨의 지분까지 경매로 넘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명의 부동산은 각자 지분을 독립적으로 소유합니다. 따라서 한쪽 배우자의 채무 때문에 다른 쪽 지분이 강제 처분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현실적인 어려움입니다. 지분의 절반만 경매에 나오면 낙찰가가 크게 떨어지고, 낯선 제3자가 공유자로 들어오게 되어 결국 김 씨도 집을 지키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분 경매(부동산의 일부 소유권만 경매로 매각하는 것)는 공유자에게 우선매수권이 주어집니다. 즉 김 씨가 남편 지분을 다른 사람보다 우선하여 낙찰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우선매수권을 적극 활용하도록 안내합니다. 김 씨가 경매 절차에서 남편 지분을 매수하면 온전히 자신의 단독 소유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때는 매수 자금 마련이라는 현실적 부담이 따르므로, 경매 진행 전 미리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근거로 남편 지분에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을 걸어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하기 전이라도 '앞으로 재산을 나눠 받을 권리'로서 보전(권리가 실현될 때까지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김 씨가 남편 지분에 대해 미리 가압류나 가처분을 해두면, 나중에 재산분할 판결이 확정됐을 때 자신의 몫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1이혼소송과 함께 재산분할 사전처분 또는 가압류를 신청하여 남편 지분의 임의 처분을 막습니다.
2채권자가 이미 경매를 신청했다면, 배당 절차에서 재산분할 채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합니다.
3남편이 재산을 빼돌리려 고의로 지분을 처분한 정황이 있다면 사해행위취소(빚을 못 갚게 될 것을 알면서 한 재산 처분을 되돌리는 것)를 검토합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채권자의 저당권이나 먼저 성립한 채권보다 반드시 우선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이 성립한 시기, 담보 설정 여부에 따라 배당 순위가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의 권리관계를 정확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을 피하려고 배우자가 자기 지분을 지인에게 헐값에 넘기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 씨의 사례에서도 남편이 채권자와 짜고 일부러 경매를 유도한 정황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처럼 재산분할청구권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재산을 빼돌린 경우,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그 처분 행위를 되돌릴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처분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제척기간이 있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김 씨가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첫째 남편 지분 경매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집을 지키는 것, 둘째 재산분할청구권을 근거로 남편 지분에 보전처분을 해두는 것, 셋째 고의 재산 처분이 있었다면 사해행위취소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공동명의 부동산 경매 문제는 채권 성립 시기, 지분 구조, 재산분할 진행 상황이 얽혀 있어 대응 방향이 사안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경매나 지분 처분이 진행되기 전에 서둘러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