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마약 사건에서 실무상 자주 혼동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약 제공자와 마약 권유자의 처벌 수위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문제입니다. 두 행위 모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법정형과 실제 양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건을 통해 이 두 행위의 처벌 구조를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상 사례
서울에 거주하는 30세 자영업자 A씨는 지인 모임에서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을 소지하고 있다가, 함께 있던 27세 회사원 B씨에게 이를 건네주었습니다. 한편 같은 자리에 있던 34세 프리랜서 C씨는 마약을 직접 건네지는 않았으나, B씨에게 "한 번 해보라"며 반복적으로 권유했습니다. 이후 세 사람 모두 수사기관에 입건되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의 수수·제공·매매·투약 등 물리적 이전 행위와, 이를 부추기는 권유·알선·교사 행위를 구분하여 규율합니다. A씨처럼 실제로 마약을 상대방에게 건넨 행위는 '제공' 또는 '수수'에 해당하고, C씨처럼 마약을 건네지 않았지만 사용을 부추긴 행위는 '사용 권유' 또는 경우에 따라 '교사'로 평가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공은 마약이라는 물건 자체를 이전하는 행위이고, 권유는 상대방의 의사에 영향을 미쳐 마약 사용을 유도하는 행위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별이 공소사실 특정과 양형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필로폰을 직접 건넴
마약류관리법상 '수수·제공'
필로폰(향정신성의약품) 기준 법정형이 무겁게 설정
사용을 반복 권유
마약류관리법상 '사용 권유'
제공보다 법정형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향
같은 마약 사건이라도 처벌 수위가 갈리는 이유는 행위의 위험성과 결과에 대한 기여도에 있습니다. 제공 행위는 마약이 실제로 타인의 손에 넘어가 투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게 평가됩니다. 반면 권유 행위는 상대방이 이를 거부할 여지가 있어, 결과 발생에 대한 직접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경향일 뿐입니다. C씨처럼 반복적·적극적으로 권유하여 B씨가 실제로 투약에 이르렀다면, 그 권유는 단순 권유를 넘어 교사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처벌 수위는 크게 높아집니다. 마약 사용을 교사한 자는 정범(직접 사용한 자)에 준하여 처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 정리
제공자: 마약의 물리적 이전 → 위험성 높게 평가
단순 권유자: 사용 유도 → 상대적으로 낮은 법정형
교사에 이른 권유자: 정범에 준하는 처벌 가능
법정형이 아무리 무겁게 규정되어 있어도, 실제 선고형은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영리 목적의 유무입니다. A씨가 대가를 받지 않고 지인에게 건넸다면, 판매를 목적으로 한 경우보다 참작될 여지가 있습니다. 둘째, 마약의 종류와 양입니다. 필로폰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대마 등에 비해 무겁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셋째, 초범 여부와 재범 위험성입니다. 마약 사건은 재범률이 높은 특성상, 동종 전과 유무가 양형에 크게 작용합니다. 넷째, 진지한 반성과 재활 의지, 치료·재활 프로그램 참여 여부입니다.
사례로 돌아가 보면, A씨는 제공자로서 법정형이 무겁지만 초범이고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 C씨는 권유에 그쳤더라도 반복적·적극적 태양이 인정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으며, B씨의 투약을 실질적으로 유도했다면 교사 성립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마약 사건은 행위의 명칭보다 실제 행위의 태양이 처벌 수위를 좌우합니다. '나는 건네지 않고 말만 했다'는 이유로 안심할 수 없고, 반대로 '한 번 건넸을 뿐'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무겁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자신의 행위가 제공인지, 단순 권유인지, 교사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진술 하나가 죄명과 양형을 바꿀 수 있으므로, 진술 이전에 법적 검토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