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에서 배달 일을 하던 30대 초반의 이 모 씨는 신호를 지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좌회전 차량에 부딪혀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치료비는 상대 보험사가 지급했지만, 정작 이 씨가 가장 답답해한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몇 달간 일을 못 해 생긴 소득 손실, 즉 일실수입을 어떻게 계산해 받아야 하는지 아무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신체 부상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치료비와 위자료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일하지 못해 잃어버린 장래 소득)입니다. 그런데 이 항목은 계산 방식이 복잡해 놓치거나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일실수입의 출발점은 사고 당시의 소득입니다. 급여소득자라면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나 급여명세서가 기준이 되고, 사업자라면 소득금액증명원이 활용됩니다.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에는 통계청 등에서 발표하는 일용노임(도시일용노임 또는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어떤 기준이 유리한지에 따라 배상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일실수입은 단순히 못 번 돈이 아니라, 부상으로 인해 노동능력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반영해 계산합니다. 이를 노동능력상실률이라 하며, 맥브라이드(McBride) 평가표 등 의학적 기준에 따라 정해집니다. 같은 무릎 부상이라도 신체감정 결과에 따라 상실률이 10%가 될 수도, 25%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반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은 원칙적으로 만 65세까지로 보는 것이 현재 실무의 기준입니다. 직업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고 당시 나이부터 가동연한까지의 기간을 정확히 산정해야 전체 손해액이 제대로 잡힙니다.
장래에 발생할 소득을 지금 한꺼번에 받으면, 미리 받는 만큼의 이자를 빼야 합니다. 이를 중간이자 공제라 하며, 실무에서는 주로 호프만식 계산법이 사용됩니다. 이 공제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수백만 원 이상 차이 날 수 있습니다.
일실수입을 포함한 모든 손해액은 피해자 본인의 과실비율만큼 감액됩니다. 예를 들어 산정된 일실수입이 3,000만 원이고 본인 과실이 20%라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400만 원이 됩니다. 사고 경위와 과실 판단은 반드시 꼼꼼히 다투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부상 후 완치되어 일부 기간만 일을 못 한 경우(일시적 노동능력 상실)와, 치료 후에도 장해가 남는 경우(영구적 후유장해)는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후유장해가 남는다면 향후 가동연한까지의 소득 손실 전체가 대상이 되므로, 신체감정 시점과 증상 고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보험사가 초기에 제시하는 합의금에는 일실수입이 낮게 반영되거나 아예 누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과 가동연한, 중간이자 공제 방식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합의하면 정당한 배상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이 씨의 경우, 처음 보험사가 제시한 금액에는 일실수입이 일용노임 기준으로 짧은 기간만 계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체감정을 통해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이 인정되면서, 실제 산정된 일실수입은 초기 제시액보다 훨씬 높게 조정될 수 있었습니다. 계산의 출발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결과를 바꾼 사례입니다.
일실수입은 소득 기준, 노동능력상실률, 가동연한, 중간이자 공제, 과실비율이 얽혀 있는 항목입니다. 하나의 변수만 달라져도 최종 배상액이 크게 움직이므로, 청구 전에 위 항목들을 하나씩 짚어보는 것이 정당한 배상으로 가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