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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40대 자영업자 김모 씨는 대학 동기가 사업 자금 6천만 원을 빌리는데 연대보증을 서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오랜 친구였고, 서류상 연대보증 금액도 6천만 원으로 적혀 있었기에 큰 고민 없이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2년 뒤, 친구의 사업이 무너지자 김 씨에게 날아온 청구서에는 원금에 이자, 지연손해금까지 더해 9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6천만 원만 보증했는데 왜 이렇게 늘어난 거죠?" 상담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접하는 질문입니다.
연대보증을 둘러싼 분쟁의 상당수는 바로 이 책임 범위를 두고 벌어집니다. 오늘은 최근 늘어나는 연대보증 관련 분쟁의 흐름과, 보증인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 실무적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금융권 대출에서는 2015년 이후 개인 연대보증이 원칙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인 간 금전거래, 임대차, 사업체 간 거래에서는 여전히 연대보증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계약 당시 보증인이 자신의 책임 범위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서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연대보증인의 책임 범위는 주채무의 원금뿐 아니라 이자와 지연손해금(변제가 늦어져 발생하는 손해배상), 위약금까지 포함됩니다.
민법 제429조는 보증채무의 범위에 대해 주채무의 이자, 위약금, 손해배상,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앞선 김 씨 사례에서 6천만 원이라는 숫자는 원금일 뿐이고, 여기에 발생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이 더해진 금액이 실제 책임 범위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보증계약서에 "보증 한도는 6천만 원으로 한다"와 같이 명시적으로 최고액을 정한 경우에는,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총액이 그 한도를 넘을 수 없습니다. 계약서 문구 하나가 수천만 원의 차이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 자주 문제되는 것이 계약 연장입니다. 예를 들어 1년짜리 대여금 계약을 보증했는데, 채권자와 채무자가 상환 기한을 연장한 경우입니다. 이때 보증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연장이라면, 원칙적으로 보증인은 당초 계약 조건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지게 됩니다.
특히 계속적 거래(물품 공급처럼 반복되는 거래)에서 장래 발생할 불특정 채무를 보증하는 이른바 근보증의 경우, 보증인 보호를 위한 규정이 강화되어 왔습니다. 보증기간이나 보증한도를 정하지 않은 근보증은 보증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해석되지 않도록 제한되는 것이 실무의 흐름입니다.
2016년 시행된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과 개정 민법은 보증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증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체결해야 효력이 있으며(구두 보증은 무효), 채권자는 보증계약 체결 시 주채무자의 신용정보 등을 보증인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보증 최고액이 특정되지 않은 보증계약은 원칙적으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인정에 이끌려 보증을 서게 되는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대보증을 요청받았거나 이미 서신 분들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보증 한도(최고액)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이자와 지연손해금까지 포함되는 구조인지 살펴야 합니다. 셋째, 계약 갱신 시 별도 동의 없이 책임이 확대되지 않도록 문구를 점검해야 합니다.
금융권 연대보증이 폐지된 이후로도 개인 간 거래에서의 보증 분쟁은 오히려 다양한 형태로 늘고 있습니다. 사업 실패나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채권자로서는 자력이 있는 보증인을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보증인 입장에서는 서명 이전 단계에서의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청구를 받은 상황이라면, 청구 금액이 계약상 책임 범위를 초과하지 않았는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서 문구 하나, 시효 기간 하루 차이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